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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켓배송 다단계 하청, 30일 연속 밤샘의 그늘

쿠팡 로켓배송 확장 뒤편의 2차 하청 구조가 드러났다. 계약서 없이 일하고 30일 연속 밤을 새운 배송기사들, 수수료 이중 차감과 과로 산재 기준 초과 실태를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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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까지 로켓배송, 그 뒤엔 누가 있었나?

쿠팡 로켓배송이 인구 2,800명 시골 마을까지 닿는 동안, 그 끝에는 계약서도 없이 일하는 2차 하청 배송기사들이 있었다. 어떤 기사는 실적을 맞추느라 30일 연속 밤을 새웠고, 수수료는 영업점을 두 번 거치며 두 번 깎였다. 쿠팡은 "재하청을 몰랐다"고 했지만, 현장은 시스템 자체가 다단계 하청을 부른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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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쿠팡 기사는 왜 쿠팡 직원이 아닐까?

전라북도 고창군 대산면의 유일한 쿠팡 기사 유재석 씨는 '쿠팡맨'이지만 쿠팡 직원이 아니다. 쿠팡 기사 약 70%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다. 배송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쿠팡CLS)가 하청 배송업체, 이른바 영업점에 구역을 맡기면, 그 영업점이 다시 기사와 위수탁 계약을 맺는다. 이렇게 묶인 사람을 '퀵플렉스 기사'라 부른다.

문제는 그 아래 또 하나의 층이 숨어 있다는 점이다. 재석 씨는 앱에 1차 영업점 C&K 소속으로 표시됐지만, 실제로는 그 재하청을 받은 2차 영업점 A물류 소속이었다. 겉으로만 1차 하청, 속은 2차 하청이었던 셈이다.

Roughly 70% of Coupang's drivers are not company employees but contractors, and many work under a hidden second tier of subcontracting they were never told about.

수수료는 왜 두 번 깎이고, 계약서는 왜 없었나?

쿠팡이 정한 건당 배송료는 영업점을 거칠 때마다 운영비와 이윤 명목으로 깎인다. 2차 하청 기사는 영업점이 하나 더 끼어 같은 일을 하고도 돈을 적게 번다. A물류 대표는 "나도 떼고 거기(C&K)도 뗀다. 그냥 주겠느냐"며 이중 차감을 인정했다. 정작 기사에게 오는 명세서엔 배송 개수와 총액만 찍힐 뿐, 중간에서 얼마가 빠졌는지는 적히지 않았다.

계약서조차 없었다. A물류 대표는 "1년 계약이니까 딱히 계약서를 안 썼다"고 했다. 위수탁 계약서엔 배송료·구역·기간 같은 핵심 조건과 안전보건 의무가 담긴다. 그게 없으면 일반 노동자가 근로계약서 없이 일하는 것과 같다. 강민욱 택배노조 부위원장은 "계약서가 없으면 사측이 배송료와 구역을 마음대로 바꾸고, '네 계약은 하루짜리'라며 잘라도 무방한 상태가 된다"고 지적했다.

Second-tier drivers see their fees cut twice while earning less for the same work, and some labored for over a year without ever signing a contract.

30일 연속 밤샘, 숫자로 보면 얼마나 심각한가?

수도권 2차 하청 기사 서 모 씨의 근무일지는 더 극단적이다. 2024년 1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그가 6일 초과 연속 근무한 횟수는 20회. 지난해 6월 28일부터 7월 27일까지는 30일 연속 야간 배송을 했다. 쿠팡 내부 규정상 연속 근무는 6일까지이고 이를 넘기면 앱 로그인이 막히지만, 그는 다른 계정으로 일을 이어갔다.

취재진 추산으로 서 씨의 가장 바빴던 지난해 7월 주 평균 노동시간은 67.7시간. 과로 산업재해 인정 기준 중 하나인 '발병 전 4주간 주 평균 64시간 초과'를 이미 넘는다. 야간 노동 30% 가산을 적용하면 주 84시간, 기준보다 20시간이나 많다. 쿠팡은 2024년 야간기사 정슬기 씨 과로사 이후 '격주 5일제'를 내걸었지만, 권고에 그쳐 현장에선 휴무자까지 불려 나왔다. 택배노조 실태조사에서도 퀵플렉스 기사의 하루 평균 노동은 11.1시간, 식사·휴게 시간은 단 22.6분에 불과했다.

One driver worked 30 days straight, hitting an estimated 84-hour week once night-shift weighting is applied—20 hours past the threshold Korea uses to recognize overwork as an industrial accident.

