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용인 반도체 산단 흔든 '수소 발전' 계획 재검토
삼성전자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에 전력을 공급할 발전 3사가 수소 혼소 계획 재검토를 밝혔다. CHPS 축소로 온실가스 감축과 RE100 약속이 흔들린다.
삼성 용인 반도체 산단, 왜 '수소 발전' 계획이 흔들리나?
삼성전자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에 전력을 공급하기로 한 발전 3사(동서·남부·서부발전)가 수소 혼소 계획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청정수소 발전 입찰시장(CHPS) 물량이 대폭 축소되면서,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던 당초 설계가 뿌리부터 흔들린 것이다. 1차 전력 공급 계획부터 차질이 빚어지면서 "졸속으로 추진된 산단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지적이 다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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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용인 반도체 산단의 전력은 어떻게 공급되나?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이동·남사읍 일대에 조성되는 삼성전자 반도체 국가산단은 대규모 신규 팹 가동을 앞두고 있다. 정부는 이 산단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500MW급 LNG 발전기 6기를 짓기로 했고, 2030년부터 순차 가동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발전기 6기는 동서·남부·서부발전이 노후 석탄화력을 대체하는 물량으로 확정한 것으로, 산단 1차 전력 공급 계획의 핵심이다.
문제는 온실가스다. LNG 발전은 석탄보다 깨끗하다지만 여전히 상당한 탄소를 내뿜는다. 이에 발전 3사는 수소를 함께 섞어 태우는 '혼소' 방식으로 배출량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수소 혼소를 통한 전력 공급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청사진이 그 출발점이었다.
Three state-run generators plan six 500MW LNG units to power Samsung's Yongin chip complex from 2030, pledging to cut emissions by co-firing hydrogen.
발전 3사는 왜 계획을 다시 들여다보게 됐나?
뉴스타파가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보면, 발전 3사는 정부의 CHPS 정책 변동을 이유로 나란히 재검토 입장을 냈다. 동서발전은 "개설물량이 연간 500GWh로 지속될 경우 입찰 참여를 위해 수소 혼소량 축소가 필요"하다고 했고, 남부발전은 "정책 결정 방향에 따라 검토 예정", 서부발전은 "정책 방향과 사업환경에 따라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소 혼소의 전제가 된 CHPS는 청정수소로 만든 전기를 정부가 장기 구매해 시장을 형성하는 제도다. 값비싼 수소 전기라도 정부가 사주면 공급이 늘고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예측에 기댔다. 그러나 그 예측이 빗나가면서 제도 자체가 축소됐고, 이를 밑돌 삼아 세운 발전소들의 계획도 함께 흔들리게 됐다.
Documents show all three generators are reconsidering hydrogen co-firing after the government slashed its clean-hydrogen auction volume, undercutting the plan's foundation.
숫자로 보면 무엇이 문제인가?
핵심은 가격과 규모다. 현재 유일하게 낙찰된 삼척그린파워의 청정수소 발전 단가는 kWh당 450원 안팎으로, 원전이나 재생에너지 전기보다 3~6배 비싸다. 15년 장기 구매 계약에 따라 국민이 부담할 전기요금은 5조 원을 넘어설 전망인데, 이 돈의 상당 부분은 수소를 수입하는 해외 유출 대금이 된다. 그렇게 막대한 비용을 치르고 얻는 효과는 온실가스 약 20% 감축에 그친다.
이재명 정부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석탄발전소의 CHPS 참여를 금지하고, 정부가 보증하는 수소 전기 구매 물량을 2024년 대비 17% 수준인 연간 500GWh로 대폭 줄였다. 한편 용인 산단 LNG 발전기 6기는 LH 환경·기후영향평가서 기준으로 2032년까지 수소 혼소를 통해 전체 온실가스의 21.4%에 해당하는 209만 톤을 감축하기로 돼 있었다. 이 감축 목표의 근거가 통째로 흔들린 셈이다.
The only winning clean-hydrogen bid prices power at about 450 won/kWh—three to six times pricier than nuclear or renewables—while cutting emissions just 20%.
앞으로 무엇이 걸려 있나?
