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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하이오더의 그늘, 1위 티오더는 왜 망 인질극을 당했나

KT가 테이블오더 하이오더 출시 직전 1위 티오더 기기에 맥 주소 제한을 걸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통신 인프라를 무기로 한 대기업 갑질과 망중립성 위반 논란을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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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스타트업 티오더는 왜 갑자기 '먹통'이 됐나?

2023년 봄, 식당용 태블릿 주문기(테이블오더) 시장 1위 티오더의 기기가 전국에서 무더기로 작동 불량을 일으켰다. 공교롭게도 피해 매장 상당수가 KT 인터넷을 쓰고 있었고, 그 시점은 KT가 경쟁 서비스 하이오더를 출시하기 직전이었다. 뉴스타파는 통신 인프라 기업 KT가 자사 제품 영업을 위해 망 관리 권한을 무기로 삼았다는 갑질 정황을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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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테이블오더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들면 무슨 일이 벌어지나?

무인주문기 시장은 코로나19를 거치며 급성장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외식업체의 무인주문기 사용 비중은 2018년 0.9%에서 2023년 7.8%로 뛰었다. 2019년 창업해 점유율 65%로 시장을 선점한 벤처기업 티오더가 이 판의 주인공이었다. 그런데 2023년 국내 대표 통신사 KT가 하이오더를 들고 뛰어들면서 두 회사의 악연이 시작됐다. 체급이 다른 두 기업의 경쟁은 곧 불공정 시비로 번졌다.

Torder led Korea's tablet-ordering market with a 65% share until telecom giant KT entered the same space in 2023, setting the stage for a lopsided fight.

KT는 통신망을 어떻게 '영업 무기'로 썼나?

2023년 4월, 티오더 기기의 작동 불량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맥(MAC) 주소 제한이었다. 하나의 인터넷 회선에 접속할 수 있는 기기 수를 통신사가 제한하는 조치다. 그런데 테이블오더 50대가 하루에 쓰는 데이터는 191.3MB 수준으로, 10분짜리 유튜브 영상(약 375MB) 한 편보다도 적었다. 과부하를 이유로 든 설명이 무색한 수치다.

정황은 더 있다. 한 KT 직원은 통화에서 "2~3월 본사 지침으로 기본 14개 이상은 열어주지 말라는 내용이 있었다"고 했고, 다른 직원은 "하이오더는 보장하지만 티오더는 맥 부분을 개런티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A/S를 나온 KT 기사들이 자사 하이오더로 갈아탈 것을 권유한 사례도 확인됐다. 결국 일부 소상공인은 더 비싼 오피스넷 요금제(2회선 월 10만 원)로 바꾸거나 통신사를 옮겨야 했다.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김기창 교수는 "KT가 자기 망의 힘을 그런 식으로 쓴다면 공정거래법 위반이자 망중립성을 어기는 행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KT allegedly capped the number of devices allowed on a single line for rival Torder users while guaranteeing stable service for its own HiOrder, pushing small merchants toward pricier plans.

인수 협상과 디자인, 숫자가 말하는 정황은?

KT의 압박은 통신망에 그치지 않았다. 2024년 KT는 티오더에 인수를 제안하며 내부 자료를 넘겨받았는데, 협상이 무산된 뒤 그때 파악한 재무 정보를 영업 현장에서 활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KT 직원은 프랜차이즈 본사를 찾아 "티오더 매출이 너무 엉망이라 인수하면 마이너스"라며 경쟁사를 깎아내렸다. 실제로 티오더는 2023년 97억 원 흑자에서 2024년 143억 원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동시에 KT는 하이오더 만 원 쿠폰을 30만 장, 약 30억 원 규모로 뿌리는 프로모션을 벌였고, 이 혜택은 하이오더 도입 가맹점 수에 비례해 본사에 지급됐다는 것이 일선 직원의 설명이다. 여기에 티오더가 수년간 이용자 데이터로 다듬은 화면 디자인을 하이오더가 모방했다는 성과 도용 논란까지 겹쳤다. 티오더는 이미 2023년 10월 기술탈취 혐의로 KT를 경찰에 고소했으나 불송치됐고, 2026년 4월 권성택 대표가 다시 공개 저격에 나섰다.

After a failed acquisition, KT allegedly used Torder's internal financials to disparage it in the field, while a 3-billion-won coupon blitz and design-copying claims deepened the conflict as Torder swung to a 14.3-billion-won operating loss.

영세기업은 대기업의 치킨게임을 이길 수 있나?

