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세월호·MB 뇌물 디지털증거 폐기 심의…내란 증거도 대상
법무부가 공소청 전환에 맞춰 디넷에 영구 보관된 세월호·이명박 뇌물 사건 디지털증거의 폐기 여부를 심의한다. 12·3 계엄 증거까지 대상이 될 수 있어 기준 공개 요구가 나온다.
검찰이 10여 년 쌓아온 디지털 증거, 누가 지우고 누가 남기나
법무부가 검찰 디지털수사망(D-NET·디넷)에 보관된 디지털 증거를 공소청 전환에 맞춰 정리하면서 세월호 참사와 이명박 전 대통령 뇌물 사건처럼 영구·준영구로 묶어둔 증거까지 폐기 심의 대상에 올렸다. 12·3 비상계엄 사건 증거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2024년 10월 대검찰청이 내란·외환죄 장기 보존 조항을 삭제한 탓에 근거 규정이 비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수집을 끊자는 개혁이 역사적 기록까지 함께 지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법조계에서 나온다.

목차
디넷은 왜 '디지털 캐비닛'으로 불려왔나
디넷은 검찰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휴대전화와 컴퓨터, 서버의 전자정보와 포렌식 결과를 중앙 서버에 모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문제는 보관 범위였다. 검찰은 영장에 적힌 혐의와 무관한 정보까지 저장매체를 통째로 복제해 넣어두는 방식을 오래 유지했다. 그렇게 쌓인 자료가 뒷날 별건 수사의 출발점이 되는 사례가 확인되면서 '디지털 캐비닛'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대법원은 통째 보관한 전자정보를 다른 사건에 끌어다 쓰는 관행을 위법으로 판단한 바 있다.
10월 2일 검찰청이 78년 만에 문을 닫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면서 이 캐비닛의 처리가 불가피해졌다. 검사의 직접 수사권이 사라진 조직이 수사 단계의 전자정보를 계속 들고 있을 명분이 없어진 것이다.
D-NET, the prosecution's central digital evidence archive, drew the nickname "digital cabinet" because whole-device copies unrelated to the warrant were stored there for years and later surfaced in unrelated investigations.
영구 보존 결정까지 심의 대상에 올린 근거는 무엇인가
한겨레가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법무부 '공소청 전환에 따른 디넷 보관 디지털 증거의 처리 방안'을 보면 처리 기준은 세 갈래다.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의 증거는 그대로 두고 수사·기소중지 사건 증거는 담당 수사기관으로 넘긴 뒤 디넷에서 지운다. 재판 확정으로 종료된 사건 증거는 삭제한다.
논란은 네 번째 갈래에서 생겼다. 법무부는 그동안 영구·준영구로 보관해온 중요 사건의 디지털 증거까지 폐기 여부를 함께 논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고 대표 사례로 세월호 참사와 이명박 전 대통령 뇌물 사건을 직접 제시했다. 심의는 민간 전문가 중심의 디지털수사 자문위원회가 맡는다. 운영 규정을 고쳐 장기 보관 증거의 운명을 위원회 판단에 맡기는 구조다.
12·3 계엄 증거가 걸리는 지점도 여기다. 대검 예규는 내란·외환죄 증거를 영구 또는 준영구로 보존하도록 정해뒀지만 계엄 선포 두 달 전인 2024년 10월 투명성 제고를 명목으로 관련 조항이 전부 삭제됐다. 김기표 의원은 "정부 스스로 보존 가치가 크다고 판단해 남겨온 증거까지 폐기를 심의한다면 대상과 기준부터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 ministry plan obtained by lawmaker Kim Ki-pyo shows evidence once marked for permanent retention, including the Sewol ferry disaster and former president Lee Myung-bak's bribery case, is now up for disposal review by an advisory committee.
