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237명 떠난 1366 상담사, 국가는 왜 방치했나
젠더폭력 피해자의 사회적 응급실 여성긴급전화 1366에서 4년간 상담사 237명이 떠났다. 민간위탁 계약직 구조와 예산 방치가 만든 최전선 안전망의 균열을 짚는다.
여성긴급전화 1366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가정폭력·성폭력·스토킹·교제폭력 피해자가 가장 먼저 누르는 번호가 여성긴급전화 1366이다. 1년 365일에 하루를 더해 단 한 순간도 비우지 않겠다는 뜻의 국가 긴급상담망이다. 그런데 이 '사회적 응급실'을 지키던 상담사들이 빠르게 떠나고 있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간 237명이 1366센터를 그만뒀다. 한 해 전체 정원(247명)에 맞먹는 규모다.

목차
1366은 어떤 안전망이고 누가 지키고 있나?
1366은 성평등가족부(전 여성가족부)가 2001년부터 운영해 온 24시간 긴급상담망으로, 현재 전국 17개 시·도 19개 센터가 돌아간다. 상담사는 피해자 전화를 받아 경찰·병원·보호시설로 연결하고 긴급 피신까지 돕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226명의 상담사가 최전선에서 전화를 지킨다. 상담의 3분의 1 이상은 야간에 이뤄지며, 지난해 야간 상담만 10만 2,433건이었다. 한강 다리 위에서 걸려온 전화, 방문을 잠그고 건 전화가 이들에게 닿는다.
Hotline 1366, run by the Ministry of Gender Equality since 2001, keeps 226 counselors answering crisis calls around the clock, over a third of them at night.
왜 상담사들은 이 일을 견디지 못하고 떠나나?
퇴사의 이유는 한 달 7~8번의 밤샘노동, 3조 3교대 격무, 계약직의 고용불안, 낮은 임금으로 요약된다. 결국 처우의 문제다. 핵심은 고용 구조의 격차에 있다. 1366센터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운영하는 중앙센터, 지자체 직영(2곳), 민간법인 위탁센터(16곳)로 나뉜다. 전체 퇴사자 237명 중 235명이 위탁센터에서 나왔다.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직으로 고용하고 호봉을 인정하는 대구·광주 직영센터는 퇴사자가 아예 없었다. 반면 대부분의 위탁센터는 1년 또는 1년 미만 계약직 구조다. 같은 국가 안전망을 지키면서도 고용 신분이 갈린다.
Of 237 departures, 235 came from privately outsourced centers on one-year contracts, while directly run public centers with permanent posts saw none.
숫자는 무엇을 말하고 있나?
상담 수요는 계속 커진다. 지난해 접수된 상담은 30만 3,527건으로 하루 평균 832건꼴이다. 가정폭력이 15만 5,027건(51.1%)으로 가장 많았고, 디지털성범죄 상담은 7,262건으로 전년 대비 42.3%, 스토킹 상담은 1만 9,223건으로 32.1% 급증했다. 반면 인력은 줄어든다. 2026년 3월 기준 전국 19개 센터 중 10곳이 정원 미달로, 정원 247명 중 21명이 공석이었다. 근속연수도 갈렸다. 직영센터 평균 9.3년, 위탁센터 4.6년으로 절반 수준이다. 현장 226명 중 근속 2년 미만이 77명(34%)에 이른다. 수요는 늘고 숙련은 쌓이지 못하는 구조다.
Calls hit 303,527 last year while 10 of 19 centers ran understaffed; outsourced counselors average 4.6 years of tenure versus 9.3 at public centers.
이 균열은 어떻게 메울 수 있나?
원인은 예산 구조에 있다. 성평등가족부는 상담사 정원에 맞춰 초임 수준 기본금만 지원하고, 호봉 상승분과 각종 수당은 지자체가 자체 부담한다. 지자체 형편과 의지에 따라 같은 일을 하는 상담사의 노동조건이 달라진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운영 방식은 다양할 수 있어도 인간의 존엄을 지킬 기본 수준은 중앙부처가 마련해 지자체가 따르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용노동부가 2021년 마련한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은 위탁 기간(통상 3~5년)과 같은 기간으로 근로계약을 맺어 고용 안정을 보장하도록 권고한다. 문제는 이 권고가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예산과 기준을 쥔 주무부처가 25년째 일관된 지침을 내지 못한 방치가 안전망의 균열로 돌아오고 있다.
