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집회를 스카우트 창구로, 리박스쿨 청년 댓글부대의 민낯
윤석열 탄핵 반대·윤어게인 집회가 리박스쿨 청년 댓글부대의 사실상 스카우트 창구였다. 법정 증언으로 드러난 8명 청년의 가담 경위와 극우 네트워크의 모집 구조를 짚는다.
극우 집회는 어떻게 청년 댓글부대의 입구가 되었나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와 '윤어게인' 집회가 리박스쿨 청년 댓글부대의 사실상 스카우트 창구였다는 사실이 법정에서 드러났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청년 8명은 광화문·헌법재판소·서부지법 앞 집회에서 리박스쿨 간부를 만나 조직에 합류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댓글 교육을 받은 뒤 대선을 앞두고 여론 조작에 가담했고, 활동을 마치자 '장학금' 명목의 돈을 받았다. 극우 거리 정치가 온라인 공작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확인된 것이다.

목차
리박스쿨은 어떤 조직이고 무엇이 문제가 됐나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스쿨'을 줄인 이름으로, 극우 성향 역사관을 가르치는 단체다. 손효숙 대표는 21대 대선을 앞둔 지난해 5월 '자유승리댓글단(자승단)'을 꾸려 온라인 여론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2월 손 대표 등 관계자 16명을 공직선거법·정보통신망법 위반,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초등 방과후 강사 자격증을 미끼로 사람을 모아 댓글 작업에 투입하고, 궁극적으로는 학교 현장에 강사를 보내려 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컸다.
Ribak School, a far-right group teaching a distorted view of history, is accused of running an online comment squad to sway the 2025 presidential race.
청년들은 어떻게 댓글부대로 끌려들어갔나
법정 증언을 종합하면 청년들의 가담은 거리 집회에서 시작됐다. 계엄 이후 광화문과 헌법재판소 앞 집회에 매일 나가던 A씨는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의 지시로 청년을 모으던 B씨를 만났다. B씨는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정보과학분과위원' 명함을 들고 다니며 "좌파에는 악성 여론을 조작하는 조직이 있는데 우파에는 없다"는 논리로 합류를 권했다. A씨는 다시 집회에서 알게 된 C씨와 D씨를 끌어들였고, 아버지와 함께 집회에 나온 E씨는 아버지 권유로 B씨를 만났다가 댓글 교육까지 받았다. 개인의 신념과 인맥이 조직 확장의 연료가 된 셈이다.
Young defendants testified they were recruited at anti-impeachment rallies through personal networks and ideological appeals, not job ads.
검찰이 파악한 여론조작의 규모는 얼마나 되나
검찰에 따르면 100명이 넘는 조직원이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청년 리더'의 지시에 맞춰 움직였다. 이들은 이재명·이준석 당시 후보를 비방하고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는 댓글을 달았다. 네이버 계정 34개로 6,000여 개 댓글을 작성했고, 단체 대화방에 공유된 URL로 공감을 누르는 데 계정 93개가 동원됐다. 청년 리더 7명에게는 활동비 명목으로 총 160만 원이 송금됐다. 자승단 청년들은 작성한 댓글 개수와 계좌번호를 제출하고 지난해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1인당 약 4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재판에서 확인됐다.
Prosecutors say over 100 members used 34 Naver accounts to post some 6,000 comments, with youth leaders paid about 400,000 won each.
이 사건은 앞으로 어디로 향하나
손효숙 대표는 첫 재판에서 타인 명의 계정으로 댓글을 달게 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김문수 후보 당선을 위한 조직적 활동이라는 핵심 혐의는 부인했다. "자발적 활동"이라는 주장과 청년들의 구체적 진술이 충돌하는 지점이 재판의 쟁점이다. 특히 집회 주최와 온라인 공작, 그리고 초등 교육 프로그램이 하나의 조직 안에서 맞물려 있었다는 점은 극우 네트워크가 거리·온라인·교실을 동시에 겨냥했음을 보여준다. 유죄가 확정되면 자발적 정치 참여와 조직적 선거범죄의 경계를 가르는 선례가 될 수 있다.