'경쟁 서비스 견제, 대규모 프로모션, 기술 모방'은 대기업이 신규 시장에 들어올 때 반복되는 논란이다. 막강한 인프라와 자본을 앞세운 공룡 앞에서 영세 기업이 '패자'가 되기 쉬운 구조다. KT는 맥 제한 차등, 재무정보 유출, 디자인 모방 의혹을 모두 부인하며 "일부 직원의 주장일 뿐"이라거나 "소상공인 상생 프로그램"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통신망이라는 필수 인프라를 쥔 사업자가 그 시장의 경쟁자로 나설 때 어디까지가 정당한 경쟁이고 어디부터가 갑질인지, 규제 당국의 판단이 시험대에 올랐다. 티오더는 "피해 기업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목소리를 내겠다"며 R&D에 500억 원을 쏟은 혁신 기업의 재기를 예고했다.

The case tests where legitimate competition ends and abuse begins when an operator that controls essential network infrastructure also competes in the market that runs on it.

'상생'이라는 말과 '인질극'이라는 현실, 무엇이 진실에 가까운가?

이번 사안의 핵심은 단순한 두 기업의 다툼이 아니라, 필수 인프라를 쥔 사업자가 그 인프라 위에서 돌아가는 시장에 직접 선수로 뛰어들 때 생기는 구조적 위험이다. KT는 통신망 사업자이자 동시에 테이블오더 사업자다. 심판이 선수를 겸하는 셈인데, 그 심판이 상대 선수의 신발끈을 묶는 손에 망 관리 권한을 쥐고 있다면 경기의 공정성은 처음부터 흔들린다. 티오더 기기의 데이터 사용량이 유튜브 영상 한 편보다 적었다는 수치는, KT가 내세운 '과부하' 명분이 얼마나 설득력이 약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KT의 해명은 대부분 "일부 직원의 개별 주장일 뿐 본사 지침은 없었다"는 식이다. 그러나 전국 여러 지역에서 같은 시기에, 하필 하이오더 출시 직전에 동일한 패턴의 조치가 반복됐다는 점은 우연으로 넘기기 어렵다. 개별 직원의 일탈이라는 해명이 성립하려면, 서로 다른 지역의 직원들이 약속이나 한 듯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인수 협상에서 얻은 재무 정보를 영업에 활용했다는 정황, 프로모션 혜택이 하이오더 도입 대수에 비례했다는 증언은 '상생 프로그램'이라는 포장과 정면으로 부딪힌다.

경찰의 불송치로 기술탈취 혐의는 일단락됐지만, 형사 책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는 것이 곧 시장 지배력 남용이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이번 사안은 공정거래법과 망중립성이라는 렌즈로 다시 들여다볼 여지가 크다. 혁신 스타트업이 500억 원을 들여 키운 시장을, 뒤늦게 들어온 대기업이 인프라의 힘으로 되찾아가는 그림이 반복된다면, '벤처 생태계'라는 구호는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규제 당국이 이 사안을 어떻게 판단하느냐는 앞으로 유사한 치킨게임에 놓일 수많은 '을'들의 운명을 가르는 기준점이 될 것이다.

KT's role as both network operator and market player is the crux: when the referee also fields a team, "co-prosperity" rhetoric collides with the reality of infrastructure used as leverage.

자주 묻는 질문

Q. 맥 주소 제한이 정확히 무엇인가요? 맥(MAC) 주소는 인터넷에 연결되는 기기마다 붙는 고유 식별번호입니다. 맥 주소 제한은 통신사가 하나의 인터넷 회선에 접속할 수 있는 기기 수를 제한하는 조치로, 이를 걸면 회선에 연결된 태블릿 상당수가 인터넷에 붙지 못해 작동 불량이 발생합니다.
Q. 데이터 사용량이 문제였다는 KT 설명은 사실인가요? 티오더 자료 기준 테이블오더 50대의 하루 데이터 사용량은 191.3MB로, 10분짜리 1080p 유튜브 영상(약 375MB)보다도 적습니다. 과부하를 이유로 든 설명과는 수치상 거리가 있습니다.
Q. 망중립성 위반이 왜 문제가 되나요? 망중립성은 통신사가 특정 콘텐츠나 서비스를 차별하지 않고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망을 가진 KT가 자사 하이오더는 보장하고 경쟁사 티오더는 제한했다면, 공정거래법 위반이자 망중립성을 어기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 지적입니다.
Q. 티오더의 기술탈취 고소는 어떻게 됐나요? 티오더는 2023년 10월 KT를 기술탈취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으나, 경찰은 검찰에 넘기지 않는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티오더는 2026년 4월 기자간담회를 열어 재차 문제를 공론화하며 추가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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