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징역 2년 확정, 9월 출소 뒤 거버넌스 시험대
대법원이 200억원대 횡령·배임으로 기소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에게 징역 2년을 확정했다. 법인카드 유용 등 20억 유죄가 인정됐고 9월 출소 후 오너 리스크가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200억 횡령·배임 조현범 회장의 대법 결론은 왜 ‘징역 2년’으로 굳었을까?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가 5월 8일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54)의 횡령·배임 사건 상고심에서 검찰과 피고인 양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검찰이 처음 적시한 200억원대 회사 자금 중 법원이 끝내 유죄로 인정한 액수는 20억원이다. 1심 징역 3년이 항소심에서 2년으로 깎인 뒤, 대법은 그 형량을 그대로 굳혔다. 9월 만기 출소를 앞둔 조 회장은 이미 지주사 한국앤컴퍼니의 사내이사·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지만 ‘그룹 회장’이라는 비등기 직함은 유지하고 있어, 거버넌스 시험대는 출소 이후 본격적으로 작동할 전망이다.

목차
한국앤컴퍼니 총수 사법 리스크는 어떻게 시작됐나?
조현범 회장은 2014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의 제품을 비싸게 사들이는 방식으로 한국타이어에 약 131억원의 손해를 끼친 부당지원 혐의로 2023년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여기에 지인 회사에 담보 없이 50억원을 빌려준 행위, 법인카드 유용, 그룹 차량을 사적으로 굴린 정황을 합쳐 200억원대 횡령·배임 구도를 만들었다. 1심 재판부는 2023년 11월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는 무죄로, 회삿돈 사적 유용 혐의는 유죄로 봐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조 회장을 법정구속했다.
조 회장 일가의 갈등은 여기에 더 큰 그림자를 드리웠다. 2020년 부친 조양래 명예회장이 본인 지분 전량을 차남 조현범 회장에게 매각해 지분율을 단숨에 42%대로 끌어올린 직후, 장남 조현식 전 고문이 ‘정신감정’ 신청까지 동원하며 ‘형제의 난’을 일으켰다. 2023년에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에 나섰지만 가격 미달로 좌초했다. 형사재판은 이런 가족 분쟁과 맞물려 진행됐고, 한국ESG기준원은 한국앤컴퍼니의 통합등급을 B+에서 B로, 지배구조(G) 등급은 B에서 C로 두 단계 가까이 끌어내렸다.
Cho’s legal trouble began with a 200 billion won indictment in 2023, but the family feud over Hankook & Company shares amplified its governance fallout. ESG raters cut both the integrated and governance grades after the first conviction landed.
대법은 왜 ‘50억 무담보 대여’만 무죄로 갈랐나?
항소심의 핵심 분기점은 지인 회사 50억원 대여 건이었다. 2심 재판부는 “조 회장이 지인 회사에 돈을 빌려주면서 공장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담보로 확보했고, 그 공장의 실질적 담보가치가 50억원을 상회했다”며 “재무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금전 대여행위를 곧바로 배임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무담보처럼 보였던 거래에 ‘우선매수권’이라는 사실상의 물권적 담보가 깔려 있었다는 점이 결정타였다.
반면 법인카드 유용, 회사 차량의 사적 사용, 운전기사를 배우자 수행에 동원한 부분, 청탁을 받고 지인 회사로 하여금 특정인들에게 아파트를 무상 제공하게 한 업무상배임 부분은 1·2심 모두 유죄가 유지됐다. 대법원은 양형이 부당하다는 검찰 측 상고와 법리오해를 주장한 피고인 측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결과적으로 200억원대 의혹 가운데 약 20억원만 법적으로 ‘회삿돈 유용’으로 확정된 셈이다. 회사 내부 통제로 막을 수 있었던 부분이 결국 사법 리스크로 비화했다는 점에서, 한국앤컴퍼니 이사회·감사위원회의 감독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
The Supreme Court accepted the appellate court’s view that a 5 billion won loan to an acquaintance was secured by a preferential purchase right, but upheld guilty findings on credit-card misuse, vehicle use, and a real-estate favor scheme worth roughly 2 billion won.
숫자가 말해주는 ‘오너 리스크 vs 실적’의 역설은?
