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폐렴백신 6만5천원 vs 30만원, 국가 지원 기준은 아직 미정
폐렴구균 단백결합백신 프리베나13 접종비가 의원에 따라 6만5000원에서 30만원까지 4.6배 벌어졌다. 정부는 2027년 국가접종 전환을 예고했지만 시기와 지원 기준은 여전히 미정이다.
같은 폐렴백신인데 왜 접종비가 4.6배나 차이날까?
폐렴구균 단백결합백신 '프리베나13'의 의원급 접종비가 최저 6만5000원, 최고 30만원으로 4.6배 벌어진 사실이 확인됐다. 국가가 65세 이상에게 무료로 주는 백신은 예방효과가 떨어지는 다당백신이라, 고령층은 돈을 내고 단백결합백신을 따로 맞는다. 정부는 2027년 국가예방접종 전환을 예고하며 예산을 136억원에서 418억원으로 늘렸지만, 전환 시점과 지원 대상 기준은 석 달 앞두고도 확정되지 않았다.

목차
무료 백신을 두고 왜 돈 내고 다른 백신을 맞나?
질병관리청은 2013년부터 만 65세 이상에게 23가 다당백신(PPSV23)을 1회 무료로 지원해 왔다. 문제는 이 백신이 면역기억을 만들지 못해 시간이 지날수록 방어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반면 단백결합백신(PCV)은 다당류를 단백질에 붙여 면역기억을 유도하기 때문에 효과가 오래 간다. 그런데 국내에서 PCV의 국가예방접종 대상은 영유아뿐이어서, 더 나은 백신을 원하는 고령층은 접종비를 온전히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Korea has offered the 23-valent polysaccharide vaccine free to those 65 and older since 2013, but it fails to build immune memory. The more durable conjugate vaccine remains a fully out-of-pocket option for older adults.
의원 문턱 하나에 23만5000원이 갈린다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비급여 진료비 자료를 보면, 프리베나13 접종비는 의원에 따라 6만5000원에서 30만원까지 23만5000원 차이가 났다. 또 다른 성인용 단백결합백신 '박스뉴반스'도 5만원에서 20만원으로 4배 격차를 보였다. 동일한 제품, 동일한 성분인데 어느 병원 문을 여느냐가 부담을 결정하는 구조다. 비급여는 의료기관이 가격을 자율 책정하는 영역이라 제재할 근거도 마땅치 않다.
Prevnar 13 costs between 65,000 and 300,000 won depending on the clinic, a gap of 235,000 won for the same shot. Pricing for non-reimbursed vaccines is set at each clinic's discretion.
숫자가 말하는 폐렴의 무게는 얼마나 무거운가?
폐렴은 지난해 3만965명이 숨진 국내 사망원인 3위 질환이고, 사망자의 92.2%가 70세 이상이었다. 65세 이상 PPSV23 접종률은 약 55%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접종비를 보조하는 기초지자체는 서울 광진구·강남구, 충북 괴산군, 전북 정읍시·남원시 등 5곳으로 전국 226곳의 2.2%에 그친다. 기준도 제각각이다. 광진구는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 강남구는 그중에서도 중증장애인으로 대상을 좁혔고, 괴산군과 정읍시는 60~64세 주민을 지원한다. 같은 나이여도 사는 곳과 소득, 장애 여부에 따라 지원 여부가 갈린다.
Pneumonia killed 30,965 people last year as Korea's third-leading cause of death, with 92.2 percent of victims aged 70 or older. Only five of 226 local governments subsidize conjugate vaccination, each with different criteria.
2027년 전환은 예정대로 굴러갈까?
정부는 국가 지원 백신을 다당백신에서 PCV로 바꾸기로 하고 관련 예산을 올해 136억원에서 내년 418억원으로 늘렸다. 10년 넘게 국가예방접종에 쓰인 한국MSD '프로디악스-23'은 2026년 공급 계약을 끝으로 국내 공급을 접는다. 사실상 되돌리기 어려운 수순이다. 그런데 질병청은 "2027년 전환 추진을 목표로 한다"면서도 조달 계약과 사업 계획에 따라 시점이 조정될 수 있다고 했고, 어떤 백신을 도입할지도 혈청형 분포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원 대상은 국가 지원을 받지 않은 65세 이상 미접종자가 기준이 될 전망이라, 이미 무료로 다당백신을 맞은 고령층은 제외될 수 있다. 자비로 PCV를 먼저 맞은 사람에게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도 미정이다.
The government has tripled the budget to 41.8 billion won and the incumbent polysaccharide vaccine will stop shipping after 2026. Yet the switch date, the vaccine to be adopted and eligibility rules all remain undecided.
