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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국내 출생 외국인 아동 출생등록 입법 공백 위헌

헌법재판소가 국내 출생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 규정을 두지 않은 입법부작위를 전원일치 위헌으로 결정했다. 30년 만의 진정입법부작위 위헌 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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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태어난 외국인 아이는 왜 기록조차 없었나?

헌법재판소가 8월 27일 국내에서 태어난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 규정을 마련하지 않은 국회의 입법부작위를 재판관 전원일치로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국적이나 부모의 체류 자격과 관계없이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가 독자적 기본권이라고 명시한 첫 판단이다. 진정입법부작위에 대한 위헌 확인은 1994년 조선철도 사건 이후 약 30년 만이자 헌재 역사상 두 번째다. 이번 결정으로 국회는 보편적 출생등록제 입법에 나서야 할 법적·정치적 의무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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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어떤 사건이 헌재 결정을 이끌어냈나?

이번 헌법소원은 베트남 국적 여성과 그 자녀가 제기했다. 청구인은 2008년 비전문취업비자로 입국했다가 체류 기간이 지나 미등록 상태로 머물던 중 2019년 자녀를 낳았다. 아이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출생등록을 하지 못했고, 모자는 출생등록될 권리와 교육받을 권리가 침해됐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현행 가족관계등록법은 대한민국 '국민'의 신분등록만 규정하고 있어, 외국인 부모가 국내에서 낳은 아이는 어느 공적 장부에도 존재를 남길 수 없는 구조였다.

The case was brought by a Vietnamese mother and her child born in Korea in 2019, who could not be registered at birth because Korean family registry law covers only Korean nationals.

헌재는 무엇을 근거로 위헌이라 봤나?

헌재는 결정문에서 "아동은 자신이 태어나는 장소나 나라, 부모를 선택할 수 없다"며 출생한 지역의 관할 국가가 그 존재를 공식적으로 기록하는 것이 "인간으로서 아동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라고 밝혔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를 비롯한 국제 조약기구들이 한국에 보편적 출생등록제 도입을 거듭 권고해 온 사실도 명시했다. 특히 헌재는 출생등록이 국적이나 체류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불법 체류 묵인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출생등록은 아동이 거주하는 동안 최소한의 기초적 보호와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단초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The Court held that recording a child's birth is the minimum protection a state owes any human being, stressing that registration confers neither nationality nor residency status.

제도 밖 아이들은 얼마나 되나?

법무부 출입국 기록상 미등록 이주아동은 약 5,000명이지만, 국내에서 태어나 어떤 기록도 없는 아이들까지 포함하면 2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른바 '그림자 아이들'이다. 등록 이주아동의 학교 중도이탈률이 7.3%인 데 비해 미등록 아동은 56.1%로 8배 가까이 높다는 조사도 있다. 2024년 7월 시행된 출생통보제는 의료기관이 출생 사실을 지자체에 자동 통보하도록 했지만 적용 대상이 국민으로 한정돼 외국인 아동은 처음부터 제외됐다. 유엔 자유권위원회(2015·2023년), 사회권위원회(2017년), 여성차별철폐위원회(2018·2024년) 등이 반복해서 제도 도입을 권고해 온 배경이다.

An estimated 20,000-plus undocumented migrant children live in Korea; the 2024 birth notification system excluded foreign-born children, drawing repeated UN treaty-body recommendations.

국회 입법은 어디까지 와 있나?

헌재의 입법부작위 위헌 결정은 별도 시한은 없지만 국회가 신속히 입법해야 한다는 명령의 효력을 지닌다. 22대 국회에는 이미 외국인아동 출생등록 관련 법안 3건이 계류 중이다. 이강일·주호영 의원이 공동 발의한 법안, 서미화 의원안, 김남희 의원안이 그것으로, 김남희 의원안은 2025년 2월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에 오르며 가장 빠른 진도를 보였다. 이번 결정으로 심사 동력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출생등록 정보가 단속에 활용될 수 있다는 이주민 사회의 우려를 해소할 방화벽 조항, 등록 절차를 맡을 기관 지정 등 세부 쟁점 조율이 남아 있다.

