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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 빚 3천억 안 갚은 이영복, 엘시티 지분도 차명이었나

엘시티 시행사 지분 31%가 페이퍼컴퍼니로 넘어간 2014년 거래에서 지분 파킹 정황이 드러났다. 이영복의 HUG 채무는 3,010억 원, 되찾을 수 있는 배당 권리는 814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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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억을 갚지 않는 사람이 814억 배당을 노릴 수 있나

부산 해운대 엘시티를 세운 개발업자 이영복이 시행사 지분을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숨겨둔 정황이 드러났다. 그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갚지 않은 돈은 연 20% 지연이자가 붙어 3,010억 원까지 불어났다. 그런데 같은 시기, 그 페이퍼컴퍼니 앞으로 쌓인 미지급 배당금은 971억 원이다. 공적 보증기관의 돈은 떼먹힌 채 방치됐고, 떼먹은 쪽은 되찾을 자산을 차곡차곡 쌓아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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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이영복의 3천억 채무는 어디서 시작됐나

시작은 1996년 부산 사하구의 한 개발 사업이다. 이영복은 HUG의 전신으로부터 약 1천억 원을 투자받으면서 사업이 무산되면 원금과 이자를 변제하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2000년 사업은 무산됐지만 그는 약정을 이행하지 않았고, HUG는 12년에 걸친 법정 공방 끝에 2012년에야 최종 승소했다. 판결이 나온 뒤에도 변제는 없었다. 법원이 연 20% 연체이자를 붙이도록 하면서, 원금 1천억 원짜리 채무는 26년이 지난 지금 3천억 원대 괴물로 자라났다.

A 1996 development deal gone bust left Lee owing about 100 billion won to the state housing guarantee agency. Compound interest of 20% annually has swollen that unpaid debt to roughly 301 billion won.

2014년의 지분 매각은 왜 위장 거래로 의심받나

2014년 엘시티 사업은 선분양 승인과 본PF 대출이라는 고비를 앞두고 있었다. 문제는 HUG의 분양 보증이었다. 악성 채무자인 이영복이 시행사 엘시티PFV의 최대 주주로 남아 있는 한 보증 거절 가능성이 높았고, 실제로 2013년 서울 금천구 사업에서 "이영복이 실질 경영자로 보인다"는 이유로 보증을 거절당한 전력도 있었다. 그해 10월 이영복의 청안건설은 보유 지분 31%를 이젠위드라는 회사에 전량 넘겼고, HUG는 곧 분양 보증을 승인했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이면계약서는 이 거래의 성격을 달리 보게 만든다. 이젠위드는 청안건설이 요구하면 언제든 주식을 되팔아야 하고, 동의 없이는 제3자에게 팔 수도 없으며, 되팔 때 받을 돈은 출자원금에 3년 국채 이자율을 더한 금액으로 묶여 있었다.

Lee sold his 31% stake just before the guarantee review, but a side contract capped the buyer's upside at government bond rates while granting the seller an unlimited call option.

10억 원을 여덟 번 돌린 90억 원 거래란 무엇인가

거래 대금의 흐름은 더 노골적이다. 이젠위드 대주주 A씨는 2016년 검찰 조사와 뉴스타파 인터뷰에서 지분 31%의 매매가 약 90억 원이었지만 이젠위드가 실제로 낸 돈은 10억 원뿐이었다고 진술했다. 나머지 70억~80억 원은 청안건설이 대여하는 형식을 취했으나, 2014년부터 지금까지 원금도 이자도 상환된 적이 없고 차용증조차 없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그는 "10억 원을 넣었다 뺐다 반복해서 그렇게 보이게 만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검찰 계좌 추적에서도 청안건설 자금이 이젠위드 주주 계좌에 들어갔다가 즉시 주식 인수 대금으로 되돌아오는 흐름이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이젠위드 이사진 구성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지난해 교체된 이사 3명은 각각 이영복의 이른바 양아들, 비서실장, 오랜 측근 직원이었다.

The buyer paid only about 1 billion won of the 9 billion won price; the rest was allegedly manufactured by cycling the same 1 billion won back and forth seven or eight times.

HUG는 이번에는 3천억 원을 회수할 수 있을까

HUG는 뉴스타파 질의에 "관계 법인과의 실질적 지배 관계 및 재산 귀속 관계에 대한 입증에 한계가 있어 채권 회수가 어려웠다"면서도, 이번 보도 내용을 토대로 법적 조치를 포함한 추가 회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감사원은 지난 7월 HUG가 최근 5년간 대신 갚은 15조 원 가운데 12조 원을 회수하지 못했고, 관리 대상 채무자 9,003명 중 2,915명은 재산조사 이력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영복이 엘시티PFV 1대 주주를 바꿔치기해 1조 9,768억 원의 분양보증을 부정하게 받았다는 혐의는 1심에서 무죄가 났다. 실질 지배와 차명을 입증하는 일이 형사에서도 만만치 않았다는 뜻이다. 그래도 민사에서는 사해행위 취소나 채권자대위 같은 길이 남아 있고, 이번에 나온 이면계약서와 당사자 진술은 그 입증의 무게추를 옮길 만한 자료다.