정부가 산단 계획을 지금대로 밀어붙일 경우, LNG 발전을 통한 대량의 온실가스와 질소산화물 배출은 피하기 어렵다. 이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와 정면으로 부딪친다. 나아가 투자자들에게 재생에너지 100% 전환(RE100)을 약속한 삼성전자의 계획과도 충돌한다. 글로벌 고객사와 투자자들이 공급망의 탄소 배출을 깐깐하게 따지는 지금, 화석연료 기반 전력은 반도체 수출 경쟁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무효 소송 항소심을 대리하는 하승수 변호사는 "졸속으로 진행된 산단 계획에 환경·기후영향평가까지 끼워맞추기식으로 진행된 결과"라며 국가 산단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속도전과 탄소중립이라는 두 목표가 정면으로 맞선 가운데, 정부가 어떤 전력 조합을 다시 짜느냐가 산단의 지속 가능성을 가를 전망이다.
If Seoul presses ahead, LNG emissions could clash with Korea's national reduction targets and Samsung's RE100 pledge, raising doubts over the complex's viability.
속도전과 탄소중립, 두 목표는 정말 양립할 수 없나?
이번 사안의 본질은 단순한 발전 방식 논쟁이 아니다. 정부가 반도체 산업의 성패를 좌우할 전력 인프라를 설계하면서, 검증되지 않은 기술의 가격 하락을 낙관적으로 전제했다는 데 있다. 수소 혼소는 종이 위에서는 완벽한 해법이었다. 가스에 청정수소를 섞어 태우면 전기도 얻고 온실가스도 줄인다는 논리는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그 전제가 성립하려면 수소 가격이 예측대로 떨어져야 했고, 정부가 시장을 떠받쳐 줄 CHPS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했다. 두 조건 모두 무너진 지금, 남은 것은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약속만 걸어둔 채 실제로는 가스를 태울 수밖에 없는 발전소들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계획의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점이다. 전력 공급 방안을 충분히 검증한 뒤 산단 규모를 확정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현실은 반대로 흘렀다. 산단 계획이 먼저 확정됐고, 전력과 환경영향평가는 그 결정에 맞춰 끼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구조에서는 전제가 하나만 흔들려도 전체가 도미노처럼 무너진다. 발전 3사의 재검토 입장은 바로 그 도미노의 첫 조각이 넘어가는 신호일 수 있다.
결국 정부 앞에는 두 갈래 길이 놓여 있다. 속도전을 고수하며 화석연료 배출을 감수하거나, 재생에너지 확대와 송전망 보강이라는 더디지만 지속 가능한 길을 택하거나. 삼성전자의 RE100 약속과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동시에 지키려면, 지금이라도 전력 조합을 원점에서 다시 짜는 용기가 필요하다. 반도체는 미래 산업의 핵심이지만, 그 미래를 떠받칠 전력이 과거의 방식에 묶여 있다면 경쟁력은 오래가지 못한다.
The real issue isn't the fuel mix but a planning process run in reverse—fixing the complex first, then bending power and environmental assessments to fit—leaving Seoul to choose between speed and a credible path to carbon neutrality.
자주 묻는 질문
Q. 수소 혼소 발전이란 무엇인가요?
LNG 같은 가스 연료에 수소를 일정 비율 섞어 함께 태우는 발전 방식입니다. 수소는 태울 때 온실가스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가스만 태울 때보다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핵심 논리입니다.Q. CHPS는 어떤 제도인가요?
청정수소 발전 입찰시장(Clean Hydrogen Energy Portfolio Standards)의 약자로, 청정수소로 생산한 전기를 정부가 장기간 구매해 시장을 만들어 주는 제도입니다. 값비싼 수소 전기의 공급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입니다.Q. 왜 수소 전기가 그렇게 비싼가요?
청정수소는 생산과 수입 비용이 크고 인프라도 부족합니다. 삼척그린파워의 낙찰 단가는 kWh당 450원 안팎으로 원전·재생에너지 전기의 3\~6배에 이릅니다.Q. 이 문제가 삼성전자와 무슨 상관인가요?
삼성전자는 재생에너지 100% 전환(RE100)을 약속했습니다. 용인 산단이 화석연료 중심 전력에 의존하면 이 약속과 충돌하고, 글로벌 고객·투자자에 대한 신뢰와 반도체 수출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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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ources
-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LNG발전소 "수소 혼소 재검토 필요"(NewsArticle)
- '수소 전기' 환상 깨진 용인 반도체, 속도전만 외치는 정부(NewsArticle)
- CHPS 입찰 재개 임박…연료전지 숨통, 수소혼소 미궁(NewsArticle)
-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 LNG 발전소 건설의 4가지 문제와 대안(NewsArticle)
- 삼성전자, 2030년 RE100 달성하면 15조 원 아낀다(NewsArticle)
- 용인반도체단지에 LNG발전소 6기…4대 산업에 14.7조 정책금융(News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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