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가능한 사랑, 한국 최초 베니스 심사위원대상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이 제83회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한국 영화 최초 기록과 24년 만의 귀환, 넷플릭스 제작과 아카데미 출품까지 짚는다.
이창동의 가능한 사랑은 베니스에서 무엇을 바꿔놓았나?
이창동 감독의 일곱 번째 장편 <가능한 사랑>이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한국 영화가 이 부문에서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2002년 <오아시스>로 감독상을 받은 지 24년 만의 귀환이자, <버닝>(2018) 이후 8년 만의 신작이다. 해고 노동자 부부와 그들을 취재하는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의 엇갈린 욕망을 그린 이 작품은 국제비평가연맹(FIPRESCI)상까지 함께 가져갔다.

목차
24년 만의 귀환은 어떤 무대에서 이뤄졌나?
현지 시간 12일 저녁 8시 30분경, 심사위원장인 매기 질렌할의 호명에 무대에 오른 이창동은 "그라찌에, 감사합니다"라는 이탈리아어와 한국어 인사부터 건넸다. 트로피를 건넨 사람은 올해 경쟁 부문 심사위원이자 홍콩 거장인 조니 토였다. 이 감독은 "노동이 사라져가는 시대에,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가 끊어져가는 시대에 저는 영화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질문하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며 "이 상을 주신 것은 그 질문을 계속하라는 뜻으로 알겠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의 베니스 경쟁 부문 수상 계보는 길지 않다. 1987년 임권택 감독 <씨받이>로 강수연이 여우주연상을, 2002년 <오아시스>로 이창동이 감독상과 문소리가 신인배우상을, 2004년 김기덕 감독이 <빈집>으로 감독상을, 2012년 같은 감독이 <피에타>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창동은 24년의 간격을 두고 자신의 이름으로 그 빈칸을 채웠다.
Lee Chang-dong's "Possible Love" won the Silver Lion Grand Jury Prize at the 83rd Venice Film Festival, the first time a Korean film has taken that specific award. It marks his return to the Lido 24 years after "Oasis" won Best Director in 2002.
왜 이 영화는 넷플릭스에서 만들어졌을까?
<가능한 사랑>의 제작 과정은 한국 영화 산업의 현재를 그대로 압축한다. 이 작품은 본래 극장 개봉을 전제로 기획됐지만 투자 단계에서 벽에 부딪혔다. 국내 대형 투자배급사를 차례로 두드렸고 배우들이 출연료를 크게 낮추는 양해까지 했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표류하던 기획에 물꼬를 튼 쪽이 넷플릭스였다.
이 감독은 넷플릭스와 손을 잡으면서 한 가지 조건을 걸었다. 스트리밍 공개 전에 극장에서 먼저 걸어달라는 것이었다. 그 약속에 따라 <가능한 사랑>은 9월 23일 한국 극장에 먼저 개봉하고, 11월 6일 넷플릭스로 공개된다. 홀드백 제도를 둘러싼 논쟁이 한창인 시점에, 플랫폼 자본이 거장의 작가 영화를 살려낸 동시에 극장을 앞세우는 전략까지 택한 셈이다.
The film was originally planned for a theatrical release but failed to secure domestic investment even after its cast accepted reduced fees. Netflix revived the project on the condition, set by Lee himself, that it open in cinemas first.
작품과 수상 기록에는 어떤 숫자가 남았나?
월드프리미어 상영에서 <가능한 사랑>은 7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았고, 올해 경쟁 부문 진출작 21편 가운데 유력 수상 후보로 꼽혀왔다. 각본은 <버닝>을 함께 쓴 오정미 작가와의 공동 작업이다. 2000년대 한국 대기업의 대규모 정리해고와 이에 맞선 파업이 폭력 진압된 사건에서 출발했지만, 이 감독은 제작보고회에서 특정 기업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길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배우 구성도 이 감독의 전작들과 이어진다. 해고 노동자 부부 역의 설경구는 <박하사탕>과 <오아시스>를, 전도연은 <밀양>을 함께한 배우다. 취재하는 쪽 부부는 조여정과 조인성이 맡았고, 음악은 정재일이 붙었다. 전도연의 연기는 미국 매체 인디와이어로부터 "100년에 한 번 나올 법한 명연기"라는 평을 받았지만, 코파 볼피-여우주연상은 황금사자상 수상작 <언노운 우먼>의 신인 마틸드 아르셀에게 돌아갔다. 올해 최고상은 경쟁작 21편 중 여성 감독 단독 연출작으로는 유일했던 메이 엘 투키의 <언노운 우먼>이 가져갔고, 심사위원특별상은 가자 지구 전쟁을 다룬 다큐멘터리 <나자>가 받았다. 이 작품은 올해 최장인 24분 30초의 기립박수를 기록했다.