판결을 둘러싼 가장 큰 역설은 실적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2025년 글로벌 연결 기준 매출 21조2,022억원, 영업이익 1조8,425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타이어 부문은 단일 연매출 10조원을 처음 돌파했고, 2025년 4분기 영업이익률은 17.6%로 글로벌 완성차 부품사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한온시스템 인수 후 열관리 부문 매출도 10조원대에 안착하며 ‘조현범 부재’ 속에서도 그룹 전체 외형이 두 배 가까이 커진 흐름을 보여준다.
그러나 같은 기간 거버넌스 지표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한국ESG기준원의 G(지배구조) 등급 강등,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강화, 그리고 형 조현식 측 우호 지분의 잠재적 결집은 출소 이후의 의사결정 비용을 끌어올린다. 회사 측은 사임 발표와 함께 사외이사 구성 강화, 보상위원회 운영, 전문경영인 체제 정비 등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조했지만, 수감 중인 회장이 비등기 임원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 자체가 국제 ESG 평가기관과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들의 거버넌스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The paradox is stark: while Hankook Tire posted record 2025 sales of 21.2 trillion won and a 17.6% Q4 operating margin, ESG agencies cut its governance grade and global automakers continue flagging owner-risk discounts on the holding company.
9월 출소 이후 한국앤컴퍼니 거버넌스는 어디로?
조 회장의 형 확정으로 그룹은 세 가지 의사결정에 동시에 직면했다. 첫째, 출소 시점에 맞춘 ‘회장직 복귀’ 시나리오와 등기이사 복귀 여부다. 사외이사·감사위원회가 주주가치를 명분으로 복귀를 제동할 수 있다면 한국형 ‘이사회 자율’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 둘째, 형제 분쟁이다. 조현식 전 고문 측이 다시 사모펀드와 손잡고 공개매수나 주주제안에 나설 경우 보유 의결권 격차(약 23%포인트)가 임계점에 닿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셋째, 글로벌 자본시장 측면에서는 MSCI·서스테이널리틱스 등의 ESG 점수 회복 없이는 친환경 EV용 타이어와 한온시스템 신규 수주에서 경쟁사 대비 자본조달 비용 격차가 누적될 수 있다.
이번 판결은 동시에 한국 사법부가 ‘회사 자금의 사적 유용’에 대해 일관된 잣대를 세우고 있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지난해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항소심 유죄 전환,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 등 최근 주요 판결들은 “회사 안에서 흘러간 돈은 결국 회사 외부에서 책임을 진다”는 흐름을 보여준다. 한국앤컴퍼니는 이제 형 집행이 끝난 뒤가 아니라, 형 집행 중부터 이사회·감사위원회·주주총회를 통해 ‘오너 의존도’를 어떻게 정량적으로 줄일지 증명해야 하는 단계로 진입했다.
Three governance flashpoints lie ahead after Cho’s expected September release: his potential return to the board, a possible second activist push by his older brother, and ESG-driven cost-of-capital pressure from global ratings agencies.
자주 묻는 질문
Q. 조현범 회장은 언제 출소하나요?
2024년 1심 법정구속 후 2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됐고, 대법원이 2026년 5월 8일 이를 확정했다. 통상 만기 출소 시점은 9월로 예측되며, 가석방 여부에 따라 시점은 더 앞당겨질 수도 있다.Q. 200억원대 의혹 중 왜 20억원만 유죄가 됐나요?
검찰이 기소한 4개 축 가운데 계열사 부당지원(약 131억원)은 1심에서 무죄, 지인 회사에 담보 없이 빌려줬다는 50억원 대여 부분은 항소심에서 무죄로 갈렸다. 우선매수권이 실질 담보로 인정됐기 때문이다. 결국 법인카드·차량 사적 사용, 아파트 무상 제공 등 약 20억원 규모의 사적 유용만 유죄로 확정됐다.Q. 조 회장의 형 확정이 한국타이어 주가와 실적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실적 자체는 2025년 매출 21조원·영업이익 1.8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한국ESG기준원의 지배구조 등급 강등과 글로벌 ESG 평가기관의 거버넌스 디스카운트가 PER·PBR 멀티플과 자본조달 비용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시장은 출소 이후 ‘등기이사 복귀 여부’를 핵심 변수로 본다.Q.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은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있나요?
조현범(약 42%)과 조현식(약 19%)의 지분 격차는 여전히 크다. 그러나 2023년 MBK파트너스와의 공개매수 시도 이후 우호 지분과 사모펀드 자본의 결합이 입증된 만큼, 출소 직후의 거버넌스 후속 조치(이사회 구성·배당정책)에 따라 2차 분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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