법의 빈틈은 메워질 수 있을까?

현행 생활물류서비스법엔 영업점 간 재하청을 막는 명시 규정이 없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섬 배송처럼 해운사가 끼는 다양한 상황 때문에 열어둔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쿠팡은 수도권과 내륙 대도시에서도 재하청을 돌렸고, 법의 허점을 파고든다는 비판이 나왔다.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직접운송 의무(재하청 시에도 최소 30% 직접 처리)와의 충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쿠팡은 "재하청이 사실로 확인되면 1차 영업점과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와 노동 변호사들은 쿠팡 시스템 자체가 재하청을 조장한다고 본다. '전 국민 로켓배송'을 위해 구역을 빠르게 늘리면서, 기반 없는 영업점에 통째로 하청을 주고 재계약을 무기로 압박했기 때문이다. 한 영업점이 서울·용인·구리·춘천·대구까지 구역을 가진 사례도 확인됐다.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책임은 계속 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내릴 수밖에 없다.

Current logistics law contains no explicit ban on subcontracting between agencies, and critics argue Coupang's rapid expansion model structurally pushes responsibility down to the lowest, most vulnerable tier.

책임은 왜 늘 가장 낮은 곳에 쌓일까?

이 사건의 핵심은 한 영업점 대표의 말 한마디에 압축돼 있다. "물류계 쪽이 취약하다. 정부 법령이 미치지 못한다." 계약서를 쓰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는 자리였지만, 사실은 다단계 하청 구조 전체의 알리바이처럼 들린다. 법이 닿지 않는 틈을 발견한 쪽은 영세한 2차 영업점이 아니라, 그 틈 위에 전국 단위 배송망을 설계한 거대 기업이었다.

쿠팡의 논리는 단순하다. 구역을 늘리되 비용은 줄여야 하니, 기반 없는 영업점에 통째로 하청을 주고 '알아서 하라'고 맡긴다. 그러면 영업점은 살아남기 위해 다시 아래로 하청을 내리고, 깎인 배송료는 또 깎인다. 기사가 같은 일을 하고도 적게 벌면, 그 손실을 메우는 방법은 더 오래 일하는 것뿐이다. 30일 연속 밤샘은 개인의 의지박약이 아니라, 수수료가 두 번 깎이는 구조가 끝에서 만들어내는 필연에 가깝다.

주목할 지점은 '몰랐다'는 해명의 무게다. 쿠팡은 수행률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6일 초과 근무 시 앱 로그인을 막는 규정까지 갖췄다. 그만큼 정교하게 노동을 통제하는 시스템이 정작 누가 어떤 신분으로 어떻게 일하는지는 몰랐다는 주장은, 통제의 정교함과 책임의 회피가 한 몸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규정은 있으나 권고에 그치고, 시스템은 촘촘하나 책임은 비어 있다.

결국 남는 질문은 법과 기업 중 무엇이 먼저 바뀌어야 하느냐다. 재하청을 막는 명시 규정을 세우는 일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근본적인 것은 원청이 실제로 통제하는 노동에 대해 실제로 책임지게 만드는 일이다. 책임이 가장 낮은 곳으로만 흘러내리는 한, 로켓의 속도는 늘 누군가의 잠을 연료로 삼게 된다.

The real issue is not just a legal gap but a system precise enough to control delivery performance in real time, yet conveniently blind to who bears the human cost at the bottom of the chain.

자주 묻는 질문

Q. 퀵플렉스 기사는 정확히 어떤 신분인가요? 쿠팡CLS와 직접 고용 관계가 아니라, 영업점과 위수탁 계약을 맺은 특수고용직 개인사업자입니다. 쿠팡 기사의 약 70%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Q. 2차 하청 기사는 왜 돈을 더 적게 버나요? 쿠팡이 지급한 건당 배송료를 1차 영업점이 한 번, 2차 영업점이 또 한 번 수수료 명목으로 깎기 때문입니다. 같은 배송을 해도 손에 쥐는 돈이 줄어듭니다.
Q. 30일 연속 근무가 어떻게 가능한가요? 쿠팡 규정상 6일 넘게 일하면 앱 로그인이 막히지만, 일부 기사는 다른 계정을 이용해 실적을 맞추려 근무를 이어갔습니다. 취재원은 캠프 측이 이를 알면서도 묵인했다고 증언했습니다.
Q. 재하청은 불법인가요? 생활물류서비스법엔 영업점 간 재하청을 막는 명시 규정이 없습니다. 다만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의 직접운송 의무와 충돌할 소지가 있어, 법적 제재 리스크가 거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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