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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6억과 0원, 삼성 반도체 보상 격차의 실체

삼성전자 DS부문 성과급이 최대 6억 원에 달한 반면 DX부문은 600만 원, 사내 하청은 0원이었다. 성과급 격차가 드러낸 한국식 보상 구조의 민낯을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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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라인에서 일했는데 왜 누구는 6억, 누구는 0원인가

삼성전자가 연간 영업이익 391조 원 전망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둔 2026년, 성과급 청구서는 극단적으로 갈렸다. 반도체(DS) 부문 메모리 사업부 직원은 최대 6억 원, 가전·모바일(DX) 부문 직원은 600만 원 상당의 자사주, 그리고 같은 클린룸에서 일하는 사내 하청 노동자는 0원을 받았다. 뉴스타파 다큐멘터리가 추적한 삼성 성과급 협상의 전말은 한 기업의 보상 논쟁을 넘어, 이익이 소수에게만 쌓이도록 설계된 한국 산업구조의 민낯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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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총파업 1시간 30분 전, 무슨 일이 있었나

삼성전자 노조는 연말성과급(OPI)의 연봉 50% 상한 폐지와 산정 기준 투명화를 요구하며 지난 3월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3.1% 찬성으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사측은 이익이 난 메모리 사업부에만 보상하겠다는 원칙을 고수했고, 협상은 사후조정 결렬까지 치달았다. 총파업이 임박하자 김민석 당시 총리가 "긴급조정을 포함한 모든 대응 수단"을 언급하며 정부가 개입했고, 5월 17일 밤 10시 45분, 파업을 약 1시간 30분 앞두고 잠정합의서가 서명됐다. 합의안은 DS 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특별성과급 재원으로 삼되, 40%는 부문 균등 배분, 60%는 사업부 실적에 따라 차등 배분하는 구조다. 노조가 요구했던 '부문 7 대 사업부 3'의 균등 중심 배분은 정반대인 '4 대 6'으로 뒤집혔다.

Samsung's union secured a special bonus deal just 90 minutes before a planned general strike, but the final split favored performance-based differentiation over equal distribution.

성과급 논쟁에서 하청 노동자는 왜 호명조차 되지 않았나

이번 협상 테이블에 오른 인원은 삼성전자 전체 직원 12만 8,881명 중 DS 부문 7만 8천 명뿐이다. 같은 클린룸에서 하늘색 방진복을 입고 일하는 사내 하청 노동자 약 4만 명은 논의 대상조차 아니었다. 이들은 주 52시간 가까이 일하고도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으며, 협력업체 인센티브(KPI 점수제)는 안전사고가 한 건만 발생해도 업체 전체 성과급이 0원이 되는 구조다. 정작 원청에서 화학물질 사고가 나도 원청 직원들의 성과급에는 아무 영향이 없다. 노동문제연구소 '해방'의 오민규 연구실장은 하청에 이윤이 남지 않는 것은 원청이 비용을 미리 계산해 딱 그만큼만 매출로 내려주는 '설계'의 결과라고 지적한다. 삼성전자 본사의 순이익률이 37%인 반면 실제 반도체를 만드는 미국 오스틴 공장의 순이익률이 0%대인 것도 같은 구조다.

Some 40,000 in-house subcontract workers at Samsung's fabs were entirely excluded from the bonus talks, earning near-minimum wage while the parent company posts a 37% net margin.

숫자로 본 격차, 어디까지 벌어졌나

성과급 격차를 수치로 보면 구조가 선명해진다. 메모리 사업부 최대 6억 원, DX 부문 자사주 600만 원, 사내 하청 0원으로 최상단과 최하단의 격차는 사실상 무한대다. 삼성전자의 2026년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월 360조 원에서 8월 391조 원 안팎까지 상향됐고, 2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률은 70%에 달했다. 한편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은 2021년 6%에서 여야 합의로 8%, 윤석열 대통령 지시로 15%, 2025년 2월 다시 20%까지 뛰었다. 같은 기간 국세수입은 2022년 395조 원에서 2024년 337조 원으로 15% 감소해 IMF 외환위기 때(3% 감소)보다 낙폭이 컸다. 나라살림연구소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이 감세가 이재명 정부 5년간 80조 원의 세수 결손으로 이어질 것으로 계산했다.

The bonus gap runs from 600 million won to zero, while chip investment tax credits jumped from 6% to 20% and national tax revenue fell 15% in two years.