"Possible Love" drew a seven-minute standing ovation at its world premiere and also took the FIPRESCI prize. Jeon Do-yeon's performance was hailed by Indiewire, though the Volpi Cup went to newcomer Mathilde Arcel of Golden Lion winner "Woman Unknown."
다음 무대는 아카데미가 될 수 있을까?
<가능한 사랑>은 이미 제9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부문의 한국 대표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선정 과정에서는 작품의 완성도와 감독의 분명한 메시지, 촬영의 완성도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베니스 심사위원대상과 FIPRESCI상이라는 수상 이력이 더해지면서 시상식 시즌 초입의 출발선은 한층 앞당겨졌다.
변수는 있다. 넷플릭스 공개작이라는 배급 구조가 오스카 캠페인에서 어떻게 작동할지, 극장 선개봉이 얼마나 실질적인 관객 기반을 만들어낼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사람들이 극장에 모이기도 힘들어하고 영화에 대해 서로 나눴던 관계가 점점 끊어진다"며 토로한 고민은, 정확히 이 작품이 놓인 자리이기도 하다. 2027년 3월로 예정된 시상식까지 <가능한 사랑>의 항로는 한국 영화가 플랫폼 시대에 어떤 방식으로 세계와 만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험이 된다.
The film is Korea's official submission for Best International Feature at the 99th Academy Awards. How a Netflix title with a limited theatrical window performs in the awards race remains an open question heading into March 2027.
자주 묻는 질문
Q. 심사위원대상은 베니스영화제에서 몇 번째로 높은 상인가요?
경쟁 부문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다음가는 2등상입니다. 은사자상 계열로 분류되며, 같은 은사자상인 감독상과는 별개의 상입니다. 한국 영화가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것은 <가능한 사랑>이 처음입니다.Q. 가능한 사랑은 언제 어디서 볼 수 있나요?
9월 23일 한국 극장에서 먼저 개봉하고, 11월 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됩니다. 이창동 감독이 넷플릭스와 계약하면서 스트리밍 이전의 극장 개봉을 조건으로 요구했고, 그 약속이 지켜진 결과입니다.Q. 영화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했나요?
2000년대 한국 대기업의 대규모 정리해고와 파업 폭력 진압 사건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다만 이 감독은 특정 기업의 사건으로 읽히는 것을 경계하며, 대규모 해고가 남긴 사회적 여파 전반을 다루려 했다고 밝혔습니다.Q. 올해 베니스영화제의 다른 주요 수상작은 무엇인가요?
황금사자상은 메이 엘 투키 감독의 <언노운 우먼>이, 감독상은 20년에 걸쳐 완성한 <다우>의 일리야 크르자노프스키가 받았습니다. 남우주연상은 <와일드 호스 나인>의 존 말코비치, 평생공로상은 조지 클루니에게 돌아갔습니다.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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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ources
- “조여정 꿈 샀다”…이창동, 韓 최초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NewsArticle)
- Lee Chang-dong's 'Possible Love' wins Grand Jury Prize at Venice Film Festival(NewsArticle)
- Venice 2026 Winners: May El-Toukhy’s ‘Woman Unknown’ Wins Golden Lion For Best Film(NewsArticle)
- 이창동 감독 ‘가능한 사랑’, 아카데미 한국 출품작 선정(NewsArticle)
- ‘가능한 사랑’ 극장 선개봉, 영화제 노리는 넷플릭스 전략(NewsArticle)
- 사랑, ‘가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이창동 감독 신작,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의 이야기(News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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