Three bills on foreign children's birth registration are already pending in the National Assembly, and the ruling is expected to accelerate deliberations despite remaining details to settle.

30년 만의 입법부작위 위헌, 무엇을 말하고 있나?

이번 결정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헌재가 굳이 '진정입법부작위 위헌'이라는 가장 무거운 카드를 꺼냈다는 점이다. 헌재는 그동안 입법부의 재량을 폭넓게 존중해 왔고, 법이 아예 없다는 이유만으로 국회를 위헌이라 확인한 사례는 1994년 조선철도 사건 단 한 번뿐이었다. 30년간 봉인돼 있던 결정 형식을 다시 꺼냈다는 것 자체가, 이 문제를 더는 입법 재량의 영역에 둘 수 없다는 재판관 아홉 명의 일치된 판단을 보여준다.

주목할 또 하나의 지점은 헌재가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를 독자적 기본권으로 명시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대법원이 2020년 결정에서 같은 취지를 밝힌 적은 있지만, 헌법재판소가 기본권 목록에 이를 정면으로 올린 것은 처음이다. 앞으로 관련 입법이 지연되거나 부실하게 이뤄질 경우 이 기본권이 다시 심판 기준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실적 파장은 국회의 시간표에 달려 있다. 관련 법안 3건이 이미 계류 중인 만큼 입법의 밑그림은 그려져 있다. 관건은 세부 설계다. 출생등록 정보가 출입국 단속과 연결될 수 있다는 공포가 남아 있는 한, 미등록 체류 부모들은 제도가 생겨도 등록을 꺼릴 수밖에 없다. 등록 정보와 단속 정보를 분리하는 방화벽이 법문에 명시되지 않으면 '있으나 마나 한 제도'가 될 위험이 있다는 얘기다. 헌재가 출생등록은 국적도 체류 자격도 부여하지 않는다고 못 박은 것은 반대 여론을 달래는 동시에, 제도의 목적이 오직 아동 보호에 있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읽힌다.

결국 이번 결정은 '그림자 아이들' 2만여 명의 존재를 헌법의 언어로 공인한 사건이다. 태어난 기록조차 없는 아이는 예방접종, 취학 통지, 아동학대 감시망 어디에도 잡히지 않는다. 국가가 아이의 존재를 모르는데 보호할 수는 없다는 단순한 명제를, 헌재는 30년 만의 결정 형식으로 국회에 되돌려 보냈다.

The ruling revives a decision format dormant for three decades to tell lawmakers that protecting unrecorded children is no longer a matter of legislative discretion.

자주 묻는 질문

Q. 출생등록이 되면 한국 국적을 얻게 되나? 아니다. 헌재는 출생등록이 대한민국 국적이나 체류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고 명확히 밝혔다. 아동의 존재를 공적으로 기록해 신분을 증명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일 뿐이다.
Q. 진정입법부작위 위헌 결정이 왜 이례적인가? 헌재가 국회의 입법 공백 자체를 위헌으로 확인한 것은 1994년 조선철도 주식 보상 사건 이후 약 30년 만이자 두 번째다. 입법부의 재량을 존중해 온 헌재가 그만큼 권리 침해가 중대하다고 본 것이다.
Q. 출생통보제가 있는데 왜 별도 입법이 필요한가? 2024년 7월 시행된 출생통보제는 가족관계등록법에 근거해 대한민국 국민만 적용 대상으로 한다. 외국인 아동의 출생을 기록할 법적 근거 자체가 없어 별도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
Q. 국회는 언제까지 법을 만들어야 하나? 헌재는 입법 시한을 정하지 않았지만, 입법부작위 위헌 결정은 국회가 위헌 상태를 신속히 해소해야 한다는 명령의 효력을 지닌다. 22대 국회에 이미 관련 법안 3건이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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