초과이윤 재분배 논의는 어디로 가나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삼성전자의 성공은 노사의 노력뿐 아니라 국가와 지역사회의 지원이 함께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초과이윤 재분배의 사회적 논의를 제안했지만, 재계의 반발 속에 토론회는 두 달 연기됐고 주제에서 '초과이윤'과 '배분'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라졌다. 노동계에서는 삼성 생산체계에 결합된 하청·협력사 노동자에게 법정 최저임금의 1.5~2배를 적용하는 '공급망 최저임금' 구상도 제기된다. 오민규 연구실장은 이번 합의로 부문별 차등 지급의 전례가 남은 만큼, 법인을 더 잘게 쪼개 소수에게만 이윤을 집중시키는 방식이 정교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취재진이 만난 노조 위원장부터 경제학자까지 누구도 지금의 방식이 공정하다고 답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 논쟁이 이제 시작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Labor Minister Kim Young-hoon's push for excess-profit sharing stalled under business pushback, while proposals like a supply-chain minimum wage are entering the debate.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말은 왜 절반만 진실인가

이번 협상을 관통한 사측의 원칙,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말은 언뜻 반박하기 어려운 상식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 다큐멘터리가 보여주는 것은 그 '성과'의 경계선을 누가 긋는가라는 더 근본적인 질문이다. 메모리 사업부의 흑자는 온전히 그 사업부 구성원의 성과로 계산되지만, 같은 라인에서 유해 화학물질을 다루며 24시간 클린룸을 지탱해온 하청 노동자의 기여는 애초에 장부에 잡히지 않는다. 본사 순이익률 37%와 해외 생산법인 0%대라는 숫자가 말해주듯, 이익이 어디에 쌓일지는 성과가 나기 전에 이미 계약 구조로 결정돼 있다. 성과주의는 그 설계가 끝난 뒤에야 등장해 결과를 정당화하는 언어에 가깝다.

주목할 대목은 노조 역시 이 논리에서 자유롭지 않았다는 점이다.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메모리와 파운드리의 격차는 해소해야 한다면서도 DX 부문은 '고객사'로, 하청 노동자는 '대표할 수 없는 사람들'로 선을 그었다. 격차의 피해자가 동시에 또 다른 격차의 수혜자가 되는 이 구도야말로, 개별 노사 협상만으로는 보상의 공정성 문제를 풀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세액공제라는 형태로 국민 세금이 이 이익 구조를 떠받쳐온 이상, 초과이윤의 배분은 한 기업의 내부 문제로 남겨둘 수 없는 사회적 의제다. 토론회 제목에서 '배분'이라는 단어를 지운다고 해서 질문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The principle of "reward where there is performance" obscures a deeper question: who draws the boundary of performance, and why subcontract workers' contributions never appear on the ledger.

자주 묻는 질문

Q. 삼성전자 특별성과급 합의안의 핵심 내용은 무엇인가? DS 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상한 없이 지급하되, 40%는 부문 균등 배분, 60%는 사업부 실적에 따라 차등 배분한다. 전액 자사주로 지급되며 3분의 1씩 즉시·1년 후·2년 후 매각 제한이 걸린다. 기존 OPI의 연봉 50% 상한은 그대로 유지됐다.
Q. 왜 같은 DS 부문인데 파운드리·LSI는 성과급이 적은가? 합의안의 60%가 사업부 실적 연동이기 때문이다. 적자를 낸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는 부문 균등 배분 몫인 40%만 나눠 받고, 흑자인 메모리 사업부는 부문 몫과 사업부 몫을 모두 받아 격차가 커졌다.
Q. 사내 하청 노동자는 왜 성과급을 전혀 받지 못하나? 하청 노동자는 삼성전자 소속이 아니라 협력업체 소속이어서 노사 협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협력업체 인센티브는 KPI 점수제로 운영되는데, 안전사고가 한 건만 발생해도 업체 전체가 지급 대상에서 빠지는 구조라 사실상 성과 공유가 차단돼 있다.
Q. 반도체 세액공제 확대는 어떤 논란이 있나? 한국의 K칩스법은 투자 총액 기준으로 세액공제를 해줘 순증액 기준인 미국 칩스법보다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다. 공제율이 6%에서 20%로 오르는 동안 국세수입은 2년 새 15% 줄었고, 세액공제로 늘어난 투자가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졌는지도 검증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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