100% AI 장편 스틸레이 10억에 90분, 극장 개봉한다
생성 AI로 전 장면을 만든 SF 액션 스틸레이가 10억원·6개월 만에 완성돼 10월 극장에 걸린다. 640명에 그친 전작들의 그늘과 저작권 과제를 짚는다.
10억원으로 90분짜리 SF 액션이 가능해졌을까?
생성 AI로 모든 장면을 만든 SF 액션 <스틸레이>가 베일을 벗었다. 제작비 10억원, 제작 기간 6개월. 순제작비 79억원이 평균인 한국 상업영화 기준으로는 자릿수가 다르다. 다음달 14일 극장 개봉을 앞둔 이 작품은 90분 내내 캐릭터 외형을 일관되게 유지했다는 점을 기술적 성취로 내세운다. 다만 앞서 개봉한 AI 장편 두 편이 관객 640명과 781명에 그친 기록은 여전히 무겁게 남아 있다.

목차
스틸레이는 어떤 영화이고 누가 만들었나?
<스틸레이>는 자율 판단 기능을 가진 로봇 '에이라'가 인간을 위협 요소로 규정하면서 시작된다. 에이라를 만든 윤 박사가 실종되자 아들 윤강이 아버지가 남긴 전투 수트 '스틸레이'를 입고 위기에 맞선다는 이야기다. 연출은 설우인 감독이 맡았다. 그는 영화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드라마 <킹더랜드>에 출연한 배우이기도 하다. 제작사는 라온플러스컴퍼니다.
설 감독은 7일 서울 용산아이파크몰 CGV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롤러코스터처럼 발전 속도가 빠르고 AI 툴 업데이트가 실시간으로 이뤄지는데, 이 영화는 제작 당시에 할 수 있었던 최선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면에 맞는 이미지를 먼저 만든 뒤 그것을 바탕으로 영상을 생성하는 방식을 썼다고 설명했다. 목소리 연기는 전문 성우가 맡았고 스토리 구성과 음악은 인간 제작진의 몫이었다.
Steelray is a 90-minute sci-fi action feature made entirely with generative AI, directed by Seol Woo-in, an actor turned filmmaker. Voice acting, story structure and music remained in human hands.
AI 영화가 넘지 못한 벽은 무엇인가?
간담회에 참석한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은 기술 진보 속도에 주목했다. 그는 "3~4년 전 비디오 AI에 대해 논문을 썼는데 그때는 몇 초 단위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도 매우 어려웠다"며 "오늘 보니 이 기술이 수개월 단위로 다르게 발전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몇 초를 버티기도 힘들던 일관성이 90분으로 늘어난 것 자체가 지표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질감은 남았다. 어떤 장면은 실사와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현실감이 있었지만, 작품 전체가 이른바 '불쾌한 골짜기'를 넘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왔다. 관객이 냉담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5월 함께 개봉한 <아이엠 포포>와 <한복 입은 남자>를 두고 "어색한 감정 표현에 몰입이 안 된다"는 반응이 이어졌고, 두 작품 모두 2주 만에 극장에서 내려왔다. 화제성만으로는 티켓이 팔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Vice Chairman Ha Jung-woo noted that maintaining even a few seconds of consistency was hard three years ago. Yet the uncanny valley persists, and earlier AI features were pulled from theaters within two weeks.
숫자로 보면 격차는 얼마나 큰가?
<스틸레이>의 제작비는 10억원, 제작 기간은 6개월이다. 2018년 기준 순제작비 30억원 이상 한국 상업영화 40편의 평균 순제작비가 79억원, 총제작비가 103억4000만원이었다는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와 비교하면 8분의 1 수준이다. 연간 개봉작 200여 편의 편당 평균 제작비 26억원과 견줘도 절반에 못 미친다.
흥행 성적은 정반대다. 앞서 개봉한 AI 장편 <한복 입은 남자>는 누적 관객 640명에 매출 563만원, <아이엠 포포>는 781명에 813만원을 기록했다. 제작비를 아무리 줄여도 회수가 안 되는 구간이다. 해외 상황은 조금 다르다. 모건스탠리는 생성 AI가 영화·TV 제작비를 최대 30%까지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고, 2026년 칸에서는 적절한 도구가 있었다면 시각효과 예산을 절반으로 줄이고 일정도 수개월 단축했을 것이라는 감독들의 증언이 나왔다. 미국에서는 2022년 10월 이후 제작 관련 일자리가 35% 넘게 줄었다.
Steelray cost about 1 billion won against an 7.9 billion won average net budget for Korean commercial films. Yet the two AI features released in May drew just 640 and 781 admissions.
제도와 시장은 어디로 향하나?
