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Headline

더 코리아 헤드라인

New York Dateline · Korean Voice

삼성전자, 50년 만에 가전 대수술…식세기·전자레인지 OEM 전환

삼성전자가 식기세척기·전자레인지 등 저수익 가전 생산라인을 OEM으로 전환하고 말레이시아 공장을 폐쇄한다. DX부문 영업이익이 4년 만에 10분의 1로 쪼그라든 가운데 비스포크 중심 프리미엄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

삼성전자가 식기세척기와 전자레인지 생산을 왜 외주로 돌리는가?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가전 사업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DA(가전)사업부는 식기세척기·전자레인지 등 수익성이 낮은 제품군의 생산라인을 OEM·ODM 방식으로 전환하고, 1989년부터 운영해온 말레이시아 공장 폐쇄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업체의 추격과 반도체 원가 상승이 겹치며 DX부문 영업이익이 2021년 17조 3,000억 원에서 지난해 1조 9,000억 원으로 4년 만에 10분의 1 수준으로 무너진 결과다. 삼성은 대신 비스포크·AI 가전·HVAC 등 프리미엄 라인에 생산 역량을 집중시켜 수익성 회복을 노린다.

samsung-appliance-oem-restructure-2026-infographic

목차

삼성 가전이 위기에 처한 배경은 무엇인가?

삼성전자 가전·TV 부문(DX 내 소비자가전)은 지난해 약 2,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사상 첫 적자를 냈다. 팬데믹 이후 가전 수요 급감, 글로벌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이 첫 번째 충격이었다. 여기에 삼성의 핵심 경쟁 우위였던 가격 대비 품질에서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격차를 좁히고 있다. TCL과 하이센스는 2025년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LG 등 한국 업체를 앞질렀고, 가전 분야에서도 미디어(Midea)·하이얼(Haier) 같은 브랜드가 신흥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반도체 '칩플레이션'으로 부품 원가까지 오르면서 저가 제품에서 이익을 내기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Samsung's home appliance and TV unit posted its first-ever operating loss last year, as Chinese rivals TCL and Hisense overtook Korean brands in global TV market share and chipflation squeezed margins on low-end products.

OEM 전환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DA사업부는 4월 17일 임직원 경영설명회에서 사업 구조 재편 방향을 공식화했다. 핵심은 '모든 것을 직접 만드는 종합 가전사' 모델에서 탈피하는 것이다. 식기세척기·전자레인지처럼 기술 차별화가 어렵고 마진이 낮은 제품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또는 ODM(제조자개발생산) 업체에 맡기고, 삼성 로고만 붙여 판매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이는 삼성이 창사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자사 가전 생산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결정이다. 동시에 1989년 전자레인지 생산을 시작한 말레이시아 공장 폐쇄도 논의 중으로, 수십 년간 쌓아온 해외 생산거점 일부를 포기하는 수순이다.

Samsung's DA division formalized a pivot away from full in-house manufacturing: dishwashers and microwaves will move to OEM/ODM suppliers, and the Malaysia factory — open since 1989 — is set to close.

수익 붕괴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수치로 보면 이번 위기의 심각성이 더 뚜렷하다. DX부문 영업이익은 2021년 17조 3,000억 원에서 2025년 1조 9,000억 원으로 약 89% 급감했다. 가전·TV 소비자 부문은 지난해 약 2,000억 원 영업손실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 전환됐다. 글로벌 TV 시장에서는 TCL·하이센스가 2025년 기준 삼성을 추월해 1·2위를 차지했고, 한국 시장 내에서도 중국산 가전의 점유율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말레이시아 공장 폐쇄 시 수천 명의 현지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DX division operating profit collapsed 89% from 17.3 trillion won in 2021 to 1.9 trillion won in 2025, with the consumer electronics unit posting its first-ever deficit of roughly 200 billion won.

삼성 가전의 미래 전략은 어디로 향하는가?

삼성전자의 생존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OEM 전환으로 확보한 비용과 인력은 세 가지 영역에 집중된다. 첫째, 비스포크 AI 라인으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냉장고·세탁기·에어컨 직접 생산이다. 기술 경쟁력이 유효하고 고마진을 기대할 수 있는 제품군에서는 삼성 브랜드 가치를 지킨다. 둘째, AI 가전·스마트홈 생태계다. 갤럭시 AI와 연동된 스마트 가전 서비스로 플랫폼 수익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셋째, HVAC(냉난방공조) 및 구독형 가전 서비스로 B2B·반복 수익 모델을 강화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이 LG전자의 사업 포트폴리오 구조와 유사한 방향으로 수렴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Samsung plans to redirect freed-up capacity into premium Bespoke AI appliances, a Galaxy-connected smart home ecosystem, and B2B HVAC and subscription models — mirroring the diversification path LG Electronics took years earlier.