Ribak School's leader denies coordinated electioneering, setting up a trial that may redraw the line between grassroots activism and organized election crime.
자발적 신념과 조직적 동원의 경계는 어디에 있나
이 사건이 던지는 가장 불편한 질문은 청년들의 진술 속에 있다. 그들은 하나같이 돈이 아니라 '나라를 구한다'는 신념으로 참여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A씨는 모은 돈을 집회 참가자들의 숙박비와 물품 조달에 쓴다고 했고, C씨는 계엄 이후 처음 정치에 눈떴다고 했다. 이 진술만 보면 자발적 정치 참여처럼 읽힌다. 그러나 그 신념이 발화하고 조직되는 방식을 들여다보면 그림은 달라진다. 집회 현장에서 명함이 오가고, "믿을 만한 사람을 데려오라"는 지시가 내려가고, 댓글 교육과 단체 카카오톡방과 활동비 정산이 뒤따랐다. 개인의 분노를 조직이 설계된 경로로 흡수한 구조가 보인다.
리박스쿨 사건이 여느 댓글 조작 사건과 다른 지점도 여기에 있다. 이 조직은 거리의 집회, 온라인의 댓글, 그리고 교실의 방과후 수업이라는 세 개의 전선을 동시에 운영했다.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이 청년을 모으는 미끼이자 초등학생에게 특정 역사관을 주입하는 통로로 겹쳐 쓰였다는 점은, 이 사건을 단순한 선거철 일탈로 보기 어렵게 만든다. 여론을 만들고, 사람을 모으고, 다음 세대를 겨냥하는 일이 한 조직 안에서 맞물려 돌아갔기 때문이다.
법정의 판단은 결국 손효숙 대표의 '자발적 활동' 주장과 청년들의 구체적 진술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로 갈릴 것이다. 다만 유무죄와 별개로, 정치적 확신에 찬 청년이 어떻게 조직의 부품이 되는지를 이 재판은 이례적으로 선명하게 보여준다. 신념은 개인의 것이지만, 그 신념을 계좌번호와 댓글 개수로 환산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순수한 참여가 아니다. 이 경계를 어떻게 그을 것인가가 사건의 진짜 쟁점이다.
The defendants insist they acted on conviction, not for money — but the trial lays bare how personal belief was funneled into an organized operation spanning rallies, comments, and classrooms.
자주 묻는 질문
Q. 리박스쿨이라는 이름은 무슨 뜻인가요?
'이승만·박정희 스쿨'을 줄인 말로, 두 전직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조명하는 극우 성향 역사 교육을 표방하는 단체입니다.Q. 청년들은 왜 처벌 대상이 됐나요?
이들은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를 비방·지지하는 댓글을 조직적으로 작성하고 활동비를 받은 혐의로 공직선거법 위반이 적용됐습니다.Q.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은 이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나요?
리박스쿨은 초등 방과후 강사 자격증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이 프로그램이 사람을 모아 댓글부대로 끌어들이는 통로로도 쓰였다는 정황이 드러났습니다.Q. 손효숙 대표는 혐의를 인정했나요?
타인 명의 계정으로 댓글·공감을 지시한 점과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 일부만 인정하고, 특정 후보를 위한 조직적 여론조작 혐의는 부인했습니다.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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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ources
- 리박스쿨, 극우 집회 청년들로 댓글부대 조직했다 (뉴스타파)(NewsArticle)
- 김문수·황교안·리박스쿨, 선거법 위반 불구속 기소 (서울신문)(NewsArticle)
- 김문수 위해 댓글 조작 혐의 리박스쿨 손효숙 첫 재판 (경향신문)(NewsArticle)
- 초등생들에 이승만·박정희 배우자, 늘봄교실까지 노린 리박스쿨 (MBC)(News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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