The gap traces to funding: the ministry covers only entry-level pay, leaving raises to local governments, and a 2021 outsourcing guideline urging contract-length job security goes largely unenforced.
이 문제는 왜 '처우'를 넘어 국가의 책임으로 읽어야 하나?
1366 상담사 이탈을 단순한 노동 문제로만 보면 사안의 절반을 놓치게 된다. 이 번호는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서비스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가정폭력·성폭력·스토킹 피해자가 위기의 순간 마지막으로 붙잡는 국가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상담사 한 명이 떠난다는 것은 곧 새벽에 한강 다리 위에서 걸려온 전화, 방문을 잠근 채 숨죽여 건 전화를 받아낼 숙련된 손이 하나 사라진다는 의미다. 이 일은 매뉴얼만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피해자의 떨리는 목소리에서 위험 수위를 읽어내고 경찰·병원·쉼터로 즉시 연결하는 판단은 오랜 경험에서 나온다. 그런데 위탁센터의 평균 근속이 4.6년에 그치고 현장 세 명 중 한 명이 근속 2년 미만이라는 수치는, 이 숙련이 축적될 틈도 없이 계속 리셋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 뼈아픈 대목은 이 균열이 예견된 것이었다는 점이다. 대구·광주 직영센터가 퇴사자 제로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해법이 이미 눈앞에 있음을 증명한다.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직 고용과 호봉 인정이라는, 그리 특별하지 않은 조건만으로도 이탈은 멈췄다. 결국 문제는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 방법을 전국에 적용할 기준과 예산을 주무부처가 25년째 세우지 않은 데 있다. 성평등가족부가 초임 기본금만 지원하고 나머지를 지자체 형편에 떠넘기는 구조가 유지되는 한, 피해자가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받게 될 도움의 질이 달라지는 불평등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국가가 사업을 위탁했다는 것은 '알아서 하라'는 방임이 아니라 어디에 있든 일정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이어야 한다. 상담 건수가 30만 건을 넘어서고 디지털성범죄·스토킹 같은 신종 폭력이 급증하는 지금, 안전망을 지키는 사람부터 지키지 못한다면 그 약속은 숫자로만 남게 된다.
The counselor exodus is not merely a labor dispute but a test of a national promise; with public centers proving zero turnover is achievable, the failure lies in the ministry's 25-year refusal to set uniform standards and funding.
자주 묻는 질문
Q. 여성긴급전화 1366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나요?
네. 가정폭력·성폭력·스토킹·교제폭력 등 젠더폭력 피해자면 성별과 무관하게 24시간 상담과 긴급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남성 피해 상담도 약 6%를 차지했습니다.Q. 상담사 퇴사가 왜 위탁센터에 집중됐나요?
위탁센터는 대부분 1년 또는 1년 미만 계약직 구조이고, 위탁 법인이 바뀌면 기존 상담사가 한꺼번에 퇴사하는 일이 반복됩니다. 실제 4년간 퇴사자 237명 중 235명이 위탁센터에서 발생했습니다.Q. 직영센터와 위탁센터는 처우가 얼마나 다른가요?
직영인 대구·광주센터는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직에 호봉을 인정해 퇴사자가 없었습니다. 평균 근속연수도 직영 9.3년, 위탁 4.6년으로 두 배 차이가 났습니다.Q. 정부는 어떤 대책을 내놓고 있나요?
성평등가족부는 대응 역량 개선과 정책 지원 강화를 약속했지만, 호봉·수당은 여전히 지자체 부담입니다. 전문가들은 중앙부처가 임금·고용형태·휴무에 대한 일관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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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ources
- 국가가 방치한 성폭력 긴급안전망 '1366', 떠나는 상담사들(NewsArticle)
- 지난해 여성긴급전화1366 상담 30만건 넘어…디지털성범죄 42% 증가(NewsArticle)
- 작년 여성긴급전화 상담 30만건…스토킹·디지털성범죄 35%↑(NewsArticle)
- 여성긴급전화 1366 현황 (성평등가족부)(GovernmentService)
-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 실무 매뉴얼(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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