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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자비시사 120회 돌파, 제주 4·3 영화 관객 운동

제주 4·3 영화 내 이름은이 관객 자비 시사회 120회를 돌파했다. 박중훈·고두심·윤태호 등 명사 동참, 1만 시민 후원 4억 펀딩 등 K-시민영화 운동을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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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직접 대관까지? '내 이름은' 자비 시사 120회의 의미는?

제주 4·3을 다룬 정지영 감독의 영화 '내 이름은'이 관객 자발적 대관 시사회 120회를 돌파했다. 회당 200만~300만 원의 대관료를 관객이 직접 부담하는 이례적 흐름으로, 손익분기점 60만에 못 미친 누적 19만 4,000명을 받쳐주는 풀뿌리 입소문 마케팅이 됐다. 박중훈·고두심·웹툰작가 윤태호 등 명사들도 동참하며 K-시민영화 운동의 새로운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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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왜 관객들은 자기 돈으로 시사회를 여는가?

'내 이름은'은 1949년 제주의 봉인된 기억을 지닌 어머니 정순(염혜란)과 1998년 봄 촌스러운 이름을 지우고 싶은 18세 아들 영옥(신우빈)의 시간을 교차시키는 미스터리 드라마다. 정지영 감독이 '부러진 화살', '블랙머니', '소년들'에 이어 다시 한국 현대사의 상처를 마주한 작품이다. 4월 15일 개봉 후 누적 19만 4,000여 명(5월 4일 기준)으로 손익분기점 60만에는 한참 모자라지만, 영화를 본 시민들은 "이렇게 아픈 역사를 잘 몰랐다"는 안타까움을 시사회 신청 메시지에 담아 영화사로 보내고 있다. 이런 정서가 곧 자비 시사회 릴레이의 동력이 됐다.

Director Jung Ji-young's Jeju 4·3 drama 'My Name Is' has triggered an unusual self-funded screening movement, with viewers personally renting theaters to amplify a story they say they wish they had learned earlier.

어디까지 번졌고, 누가 동참하고 있는가?

서울·춘천·전주·정읍·제주 등 전국 곳곳에서 시사회가 100회를 넘기며 이어지고 있다. 1호 자비 시사회는 4월 16일 배우 박중훈이 열었고, 이후 문창우 주교, 채윤희 전 영상물등급위원장, 임문철 제주 4·3평화재단 이사장, 강요배 화백, 김동범·부지영 감독 등이 잇따라 동참했다. 5월 3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제주 출신 배우 고두심이 제주도민을 초청한 시사회를 열고 양윤호·정지영 감독과 GV(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다음 날인 5월 4일에는 웹툰작가 윤태호가 같은 극장에서 시사회를 주최했다. 고3 수험생이 용돈을 모아 후원한 사연까지 알려지면서, '내 이름은'은 단순한 한 편의 영화가 아니라 4·3의 기억을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매개로 기능하고 있다.

From Busan to Jeju, more than 120 paid screenings have been hosted by actors, bishops, painters, and even a high schooler chipping in pocket money — turning the film into a citizen-led memorial campaign.

숫자로 본 '내 이름은'의 시민 펀딩과 흥행 지표는?

'내 이름은'은 제작 단계부터 텀블벅 크라우드펀딩으로 출발했다. 2024년 12월 2일부터 2025년 1월 31일까지 진행된 캠페인에는 시민 9,788명이 참여해 4억 4,427만 원을 모았는데, 이는 목표액 4,300만 원의 940%에 달하는 금액이자 텀블벅 사상 극영화 펀딩 1위다. 총제작비 40억 원 중 4억여 원을 시민이 직접 부담한 셈이다. 시사회 1회 대관료는 보통 200만~300만 원, 120회로 단순 환산해도 약 2억 4,000만~3억 6,000만 원 규모의 자비 마케팅이 풀뿌리에서 일어난 것이다. 흥행 곡선도 변하고 있다. 개봉 직후 일일 관객은 한 자릿수 박스오피스에 머물렀지만 자비 시사회가 본격화한 5월 들어 하루 2,000~3,000명대로 안정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2023년 다큐 '수라'의 공동체 상영 사례가 수십 회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극영화 100회 돌파는 한국 영화 마케팅 역사에서 이례적이다.

