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CFS 퇴직금 미지급 합의금 30만원, 처벌불원서 압박 논란
쿠팡풀필먼트서비스가 퇴직금 미지급 피해자에게 30~50만원 합의금을 제시하며 처벌불원서를 요구한 사실이 드러났다. 반의사불벌죄를 활용한 형사처벌 회피 전략에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쿠팡CFS는 왜 30만원짜리 합의금으로 처벌불원서를 받으려 할까?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가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피해자들에게 미지급 퇴직금과 함께 단돈 30~50만원의 합의금을 제시하며 ‘처벌불원서’ 작성을 요구한 사실이 4일 경향신문 보도로 드러났다. 상설특검이 1억2382만원 규모 체불 혐의로 법인과 전현직 대표를 재판에 넘긴 직후 이뤄진 조치다. 피해자들은 “사과 한마디 없이 푼돈으로 입막음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반의사불벌죄로 규정된 점을 노린 정밀한 형사 리스크 관리라는 비판이 노동계에서 잇따르고 있다.

목차
2023년 취업규칙 개정은 어떻게 일용직 퇴직금을 막았나?
쿠팡CFS는 2023년 5월 ‘일용직도 1년 이상 근무 시 주당 15시간 미만 기간만 제외’하던 퇴직 금품 지급 규정을 ‘1년 이상 근무하고 주당 15시간 이상인 경우’로 바꿨다. 표면상 한 줄짜리 변경이지만 실제로는 단기간 공백이 끼면 누적 근무 1년을 인정하지 않는 구조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는 “과반수 동의를 받지 않아 근로기준법상 불이익 변경 절차를 위반했다”고 지적해 왔다. 상설특검(특별검사 안권섭)은 2023년 5월부터의 체불 혐의로 정종철 대표·엄성환 전 대표·CFS 법인을 2026년 2월 일괄 기소했고, 2026년 4월 6일 첫 재판이 열렸다.
Coupang CFS rewrote its 2023 work rules so day laborers with brief gaps couldn't accumulate one year of service, blocking severance pay for thousands. Prosecutors indicted both the company and its top executives in February 2026.
처벌불원서 요구가 법기술적 우회로인 이유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는 반의사불벌죄로 설계돼 있다. 1심 판결 전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내면 형사소송법 제327조 6호에 따라 법원은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 쿠팡CFS는 첫 재판에서 재판부의 “합의서 형식 처벌불원서 가능 여부” 질문에 즉답을 피하다가, 직후 노무팀이 피해자들에게 개별 접촉해 30~50만원의 합의금과 ‘추가 민·형사 소송 포기’ 조건이 붙은 처벌불원서를 요구했다. 사법기관은 “체불금품 청산 없이 처벌불원서를 강요해 체불 규모를 축소하는 행위는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는 판단을 누차 보여 왔다. 정부가 임금체불 반의사불벌죄 폐지를 추진해 온 배경이기도 하다.
Severance violations fall under a 'no-prosecution-against-victim's-will' regime, so a victim's waiver before the first verdict triggers automatic dismissal. Critics say Coupang CFS exploited this loophole rather than offering a genuine apology.
숫자로 본 쿠팡CFS 사건의 윤곽은?
- 체불 규모: 노동자 40명, 1억2382만원 (특검 기준)
- 합의금 단가: 1인당 30만~50만원 → 40명 전원 합의 시 최대 약 2,000만원
- 회사 입장차: 특검은 피해자 40명, 쿠팡CFS는 21명 주장(15명에 이미 지급했다고 진술)
- 처벌불원서 요건: 1심 판결 전 제출 → 법원 공소기각 의무 발생
- 노동 안전 비교: 쿠팡 산업재해율은 한국 평균의 약 10배 수준이며, 2020~2025년 물류·배송 노동자 26명이 숨진 것으로 매일노동뉴스 등이 집계
- 재해 처리 통계: 쿠팡CFS 3년간 재해 710건 중 구급차 이송 359건, 나머지 351건은 회사 차량 이용 → 산재 미처리 의혹
요약하면 회사가 피해자 1인당 합의금 액수를 체불금 청산 의무의 상한선에 맞춰 조정한 정황이 강하다. 1억2382만원 채무를 2,000만원 미만으로 회수할 수 있다면 형사 리스크와 재무 리스크를 동시에 상쇄하는 구조다.
Forty workers are owed 123 million won, yet Coupang's offer caps at 30~50 million won total — under one-fifth of the debt — in exchange for waivers that would erase the criminal case entirely.
이 사건이 임금체불 입법·기업 관행에 어떤 신호인가?