삼성의 이번 결단이 한국 제조업에 던지는 질문은 무엇인가?

삼성전자의 가전 OEM 전환은 단순한 비용 절감 전략이 아니다. 이는 '한국이 무엇을 직접 만들어야 하는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물음을 산업 전체에 던진다. 삼성은 반세기 동안 텔레비전에서 냉장고, 세탁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전을 직접 설계하고 생산하는 종합 제조사 모델을 고수해 왔다. 그 자부심이 이번에 깨지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도전은 과거와 차원이 다르다. 과거에는 가격만 저렴하고 품질은 열악했다면, 이제는 품질 격차가 좁혀진 상태에서 훨씬 낮은 가격을 제시한다. 하이얼·미디어·하이센스·TCL은 이미 글로벌 가전·TV 시장에서 삼성과 LG를 점유율로 앞서기 시작했다. 이 흐름은 단기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다.

삼성이 선택한 '프리미엄 집중' 전략은 합리적이다. 그러나 위험도 내재한다. 저가 제품군을 포기하면 글로벌 소비자와의 접점이 줄고, 브랜드 친숙도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애플처럼 초프리미엄 포지셔닝에 성공하려면 그에 걸맞은 혁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비스포크 AI와 스마트홈 생태계가 실질적인 소비자 가치를 전달하지 못하면, 프리미엄 전략은 시장 축소를 가속화하는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

한국 제조업의 관점에서 보면, 이 결정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LG전자도 이미 모바일 사업을 접고 가전·B2B 중심으로 재편했다. 두 대표 기업이 저가 가전 생산에서 손을 떼는 흐름은, 한국이 노동집약적 제조에서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 생산으로 전환하는 큰 흐름과 맞닿아 있다. 문제는 그 전환의 속도와 규모가 충분한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자리와 협력업체 생태계가 어떻게 재편될 것인가다. 삼성의 결단은 시작일 뿐, 진짜 시험대는 이제부터다.

Samsung's pivot from full in-house manufacturing signals a broader structural shift for Korean industry — the real test is whether premium AI-driven innovation can replace the volume and brand reach that low-end appliances once provided.

자주 묻는 질문

Q. OEM 전환 대상 제품은 정확히 무엇인가? 현재 알려진 품목은 식기세척기와 전자레인지다. 두 제품군은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서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 구조로, 자체 생산을 유지할 유인이 사라졌다고 판단된 것으로 보인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고마진 대형 가전은 직접 생산을 유지한다.
Q. 말레이시아 공장 폐쇄가 국내 고용에도 영향을 주나? 말레이시아 공장은 주로 현지 고용 인력으로 운영되어 국내 직고용 감축과는 직접 연관이 낮다. 다만 국내 DA사업부 인력은 AI 가전·HVAC 등 신규 사업 부문으로 재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Q. 삼성 가전 브랜드 가치는 타격을 받지 않을까? OEM 생산을 하더라도 브랜드·품질 관리 기준은 삼성이 직접 규정한다. 애플이 아이폰 제조를 폭스콘에 위탁하면서도 브랜드 프리미엄을 유지하는 구조와 유사하다. 관건은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비스포크 라인의 경쟁력을 얼마나 지켜내느냐다.
Q. 이번 구조조정은 삼성전자 주가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나? 단기적으로는 구조조정 비용(공장 폐쇄, 인력 재배치)이 수익에 부담이 된다. 중장기적으로는 비용 구조 개선과 수익성 높은 사업 집중이 가치 재평가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반도체 부문 실적 회복 여부가 주가에 더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관련 기사

삼성전자, 연내 중국 가전·TV 판매사업 전면 철수 추진 허사비스, 한국 4대 그룹 총수와 연쇄 회동…구글·K제조업 AI 동맹 본격화 고려아연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 美 연방 패스트트랙 첫 지정

Tags

#business#삼성전자#oem전환#가전구조조정#비스포크#중국경쟁#samsung

본 기사의 정정·문의는 [email protected] 으로 보내주십시오. 정정 정책은 편집강령을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