가격 편차는 시장의 문제인가, 제도의 공백인가?
같은 백신에 붙은 6만5000원과 30만원이라는 두 숫자는 언뜻 의료기관의 양심 문제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 격차는 개별 의원의 선택이 아니라 제도가 비워 둔 자리에서 자라났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비급여는 건강보험이 값을 정하지 않는 영역이고, 값을 정하지 않는다는 말은 곧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심사평가원이 가격을 공개하도록 한 것은 분명 진전이지만, 공개가 곧 조정은 아니다. 고령의 환자가 앱을 열어 동네 의원 열 곳의 접종비를 비교한 뒤 가장 싼 곳을 찾아 버스를 갈아타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정보는 열려 있으나 그 정보를 활용할 여력은 사람마다 다르고, 그 차이가 결국 건강의 차이로 이어진다.
국가가 무료로 주는 백신이 더 나은 백신이 아니라는 사실도 이 구조를 떠받치고 있다. 다당백신은 면역기억을 남기지 못하고, 그 사실은 의료계에서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그럼에도 전환이 13년 넘게 미뤄지는 동안 더 오래 가는 백신을 원하는 사람은 스스로 돈을 낼 수밖에 없었고, 그 돈을 낼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사이에 조용한 선이 그어졌다.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가 2024년 권고 연령을 65세에서 50세로 낮추며 단백결합백신 접종 문턱을 오히려 넓힌 것과 비교하면, 우리의 속도는 더디다.
더 아쉬운 대목은 전환을 결정해 놓고도 기준을 내놓지 못하는 지금의 상태다. 기존 백신의 공급이 2026년으로 끝나고 예산까지 세 배 가까이 늘어난 이상 방향은 사실상 정해졌다. 남은 것은 언제, 누구에게라는 두 가지 질문인데 정작 그 답이 없다. 이미 무료로 다당백신을 맞은 고령층이 제외될 수 있다는 방향만 흘러나오면서, 제도를 성실히 따른 사람이 손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생긴다. 자비로 먼저 접종한 사람에 대한 기준도 비어 있다. 이 공백은 접종을 미루게 만들고, 미뤄진 접종은 다가올 겨울의 위험으로 되돌아온다. 폐렴 사망자의 아홉 명 중 아홉에 가까운 비율이 고령층이라는 통계 앞에서, 행정의 지연은 서류상의 일정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수명에 관한 문제가 된다. 정책의 방향을 발표하는 일과 그 방향에 탈 사람의 명단을 확정하는 일은 다른 무게를 가진다.
The price gap is less about individual clinics than about a regulatory vacuum where non-reimbursed prices go unset and unchecked. With the budget tripled and the old vaccine leaving the market, the direction is fixed — only the timing and eligibility remain blank, and that blank is what pushes older adults to delay a shot they cannot safely postpone.
자주 묻는 질문
Q. 다당백신과 단백결합백신은 무엇이 다른가요?
다당백신(PPSV23)은 23가지 혈청형을 넓게 겨냥하지만 면역기억을 형성하지 못해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약해집니다. 단백결합백신(PCV)은 다당류를 단백질에 결합해 면역기억을 유도하므로 방어 효과가 더 오래 유지됩니다.Q. 지금 국가 지원으로 맞을 수 있는 백신은 무엇인가요?
만 65세 이상은 보건소와 지정 의료기관에서 23가 다당백신을 1회 무료로 접종할 수 있습니다. 단백결합백신은 영유아만 국가예방접종 대상이라 성인은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합니다.Q. 접종비는 어디서 미리 확인할 수 있나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의료기관별 비급여 진료비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심평원 누리집이나 모바일 앱 '건강e음'에서 지역별 폐렴구균 백신 접종비를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Q. 지금 자비로 맞으면 나중에 손해인가요?
질병청이 이미 국가 지원을 받은 사람을 전환 대상에서 빼겠다는 방향을 밝힌 만큼, 자비 접종자에 대한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고위험군이라면 접종 시점을 늦추기보다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하는 편이 안전합니다.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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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ources
- [단독]같은 폐렴백신인데 어디는 6만5000원, 어디는 30만원…내년 국가 지원 기준도 아직 미정(NewsArticle)
- 10년 넘게 NIP 적용 받던 프로디악스23 공급 중단(NewsArticle)
- 급물살 탄 NIP 고령층 폐렴구균 백신 PCV 전환...시기는?(NewsArticle)
- Expanded Recommendations for Use of Pneumococcal Conjugate Vaccines Among Adults Aged 50 Years (ACIP, MMWR)(NewsArticle)
- 65세 이상 성인 폐렴구균 국가예방접종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News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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