첫째, 반의사불벌죄 폐지 논의에 결정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노동계는 “체불 임금을 볼모로 처벌불원서를 강요하는 전형적 사례”라고 규정한다. 둘째, 처벌불원서가 ‘민·형사 추가 소송 포기’ 조항과 결합되면서 사실상 단체교섭권·집단소송 차단 도구로 쓰일 가능성에 대한 입법 수요가 커진다. 셋째, 쿠팡 측 “통상 관례” 해명은 ESG 공시 압박이 가시화된 시점에 노동 거버넌스 평가 하락으로 직결될 수 있다. 4월 6일 첫 재판 이후 쟁점은 재판부가 처벌불원서의 ‘진정성’과 ‘사후 강요성’을 어디까지 들여다볼지로 옮겨가고 있으며, 일부 피해자가 합의를 거부한 만큼 공소기각 결정이 일괄적으로 내려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The case is poised to accelerate Korea's debate on scrapping the no-prosecution-against-victim's-will rule for wage theft, while ESG investors watch how Coupang's labor governance score holds up under scrutiny.
합의금 30만원이 드러낸 '플랫폼 노동'의 기소 회피 공식은 무엇인가?
이번 사건의 본질은 단순한 임금체불을 넘어, 한국 플랫폼 대기업이 형사 리스크를 비용으로 환산해 상쇄하는 '기소 회피 공식'을 세련된 형태로 적용했다는 점에 있다. 1억2382만원의 미지급 퇴직금 채무를 1인당 30만~50만원짜리 합의 패키지로 교환할 수 있다면, 회사 입장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선(先) 합의·후(後) 형사 차단'이다. 반의사불벌죄가 적용되는 조항이 있고, 1심 판결 전 처벌불원서만 모이면 법원은 자동으로 공소를 기각한다. 이 구조에서 피해자의 '동의'는 사실상 임금 지급 시기를 인질로 잡힌 강요된 동의에 가깝다.
문제는 이런 패턴이 쿠팡만의 일탈이 아니라는 점이다. 임금체불 처벌불원서 거래는 영세 사업장에서 오랜 관행이었고, 사법기관도 "체불 청산 없이 처벌불원서만 강요하는 행위는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누차 평가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영세 사업장이 아니라 매출 기준 국내 최대 플랫폼이 같은 공식을 노무팀 단위 매뉴얼로 운용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합의금 30만원, 처벌불원서, 추가 소송 포기'가 한 묶음으로 제시된 점은, 피해자의 자유 의사보다 법무·노무 부서의 리스크 정량화가 압도적으로 우선됐음을 시사한다.
기자가 주목하는 또 다른 맥락은 타이밍이다. 정부는 임금체불 반의사불벌죄 폐지를 검토 중이고, 노란봉투법으로 원청 책임 범위가 확대됐으며, 화물기사 직접 교섭이 처음으로 인정됐다. 입법 흐름은 '노동자 보호의 제도화'로 일관되게 기울고 있고, 그만큼 기업의 법기술적 우회 시도는 정책 결정자에게 매우 또렷한 신호로 읽힐 수밖에 없다. 쿠팡CFS의 합의 시도가 의도와 무관하게 반의사불벌죄 폐지 시점을 앞당기는 결정적 사례로 인용될 가능성이 큰 이유다. 결국 30만원 합의는 회사가 절약한 금액이 아니라, 한국 노동법 체계 전체를 한 단계 앞으로 밀어내는 비용이 될 수 있다.
Coupang's 30 dollar settlement playbook turned wage-theft criminal exposure into a line item — and may end up paying for the very legal reform that closes the loophole.
자주 묻는 질문
Q. 처벌불원서를 내면 무조건 처벌이 면제되나요?
1심 판결 전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가 표시되면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27조 6호에 따라 공소기각 판결을 내려야 합니다. 다만 의사 표시의 진정성, 강요·기망 여부가 다퉈지면 효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Q. 합의금이 미지급 퇴직금보다 적어도 합의가 유효한가요?
민사적으로는 당사자 합의가 우선이지만, 회사가 체불금 청산 의무를 면제하는 조건으로 합의를 강요하면 ‘반사회적 법률행위’로 무효 또는 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게 노동법 다수설입니다.Q. 처벌불원서를 한 번 내면 철회할 수 없나요?
형사소송법상 처벌희망 의사 표시의 철회는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가능합니다. 철회된 처벌불원서로는 공소기각이 인정되지 않습니다.Q. 다른 회사도 비슷한 합의 전략을 쓸 수 있나요?
임금체불 사건에서 흔한 패턴이지만, 정부와 노동계는 반의사불벌죄 폐지·임금체불 명단공개 확대를 통해 이 우회로를 차단하려 하고 있습니다. 쿠팡 사건 결과가 입법 속도에 직접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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