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vs 2012년 윤석열, 26분 녹음파일이 가른 397억 운명
윤석열 거짓말 4차 공판에서 26분 녹음파일이 핵심 증거로 등장했다. 2012년 본인 발언과 2026년 법정 진술의 충돌이 397억 대선비용 반환을 가른다.
윤석열은 14년 전 자신의 말을 이길 수 있을까?
서울중앙지법에서 지난 4월 27일 열린 윤석열 거짓말 4차 공판은 한 편의 자기모순 드라마였다. 2012년 12월 본인이 26분간 기자와 통화하며 직접 설명했던 윤우진 변호사 소개 과정이, 14년 만에 법정에서 핵심 증거로 재생됐다. 397억 원의 대선비용 반환과 국민의힘의 운명까지 좌우하는 이 재판에서 윤석열은 사실상 '2012년의 윤석열'을 상대로 변론을 이어가고 있다.

목차
왜 14년 전 통화 녹음이 다시 법정에 등장했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4월 2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4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 재판은 2022년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이 두 가지 사안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했는지를 다툰다. 첫째는 2012년 뇌물 수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 놓고 토론회에서 부인한 부분, 둘째는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를 여러 차례 만났음에도 만나지 않았다고 기자들에게 말한 부분이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이남석 변호사는 윤석열이 윤우진에게 소개한 것으로 의심받는 당사자다. 특검은 신문에 앞서 뉴스타파가 법원에 제출한 26분짜리 '2012년 윤석열 녹음파일'을 PPT로 정리해 재생했다. 이 녹음은 2012년 12월 당시 대검 중수부 부장검사였던 윤석열이 주간동아 기자와 나눈 통화로, 변호사 소개 과정을 매우 구체적으로 설명한 자료다.
Korea's Seoul Central District Court replayed a 26-minute 2012 recording in which Yoon Suk-yeol himself detailed how he introduced a lawyer to bribery suspect Yoon Woo-jin, directly contradicting his current defense.
2012년 윤석열은 무엇을 말했고, 2026년 윤석열은 무엇을 부정하는가?
2012년 녹음파일에서 윤석열은 같은 해 5월부터 7월 사이 윤우진을 세 차례 만났다고 직접 진술했다. 5월 막국수집에서의 첫 만남, 6월의 두 번째 만남, 그리고 7월 한남동 병원 입원 중인 윤우진을 점심시간에 찾아간 세 번째 만남까지 시점과 장소를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또 "이남석에게 윤우진을 만나보라고 부탁했고, 문자를 먼저 넣으라고 했으며, 변호사로 선임할 수 있으면 도와주라고 했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하지만 14년이 지난 법정에서 윤석열은 정반대 주장을 폈다. 그는 발언 기회를 얻어 "당시 황운하 경찰청 수사기획관과 손잡고 윤대진 검사를 엮으려는 것 같아 사실과 다른 말을 지어냈다"며 녹음 속 본인 발언이 거짓말이었다고 했다. 즉 다른 기자들에게는 모두 부인했는데 유독 한 명에게만 거짓말을 했다는 논리다. 이남석 또한 "윤우진을 소개한 것은 윤석열이 아니라 윤대진 검사였다"고 증언해 윤석열에게 유리한 진술을 내놨다.
Yoon now claims his 2012 statements were a one-off lie aimed at misleading a single reporter, while lawyer Lee Nam-seok testified that Yoon's brother Yoon Dae-jin was the actual referrer.
397억 원과 변호사비 200만 원, 숫자가 말하는 무게
이번 재판에서 가장 결정적 숫자는 397억 5,600만 원이다. 국민의힘은 20대 대선 당시 425억 6,700만 원을 지출해 이 가운데 394억 5,600만 원을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받았고, 기탁금 3억 원을 더하면 반환 규모가 약 397억 원에 달한다. 윤석열에게 벌금 1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당선무효형이 되고, 국민의힘은 이 금액 전부를 토해내야 한다.
법정에서는 윤석열에게 불리한 숫자도 등장했다. 이남석 변호사는 "윤우진에게 변호사비 명목으로 200~300만 원을 계좌로 받았고, 돈을 받은 뒤 변호사로 선임됐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그동안 윤석열의 핵심 방어 논리는 "이남석이 실제로 선임된 적이 없으니 소개한 것도 아니다"였다. 그러나 이날 검찰 선임계 제출 사실, 사건 관련 문서 처리 사실, 변호사비 수령 사실이 모두 확인되면서 이 논리는 사실상 탄핵됐다. 한편 윤우진 본인은 지난해 9월 1심에서 5억 원대 뇌물 혐의로 징역 3년이 선고된 상태로, 현재 항소심을 받고 있다.
The 397 billion won campaign refund hangs on a 1 million won fine, while a 2-3 million won lawyer fee admission undermined Yoon's core defense that no retainer ever existed.
다음 공판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다음 공판은 5월 11일 오후 2시로 예정돼 있고, 핵심 증인은 윤우진 본인이다. 윤우진이 2012년 변호사 소개 과정을 어떻게 진술하느냐가 재판의 결정적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이미 2020년 12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이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해 줬다"고 직접 말한 바 있어, 만약 동일한 진술이 법정에서 반복되면 윤석열의 방어선은 더 좁아진다. 11일에 증인신문이 불발될 경우 18일 다시 진행되며, 김건희에 대한 증인 신문은 최종 철회됐다.
특검 측이 식당의 실제 존재 여부와 윤우진의 7월 한남동 병원 입원 사실(7월 2~5일)을 확인한 점도 변수다. 2012년 녹음 속 윤석열의 디테일이 객관적 사실과 부합한다는 정황 증거가 누적되면, 재판부는 "즉흥적으로 꾸며낸 거짓말"이라는 윤석열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진다. 결국 이 재판의 진짜 피고는 14년 전 26분간 자신의 입으로 말했던 '2012년 윤석열'이며, 이 둘 중 누가 이기느냐에 한 정당의 운명이 걸려 있다.
The May 11 hearing will summon Yoon Woo-jin himself, whose 2020 statement that Yoon introduced the lawyer could further narrow the former president's defensive line.
자주 묻는 질문
Q. 26분 녹음파일은 언제 처음 공개됐나요?
2019년 7월 8일 윤석열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뉴스타파가 주요 내용을 담은 영상 리포트로 처음 공개했습니다. 이번 재판에서는 법원의 문서송부촉탁 요청에 따라 전체 26분 분량이 증거로 제출돼 PPT로 정리·재생됐습니다.Q. 397억 원은 정확히 어떤 돈인가요?
국민의힘이 20대 대선 당시 지출한 425억 원 가운데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받은 394억 5,600만 원과 기탁금 3억 원을 합한 금액입니다. 후보자에게 벌금 1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정당이 보전금 전액을 반환해야 합니다.Q. 이남석 변호사가 실제로 선임됐다는 증거는 무엇인가요?
이남석 본인의 법정 진술에 따르면 2012년 당시 검찰에 선임계를 제출했고, 사건 관련 문서를 다뤘으며, 윤우진으로부터 변호사비 명목으로 200\~300만 원을 계좌로 받았습니다. 그는 "돈을 받은 뒤 변호사로 선임됐다고 생각했다"고 했습니다.Q. 윤우진 본인의 재판은 어떻게 되고 있나요?
윤우진은 2025년 9월 30일 1심에서 5억 원대 뇌물 혐의로 징역 3년과 벌금 5,000만 원, 추징금 4,353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현재 항소심을 받고 있으며, 5월 11일 윤석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입니다.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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