Regulators concede they lacked proof of control. But the newly surfaced side contract and shareholder testimony may finally give the agency the evidentiary footing it has lacked for 26 years.

26년을 버티면 3천억은 없던 일이 되는가

이 사건에서 가장 불편한 대목은 불법의 정교함이 아니라 시간의 길이다. 1996년에 빌린 돈을 두고 2012년에 확정판결이 났고, 그로부터 다시 14년이 흘렀다. 그사이 채무자는 부산의 랜드마크를 올렸고, 징역 6년을 살고 나왔으며, 지금은 측근들을 이사로 앉힌 회사를 통해 800억 원대 배당 권리를 바라보고 있다. 반면 돈을 떼인 쪽은 공적 보증기관이다. 결국 이 채권의 실질적 주인은 주택 구매자와 임차인이 낸 보증료, 그리고 그 뒤를 받치는 국민의 부담이다.

제도가 작동하지 않은 이유는 기술적으로 설명된다. HUG는 "관계 법인과의 실질적 지배 관계 입증에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맞는 말이지만, 동시에 변명이기도 하다. 2016년 검찰 조사에서 이젠위드 대주주와 청안건설 전 대표가 이미 "이젠위드는 이영복이 실질적으로 지배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기록이 존재했다. 10년 전에 수사기관 문서로 남은 진술을, 채권자인 공기업은 확보하지 못했거나 확보하고도 쓰지 못했다. 감사원이 지난 7월 관리 대상 채무자 세 명 중 한 명은 재산조사 이력조차 없다고 지적한 것과 같은 결의 문제다. 회수가 어려웠던 것이 아니라, 회수를 시도한 흔적이 희박했던 것에 가깝다.

차명이라는 수법 자체는 새롭지 않다. 새로운 것은 그것이 여전히 통한다는 사실이다. 콜옵션과 재매각 금지, 국채 금리로 묶인 차익 제한이 한 계약서 안에 나란히 적혀 있는데도, 그 계약서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12년이 걸렸다. 채권 회수의 성패가 공기업의 조사 역량이 아니라 언론의 취재 성과에 달려 있다면, 그 자체가 제도의 실패를 보여준다. 이영복 개인의 뻔뻔함을 탓하는 것으로 이 사건을 정리하면 남는 것이 없다. 물어야 할 질문은 따로 있다. 판결을 받아내고도 26년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채권 관리 구조를 그대로 두어도 되는가, 그리고 다음 이영복이 나타났을 때 우리는 무엇이 달라져 있을 것인가.

The uncomfortable part is not the sophistication of the scheme but its duration: a court judgment won in 2012 has yielded nothing in fourteen years. When debt recovery depends on investigative journalism rather than the creditor agency's own capacity, the failure is institutional.

자주 묻는 질문

Q. 지분 파킹이 정확히 무엇인가 주식을 파는 것처럼 꾸며 제3자 명의로 맡겨두고, 실질적인 소유권과 처분 권한은 그대로 쥐고 있는 행위다. 매수인에게 콜옵션, 재매각 금지, 차익 제한 같은 족쇄를 채우면 명의만 이전되고 실질은 변하지 않는다.
Q. 이런 행위는 어떤 법에 걸릴 수 있나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재산을 허위 양도했다면 형법 제327조 강제집행면탈죄가 적용될 수 있고, 3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채권자는 별도로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내 빼돌려진 재산을 되돌릴 수 있다.
Q. 배당금 814억 원은 어떻게 계산된 금액인가 엘시티PFV가 이젠위드에 아직 주지 않은 배당금이 지난해 12월 기준 약 971억 원이고, 이는 이젠위드 보유 지분 37%에 대한 몫이다. 이 가운데 청안건설이 콜옵션으로 되살 수 있는 최대치인 31%분을 환산하면 약 814억 원이 된다.
Q. 이영복은 지금 어떤 상태인가 회삿돈 704억 원을 빼돌리고 정관계에 금품을 건넨 혐의로 징역 6년을 확정받아 2022년 11월 만기 출소했다. 출소 이후에도 해운대 엘시티 관련 법인들에 영향력을 행사해 온 정황이 계속 보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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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estigations#이영복#엘시티#hug#차명주식#지분파킹#부동산개발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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