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버스기사 상여금은 통상임금”, 보장시간 기준 수당 재산정
대법원이 동아운수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고 보장시간 기준으로 연장·야간수당을 다시 산정하라고 판결했다. 서울시 재정 부담과 버스요금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버스기사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대법원이 동아운수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고, 연장·야간근로수당은 실제 근로시간이 아닌 노사가 합의한 보장시간을 기준으로 다시 산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2024년 12월 통상임금 고정성 요건을 폐기한 전원합의체 법리가 시내버스 사업장에 적용된 첫 사례로, 전국 시내버스 임금체계 개편이 불가피해졌다. 소급분만 3,000억 원에 육박하고 서울시 재정 부담은 1조 원을 넘길 수 있다는 추산도 나왔다. 통상임금 분쟁이 핵심 쟁점이던 2026년 1월 서울 시내버스 파업이 종료된 직후 나온 판결이라는 점에서 산업적 파장이 더 크다.

목차
동아운수 소송은 어떻게 시작되어 10년을 끌어왔나?
동아운수 운전기사 97명은 2015년 회사가 지급해온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다시 계산한 연장·야간근로수당 차액을 달라며 본소를 제기했다. 사측은 오히려 과지급된 야간수당 환수를 요구하며 반소로 맞섰고 사건은 약 10년간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2019년 1심은 사측의 손을 들어줬으나 2024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통상임금의 고정성 요건을 폐기하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2025년 항소심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고 차액 지급을 명령했으며, 이번 상고심에서 그 판단이 확정됐다.
Bus driver Dong-A Transport plaintiffs spent a decade litigating bonus pay. The 2024 Supreme Court decision scrapping the fixed-payment requirement reshaped the case in their favor.
대법원은 왜 보장시간을 기준으로 수당을 재산정하라고 했나?
핵심 쟁점은 통상임금 자체보다 수당 산정 기준이었다. 2심은 상여금 반영 통상시급으로 재산정한 연장·야간수당을 실제 근로시간만큼만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동아운수 기사들의 실제 근로시간은 노사 합의로 정해진 보장시간에 미치지 못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상여금을 반영한 통상시급을 재산정하고 그에 따른 미지급 연장·야간근로수당을 산정할 때 원고들의 연장·야간근로시간이 보장시간에 미달하더라도 그 보장시간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노사 간 간주 근로시간 약정은 임금산정의 기준 시간으로 그대로 작동해야 한다는 취지다.
The court ruled that overtime and night-shift premiums must be recalculated using the contractually guaranteed hours, not the shorter actual driving time, anchoring labor agreements as the binding measure.
임금 인상과 재정 부담은 얼마나 되나?
서울시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할 경우 시내버스 노동자의 임금이 최소 7%에서 최대 16%까지 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산업계는 전국 시내버스 종사자에게 지급해야 할 소급 임금이 3,0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본다. 서울시는 2004년부터 모든 노선 운송수입을 공동관리하고 적자를 세금으로 보전하는 준공영제를 운용해왔으며, 연간 운송원가 약 2조 원 가운데 5,000억~6,000억 원의 적자를 보전하고 있다. 시는 2,800억 원 규모의 추가 재정 부담이 발생할 경우 현행 1,500원인 시내버스 요금을 1,800원으로 약 300원 인상해야 충당할 수 있다는 내부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누적 부담금이 1조 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Wage increases of 7~16 percent, retroactive payments near 300 billion won, and a possible 300-won fare hike sit at the center of Seoul's quasi-public bus financing dilemma.
2026년 임금 협상과 전국 파장은 어떻게 펼쳐질까?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2026년 1월 13일부터 이틀간 역대 최장기 파업을 벌인 끝에 임금 2.9% 인상과 정년 64세 단계적 연장에 합의했지만, 통상임금 임금체계 개편은 대법 판결 확정 이후로 미뤄둔 상태였다. 이번 판결로 노조는 즉시 체불임금 청산과 임금체계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대구·부산 등 준공영제를 시행 중인 10개 지자체는 공동대응에 착수했으며, 민간 운수업체에까지 적용될 경우 산업 전반의 인건비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 정부는 요금 인상을 자제하라는 입장이지만, 지자체 재정 한계와 노동자 임금 청구권이 정면충돌하는 구도가 형성되며 2026년 하반기 사회적 합의 절차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Unions are now demanding immediate back-pay settlement, while ten quasi-public regions weigh joint countermeasures. A nationwide reset of bus driver pay structures is on the table for late 2026.