숫자로 보면 디넷에는 얼마나 쌓여 있나
디넷에 보관 중인 디지털 증거는 약 4만8000건으로 파악된다. 수사권 폐지를 앞둔 2026년 1~6월에도 등록은 멈추지 않았다. 상반기 신규 등록은 3899건이었고 컴퓨터·노트북 1591건, 모바일·태블릿 1155건, 기타 1153건으로 나뉜다. 컴퓨터·노트북 증거 이미지는 2024년 9월까지 누적 6만8447건에 달했다. 10년이 넘은 자료도 남아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과잉 수집을 줄이려는 시도는 이미 있었다. 대검은 2024년 10월 시행 예규에서 판결 확정 뒤에도 관련 사건 증거로 쓸 수 있으면 폐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 조항과 동종·유사 범행 전자정보를 함께 압수할 수 있게 한 조항을 지웠다. 같은 개정에서 내란·외환죄 장기 보존 특례도 함께 사라졌다. 규정 손질이 수집 건수를 크게 줄이지는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 상태다.
Roughly 48,000 items sit in D-NET, with 3,899 newly registered in the first half of 2026 alone, even as the prosecution's investigative powers were being dismantled.
외장하드 이송과 기준 공개, 남은 과제는
정부는 디넷 증거를 외장하드 같은 이동식 저장장치에 담아 중수청 등으로 옮길 방침이다. 물리적 충격이나 고장에 따른 데이터 손상, 운반 중 분실과 도난, 무단 복제 가능성이 모두 거론된다. 검찰도 이 한계를 알고 2023년부터 국가 디지털 포렌식 클라우드(NDFaaS)를 구축해왔다. 2020년부터 3년간 166억원을 들인 이 시스템에는 해경과 고용노동부, 금융감독원, 국방부 검찰단 등 26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안전한 전자 이관 통로가 이미 있는데도 대규모 이관에 쓰지 않는 선택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세월호 유족은 과거에도 교신기록과 레이더 영상, AIS 기록의 보존기간이 짧다는 이유로 법원에 증거보전을 신청해 받아낸 경험이 있다. 참사 기록은 수사 종결과 별개로 진상 규명과 재판, 기록 보존의 재료가 된다. 자문위원회가 어떤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을 공개하는지가 이번 정리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기준 없는 일괄 삭제는 과잉 수집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검증 가능성만 함께 지울 수 있다.
The plan to ship evidence on external drives, rather than via the 16.6 billion won national forensic cloud already in place, has drawn criticism over loss and tampering risks.
자주 묻는 질문
Q. 디넷에 있는 증거가 전부 폐기되는 것인가요?
아닙니다.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과 미제 사건의 증거는 계속 보관합니다. 재판 확정으로 끝난 사건은 삭제하고 수사·기소중지 사건은 담당 수사기관으로 이관한 뒤 디넷에서 지웁니다. 영구·준영구 보관 증거는 자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됩니다.Q. 세월호와 이명박 뇌물 사건 증거는 이미 폐기가 확정됐나요?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법무부가 장기 보관 사례로 두 사건을 제시하고 폐기 여부를 심의 대상에 올린 단계입니다. 디지털수사 자문위원회 운영 규정 개정과 심의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Q. 12·3 비상계엄 증거는 왜 보존이 불확실해졌나요?
대검 예규가 내란·외환죄 증거를 영구 또는 준영구로 보존하도록 정하고 있었지만 2024년 10월 개정에서 해당 조항이 모두 삭제됐습니다. 계엄 선포 두 달 전에 근거가 사라진 셈이어서 별도 보존 대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옵니다.Q. 외장하드 이송이 왜 문제로 지적되나요?
충격과 고장으로 데이터가 손상될 수 있고 운반 과정에서 분실·도난·무단 복제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검찰이 2023년부터 국가 디지털 포렌식 클라우드를 구축해둔 만큼 전자 이관 체계를 쓰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따릅니다.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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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ources
- [단독] 법무부, ‘세월호·MB 뇌물’ 등 디지털증거 폐기 논의…내란 사건도 대상(NewsArticle)
- 법무부, 세월호·MB 뇌물 장기보관 디지털증거도 폐기 심의(NewsArticle)
- [단독] 검찰 디지털 캐비닛 정리한다…수사 중 사건 정보 경찰·중수청 이관(NewsArticle)
- 압수한 기기서 통째로 복제·저장… 검찰 저격용 히든카드 논란(NewsArticle)
- (단독) 올해도 디넷에 디지털 증거 수천 건 쌓였다(News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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