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역 합숙 강제는 위헌? 법원, 첫 위헌법률심판 제청
서울행정법원이 신체등급 4급에도 합숙을 강제하는 대체역법 제21조 2항을 헌재에 위헌법률심판 제청했다. 사회복무요원과의 평등권 침해 논란, 대체역법 시행 후 첫 사례다.
신체 4급에게도 36개월 합숙, 헌법 위반일까?
서울행정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복무하는 대체역의 합숙 강제 조항을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으로 보냈다. 신체등급과 무관하게 교정시설에서 36개월간 합숙만 가능하도록 한 대체역법 제21조 2항이 평등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2020년 대체복무제도가 시행된 이후 법원이 대체역법을 헌재로 보낸 첫 사례로, 출퇴근이 가능한 다른 군 대체복무와의 형평성 논쟁이 본격화됐다. 같은 조항은 2024년 5월 헌재가 5대 4로 합헌 결정한 바 있어 4년 만의 재심리가 주목된다.

목차
대체역법 위헌 제청, 어떻게 시작됐나?
청구인 A씨는 2020년 10월 대체역심사위원회로부터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받아 대체역으로 편입됐다. 대체역은 교도소에서 36개월간 합숙 근무하도록 규정돼 있는데, A씨는 이후 질병을 이유로 소집을 연기하고 치료를 받았다. 2024년과 지난해 11월 등 세 차례 재신체검사에서 모두 4급 판정을 받았다. 신체 4급은 현역 입영대상자라면 사회복무요원으로 출퇴근 복무를 할 수 있는 등급이다.
A씨는 "신체 4급인 사회복무요원에게 적용되는 출퇴근 복무 규정을 대체역인 자신에게도 준용해 달라"는 민원을 병무청과 법무부에 냈으나 모두 거부당했다. 그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A씨는 합숙만을 강제하는 대체역법 제21조 2항이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고,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강재원)는 지난 2월 헌재에 이 신청을 받아들여 제청했다.
A South Korean conscientious objector graded Body Class 4 in re-examinations triggered the first judicial referral of the Alternative Service Act to the Constitutional Court, after the Military Manpower Administration refused to apply social service personnel commute rules to him.
평등권 침해 논란, 쟁점은 무엇인가?
재판부는 신체 4급 판정자에게도 신체적 특성과 건강을 고려하지 않고 합숙만을 강제하는 것은 "비례 원칙에 반해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또 "대체복무에서도 신체적 특성 등을 고려해 복무 형태의 차이를 둘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복무기간 36개월의 일부 동안 출퇴근하는 방법을 거론하며 인간의 존엄과 양심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되 병역 부담의 형평을 훼손하지 않는 방안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핵심 비교 대상은 사회복무요원과 보충역 전문분야다. 신체 4급 판정을 받은 현역 입영대상자는 사회복무요원으로 편입돼 출퇴근 근무가 원칙이다. 같은 보충역인 전문연구요원·공중보건의사·공익법무관 역시 합숙 의무가 없다. 오직 대체역만 36개월 전 기간 합숙이 강제된다는 점에서 합리적 차별의 한계를 넘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 법원의 시각이다.
The court said forcing dormitory-only service on Body Class 4 alternative personnel violates proportionality and equality, since social service workers and other supplementary roles allow daily commuting.
36개월 vs 18개월, 숫자가 말해주는 것
대체복무요원의 복무기간은 36개월로 육군 현역병의 18개월보다 두 배 길다. 보충역 가운데 동일한 36개월을 복무하는 전문연구요원·공중보건의사·공익법무관은 합숙 의무가 없으며, 합숙이 강제되는 현역병의 복무기간은 18개월에 그친다. 같은 36개월 보충역 안에서도 대체역만 24시간 합숙을 요구받는 구조다.
국제 비교 지표도 무겁다. 국제앰네스티는 "대한민국의 36개월은 세계에서 가장 긴 민간 대체복무 기간"이라고 평가했고, 유럽평의회는 군 복무의 1.5배를 합리적 상한선으로 권고하고 있다. 한국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27개월선이다. 1949년 병역법 시행 이후 약 2만 명의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수감됐다는 추산도 있으며, 2020년 대체복무가 시행된 첫해부터 지난해까지 600명 이상이 대전교도소 등에서 합숙 복무를 이행했다.
Korea's 36-month dormitory service is the longest civilian alternative in the world, double the 18-month army term, while the Council of Europe recommends a 1.5x ceiling.
헌재의 4년 만의 재심리, 결과는?
헌법재판소는 2024년 5월 30일 재판관 5대 4로 대체역법 36개월 복무·합숙·교정시설 한정 조항을 모두 합헌 결정했다. 이종석·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양심의 자유 침해라는 반대의견을 냈다. 위헌정족수(6명)에서 단 1명이 모자란 결정으로, 헌재 안팎에서도 입법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번 위헌법률심판 제청은 2024년 결정과 결이 다르다. 2024년에는 일반적인 합숙 의무 자체의 위헌성이 쟁점이었지만, 이번에는 신체등급 4급이라는 구체적 사유가 있는 사람에게도 예외 없이 합숙을 강제하는 것이 비례 원칙 위반인지가 초점이다. 평등권 침해 프레임이 강해진 만큼 헌재가 4년 전과 다른 결론을 낼 가능성도 거론된다. 결정 시기에 따라 국방부와 법무부의 대체역법 시행령 개정, 출퇴근 복무 도입 논의가 빠르게 진전될 수 있다.
The Constitutional Court upheld the same clause 5-4 in May 2024 — just one vote short of unconstitutionality. The new referral reframes the issue around equality for Body Class 4, opening room for a different outcome.
자주 묻는 질문
Q. 대체역과 사회복무요원은 어떻게 다른가?
대체역은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현역·보충역 복무를 거부한 이들이 편입되는 신분으로, 36개월간 교정시설에서 합숙하며 복무한다. 사회복무요원은 신체등급 4급 등 보충역 판정자가 행정기관·복지시설 등에서 21개월 출퇴근하며 복무한다. 같은 보충역 범주지만 복무 형태와 기간이 다르다.Q. 위헌법률심판 제청은 무슨 절차인가?
법원이 재판 중인 사건에 적용해야 할 법률이 헌법에 어긋날 가능성이 있다고 볼 때, 직권 또는 당사자 신청에 따라 헌법재판소에 그 위헌 여부 판단을 요청하는 제도다. 헌재가 위헌으로 결정하면 해당 법률은 효력을 잃거나 개정 대상이 된다. 본안 사건은 헌재 결정이 나올 때까지 정지된다.Q. 헌재가 위헌으로 결정하면 어떤 변화가 있나?
대체역법 제21조 2항이 위헌으로 결정되면 신체 4급 등 일정 조건에 해당하는 대체역에게 합숙이 아닌 출퇴근 복무 형태가 도입될 수 있다. 시행령·시행규칙 개정과 합숙시설 외 복무지(공공기관·복지시설 등) 지정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 다만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입법 개선 시한을 두는 방식이 채택될 수도 있다.Q. 청구인 A씨의 본안 소송은 어떻게 되나?
A씨가 병무청·법무부의 민원 거부 처분 취소를 구한 본안 소송은 헌재의 위헌법률심판 결정이 나올 때까지 절차상 정지된다. 헌재 결정 결과에 따라 본안 판결의 방향이 달라진다. 위헌 결정 시 출퇴근 복무를 인정하는 행정 처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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