이번 판결은 한국 노동법 시계의 어떤 분기점에 서 있는가?
이번 동아운수 판결은 단순히 버스기사 한 사업장의 임금 청구 사건으로 정리하기 어렵다. 2013년 갑을오토텍 전원합의체 판결로 자리 잡았던 통상임금 3대 요건 가운데 고정성 요건을 11년 만에 떼어낸 2024년 12월 법리가, 가장 노동 강도가 높고 노사 합의 구조가 복잡한 시내버스 산업에 처음 그대로 적용된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재직 조건이나 근무일수 조건이 붙은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서 빠져 있었고, 사용자 측은 이 공백을 활용해 인건비 변동성을 통제해왔다. 고정성 요건이 사라지자 같은 임금 항목이 갑자기 통상임금에 포함되며 연장·야간·휴일수당과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일제히 상향 조정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동아운수 사건은 그 구조 변화가 어떻게 현실의 임금명세서로 옮겨오는지를 보여주는 첫 번째 실증 사례다.
특히 대법원이 보장시간을 임금 산정의 기준 시간으로 못박은 부분은 노사 자치의 무게를 다시 강조한 판단이다. 시내버스 기사의 실제 운전시간은 보장시간에 미달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노사가 합의한 약정 시간이 법정 수당 산정에서도 그대로 효력을 갖는다는 점이 명문화됐다. 이는 사용자 측이 단체협약상의 보장시간 조항을 일방적으로 축소하기 어렵게 만들고, 노조 입장에서는 임금협약 협상력의 핵심 자산이 된다. 반대로 사측 입장에서는 보장시간 조항을 새로 쓰지 않는 한 통상임금 인상 효과가 즉각 임금명세서로 전이되는 구조다. 결국 이번 판결은 통상임금 법리와 노사자치 영역을 동시에 포섭하며, 향후 임금 소송의 출발점을 노사 합의 문서로 이동시킨다.
산업적 파장도 가볍지 않다. 준공영제를 운용하는 서울·인천·대구·부산 등 10개 지자체는 추가 재정 부담을 흡수해야 하고, 민영 시외·고속버스, 화물·택시 등 유사 임금체계 사업장으로 분쟁이 번질 가능성도 높다. 정부가 요금 인상을 자제하라고 압박해도 지자체 재정은 한계에 가깝고, 노동자 임금청구권은 헌법상 권리에 가까워 양보가 어렵다. 결국 통상임금 산입 범위와 보장시간 약정을 다시 설계하는 사회적 합의 절차가 2026년 하반기 노동·교통 정책의 가장 큰 의제가 될 전망이다.
The Dong-A ruling marks the first real-world application of Korea's redefined ordinary-wage doctrine, anchoring guaranteed working hours as the new fulcrum of wage litigation and quasi-public transit financing.
자주 묻는 질문
Q. 통상임금이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
통상임금은 소정근로의 대가로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한 임금을 말한다.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과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어떤 항목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에 따라 실수령액이 크게 달라진다.Q. 보장시간과 실제 근로시간의 차이는 무엇인가?
보장시간은 노사가 실제 근로시간과 무관하게 일정 시간을 일한 것으로 간주하기로 합의한 시간이다. 동아운수 기사들의 실제 운전시간은 보장시간보다 짧았지만, 대법원은 약정된 보장시간을 임금 산정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판단했다.Q. 이번 판결은 시민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서울시가 추가 재정 부담을 흡수하지 못할 경우 시내버스 요금이 300원가량 인상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시 측은 현재 요금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파기환송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Q. 다른 지역 버스 노동자들에게도 같은 판결이 적용되나?
이번 판결은 동아운수 사건에 대한 확정 판결이지만, 2024년 통상임금 고정성 요건 폐기 법리가 적용된 첫 시내버스 사례라는 점에서 전국 시내버스 임금 소송의 표준이 된다. 준공영제를 시행 중인 10개 지자체는 공동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관련 기사
화물기사, 원청과 직접 교섭 성사…노란봉투법 시대 첫 분기점
Tags
본 기사의 정정·문의는 [email protected] 으로 보내주십시오. 정정 정책은 편집강령을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