넘어야 할 산은 기술만이 아니다. 비디오 AI 도구의 기반이 대부분 해외 기업에 있다는 점, 학습 데이터가 되는 콘텐츠의 저작권과 초상권, AI 사용 여부를 어떻게 표기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동시에 걸려 있다. 지난 1월 22일 시행된 인공지능 기본법은 생성형 AI 기반 제품·서비스 사업자에게 AI 생성 사실을 표시하도록 의무를 부과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생성형 AI의 저작물 학습에 관한 공정이용 안내서를 통해 사전 이용허락 원칙을 재확인한 상태다.
하 부위원장은 국내 비디오 AI 분야의 투자가 뒤처져 있다고 진단하며 "과기정통부·문체부와 논의해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자리에서 AI 창작물이 할리우드와 넷플릭스 중심으로 고착된 콘텐츠 시장의 판도를 바꿀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진입 장벽이 낮아진다는 것은 기존 감독이나 제작자가 아니어도 장편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설 감독의 이력 자체가 그 증거다. 문제는 그 문이 열린 자리에 관객이 함께 서 있느냐다.
Beyond technology lie copyright, likeness rights and labeling rules. Korea's AI Framework Act took effect on January 22, requiring disclosure of AI-generated output.
싸게 만든 영화는 왜 팔리지 않았나?
이번 사례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제작비가 아니라 관객 수다. 10억원이라는 숫자는 분명 파격적이지만, 640명과 781명이라는 앞선 성적표 앞에서는 의미가 축소된다. 제작 단가를 8분의 1로 낮춰도 관객이 8분의 1 아래로 떨어지면 경제성은 성립하지 않는다. 비용 혁신이 곧 산업 혁신은 아니라는 뜻이다.
<스틸레이>가 내세운 성취가 '90분 일관성'이라는 점도 곱씹을 만하다. 이는 명백히 기술 지표이지 관객 경험의 지표가 아니다. 관객은 캐릭터 얼굴이 프레임마다 흔들리지 않는지를 세지 않는다.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는지를 볼 뿐이다. 앞선 작품들에 쏟아진 "어색한 감정 표현" 지적도 결국 같은 층위의 문제다. 제작진이 성우와 인간 작가·작곡가를 남겨둔 선택은, 역설적으로 현재 생성 AI가 감정의 결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자백에 가깝다.
그렇다고 이 흐름을 과소평가하기는 어렵다. 몇 초를 버티지 못하던 일관성이 90분으로 늘어나는 데 3~4년이 걸렸다. 같은 속도라면 다음 격차는 훨씬 빨리 좁혀진다. 진짜 변수는 그때 한국이 어디에 서 있느냐다. 도구의 기반이 해외 기업에 있고 국내 투자가 뒤처져 있다면, 진입 장벽이 낮아진 시장의 과실은 도구를 만든 쪽으로 흘러간다. 배우 출신 감독이 장편을 완성할 수 있게 된 개방성은 그 자체로 반가운 일이지만, 개방된 문 뒤에 국산 인프라가 없다면 창작자만 늘고 산업은 남의 플랫폼에 종속된다. 하 부위원장이 판도 변화의 기회를 말하면서 동시에 투자 격차를 지적한 이유가 여기 있을 것이다.
The real lesson is not the budget but the audience. Cutting costs to an eighth means little if admissions fall further, and the tools underpinning this shift remain overseas.
자주 묻는 질문
Q. 스틸레이는 언제 개봉하나요?
다음달 14일 국내 극장 개봉 예정입니다. 9월 7일 서울 용산아이파크몰 CGV에서 기자 간담회와 시사회가 먼저 열렸습니다.Q. 정말 모든 것을 AI가 만들었나요?
영상은 전 장면을 생성 AI로 제작했습니다. 다만 목소리 연기는 전문 성우가 맡았고, 스토리 구성과 음악 작업은 인간 제작진이 담당했습니다. 제작 전 과정에 생성 AI를 활용하는 방식을 '풀타임 AI 프로덕션'이라고 부릅니다.Q. 앞선 AI 장편 영화들의 성적은 어땠나요?
지난 5월 21일 개봉한 <한복 입은 남자>는 누적 관객 640명·매출 563만원, <아이엠 포포>는 781명·813만원을 기록하고 2주 만에 상영을 마쳤습니다. <아이엠 포포>는 국내 첫 100% AI 영상 장편으로 국제영화제 특별상영을 거친 작품입니다.Q. AI로 만든 영상은 표기 의무가 있나요?
있습니다. 2026년 1월 22일 시행된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은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제품·서비스 제공 사업자가 결과물에 AI 생성 사실을 표시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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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ources
- AI로 만든 SF 액션영화…90분에 딱 10억 들었다(NewsArticle)
- 10억도 안 들여 90분 영화 만들었다…국내 첫 100% AI 장편, 극장에 걸린다(NewsArticle)
- 하정우 "AI 창작영화로 헐리웃·넷플릭스 판도 바꿀 것"(NewsArticle)
- [종합] "90분 장편 AI영화 증명하고 싶어"…스틸레이가 던진 기술·저작권 과제(News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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