Citizens contributed nearly 444 million won via Tumblbug — 940% of target — and are now spending another 240–360 million won out of pocket on rentals, dwarfing the scale of the 2023 documentary 'Sura' community-screening precedent.

이 운동은 한국 영화 시장에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

'내 이름은'은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 초청에 이어 5월 2일 폐막한 이탈리아 우디네 극동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며 해외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는 자비 시사회 릴레이가 오프라인 입소문을 OTT 시대 기획 마케팅의 빈자리에 채워 넣고 있다. 이는 1만 명 단위의 시민 후원, 자비 대관, 명사 GV로 이어지는 3단 구조가 다양성·중간 예산 영화의 새로운 배급 모델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손익분기점 도달 여부와 별개로, 4·3·5·18 같은 한국 현대사 비극을 다루는 작품이 시민 손에 의해 시장에 살아남는 방식이 가시화된 것이다. 향후 정지영 감독이 예고한 후속 행보, 그리고 다른 사회적 영화들이 이 모델을 어떻게 변주할지에 시선이 쏠린다.

With Berlin Forum and Udine Audience Award credentials abroad and a citizen-driven distribution loop at home, 'My Name Is' is rewriting how mid-budget historical dramas survive Korea's OTT-dominated theatrical market.

자비 시사 120회는 한국 영화 산업에 무엇을 묻고 있는가?

이 현상은 단순한 마케팅 미담이 아니다. 본질은 한국 영화 산업의 구조 변화에 시민이 직접 응답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OTT 우위와 멀티플렉스 회차 단축이 일상화된 시장에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중간 예산 영화는 개봉 첫 주에 좌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곧장 퇴장하는 구조가 굳어졌다. '내 이름은'은 그 구조에 갇히지 않고, 시민이 1회당 200만~300만 원의 대관료를 들여 직접 좌석을 만들어 내는 새로운 경로를 개척했다. 이는 후원 단계에서 끝나지 않고 상영 단계까지 이어지는 2단 시민 마케팅 모델이라는 점에서, 다양성영화 배급 논의에 던지는 질문이 묵직하다.

또 하나 주목할 지점은 '잘 몰랐던 역사'를 함께 학습하려는 욕구가 영화 소비의 동기로 부상했다는 사실이다. 박중훈의 1호 시사회부터 고두심의 GV, 윤태호의 동참, 고3 수험생의 후원까지, 세대와 직군을 가로지르는 참여는 4·3 8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한국 사회의 기억 작업이 콘텐츠 시장과 결합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산업적으로는 손익분기점 60만 도달 여부가 향후 비슷한 작품의 투자 결정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정책적으로는 영진위·지자체가 자비 시사 같은 풀뿌리 운동을 어떻게 제도화할지가 다음 과제로 떠오른다. 결국 '내 이름은'이 시험하는 것은 한 영화의 흥행이 아니라, 한국 영화 산업이 시민과 함께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이다.

The 120-screening movement is not just a feel-good story but a structural challenge to Korea's OTT-driven theatrical model, hinting at a new two-stage civic marketing pipeline for socially significant mid-budget films.

자주 묻는 질문

Q. 영화 '내 이름은'은 어떤 작품인가요? 1949년 제주 4·3사건의 기억을 봉인한 어머니 정순과 1998년 자기 이름을 바꾸려는 18세 아들 영옥의 이야기를 교차시키는 미스터리 드라마입니다. 정지영 감독이 연출했고 염혜란·신우빈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Q. 자비 시사회는 어떻게 신청하나요? 관객이 인근 멀티플렉스를 직접 대관(보통 회당 200만\~300만 원)한 뒤 영화사 아우라픽처스·렛츠필름 측에 시사회를 신청하는 구조입니다. 시민 후원자, 지역 단체, 학교, 직장 동호회 등이 주축이 되고 있습니다.
Q. 텀블벅 펀딩 규모는 얼마였나요? 2024년 12월부터 2025년 1월까지 9,788명이 4억 4,427만 원을 모았습니다. 목표액 4,300만 원의 940%로, 텀블벅 극영화 부문 역대 1위 기록입니다.
Q.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가능성은 있나요? 원작 기사 기준 손익분기점은 60만 명입니다. 5월 4일까지 누적 19만 4,000명으로 격차는 크지만, 자비 시사회로 일일 관객이 2,000\~3,000명대로 회복되며 장기 상영 가능성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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