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1년내 소각 의무화, 벤처 투자금 회수에 세금 복병
3차 상법 개정으로 자사주 취득 후 1년 내 소각이 의무화되면서 비상장 벤처 투자자의 회수 대가가 의제배당으로 과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사주를 1년 안에 소각하라는 법, 왜 벤처 투자자가 긴장하나?
3차 상법 개정으로 회사가 취득한 자기주식은 원칙적으로 1년 안에 소각해야 한다. 지배구조 개선을 겨냥한 조치지만 불똥은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 비상장 벤처기업에 오래 묶여 있던 개인 투자자들이 회사에 지분을 되파는 순간, 그 대가가 양도소득이 아니라 배당소득으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율 차이는 두 배가 넘는다. 투자금 회수 단계의 세제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벤처업계에서 커지는 이유다.

목차
개정 상법은 자기주식을 어떻게 바꿔놓았나?
3차 상법 개정안은 2026년 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3월 6일 시행됐다. 핵심은 자기주식의 원칙적 소각 의무화다. 취득한 자사주는 1년 내에, 시행 전부터 보유하던 물량은 시행일로부터 1년 6개월 내에 소각해야 한다. 임직원 보상이나 우리사주제도처럼 뚜렷한 사유가 있고 자기주식 보유·처분계획을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은 경우에만 예외가 인정된다. 적용 범위는 상장사에 그치지 않는다. 비상장회사와 벤처기업까지 전부 포함된다.
그동안 자사주는 경영권 방어와 지배력 유지의 도구로 쓰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의결권이 없던 자사주가 우호 세력에 넘어가는 순간 되살아나는 구조를 두고 자사주의 마법이라는 표현까지 붙었다. 개정법은 그 통로를 막았다.
Korea's third Commercial Act amendment, effective March 6, 2026, requires companies to cancel treasury shares within one year of acquisition, with limited exceptions approved by shareholders. It applies to listed and unlisted firms alike, including venture companies.
왜 회수 대가가 배당으로 둔갑하나?
세법은 회사가 자기주식을 사들이는 목적을 따져 과세 성격을 갈라왔다. 소각이 목적이면 배당소득, 그 밖의 목적이면 양도소득이다. 문제는 개정 상법이 소각을 원칙으로 못 박으면서 그 구분 자체가 무의미해졌다는 점이다. 회사가 어떤 의도로 지분을 사들이든 결국 소각으로 귀결되니, 주주가 받은 돈은 의제배당으로 해석될 여지가 커졌다.
비상장 벤처에 돈을 넣은 개인 투자자에게 이건 남의 얘기가 아니다. 상장이 요원한 기업에서 회사가 지분을 되사주는 방식은 사실상 몇 안 되는 출구였다. 그 출구에 배당소득 딱지가 붙으면 최고 세율 49.5%가 적용된다. 양도소득으로 처리될 때의 22% 안팎과 비교하면 부담이 두 배 이상 뛴다. 건강보험료까지 얹히면 체감 격차는 더 벌어진다.
Because the amended law mandates cancellation, payments from share buybacks are increasingly treated as deemed dividends taxed at up to 49.5%, versus roughly 22% under capital gains treatment.
숫자로 본 세 부담과 회수 시장
과세 차익 8억 원을 가정한 사례에서 양도소득세가 적용되면 세액은 약 1억7545만 원에 머문다. 같은 거래가 의제배당으로 분류되면 3억 원 안팎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로 상법 개정 이후 세금이 1억7000만 원대에서 5억 원 수준으로 불어난 사례가 보도되기도 했다.
2026년 세제개편안은 이 지점을 일부 정리했다. 법인이 주주로부터 자기주식을 취득할 때 취득가액을 초과하는 금액을 의제배당으로 과세하고, 이미 취득한 자사주를 나중에 소각하는 단계는 의제배당에서 제외하는 방식이다. 거래소를 통한 장내 취득은 대상에서 빠지지만 시간외 대량매매와 바스켓매매는 포함된다. 적용 시점은 2027년 1월 1일 이후 취득분이며, 2026년 12월 31일 이전 취득분에는 종전 규정이 유지된다. 장내 시장이 없는 비상장 벤처로서는 예외 조항의 혜택을 기대하기 어렵다.
회수 시장 구조도 압박 요인이다. 벤처 투자금 회수는 매각이 50%, IPO가 32%를 차지한다. 세컨더리와 M&A 관련 정책 출자는 2025년 3060억 원에서 2026년 4470억 원으로 약 46% 늘었고, 초대형 IB 7개사의 개별 투자와 공동펀드 6185억 원에 증권 유관기관 지원까지 더하면 회수시장에 공급되는 자금은 2조 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In one illustrative case, a KRW 800 million gain triggers about KRW 175 million in capital gains tax but roughly KRW 300 million more if reclassified as a deemed dividend. Policy funding for secondary and M&A exits rose 46% to KRW 447 billion in 2026.
세제 손질은 어디까지 갈까?
정부가 회수 단계 전반을 열어놓고 손볼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2026년 세제개편안은 벤처투자 세제혜택 대상 기업의 업력 기준을 7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기업형 벤처캐피탈의 회수 여건을 개선하는 내용을 담았지만, 비상장 자사주 매입을 통한 개인 투자자의 회수를 별도로 배려하는 장치는 눈에 띄지 않는다.
업계가 요구하는 방향은 비교적 분명하다. 벤처기업 투자에 한해 자기주식 취득 대가를 양도소득으로 보거나, 일정 보유 기간을 채운 초기 투자자에게 조세특례를 적용하는 식이다. 다만 자사주 과세를 배당으로 일원화한 이번 개편의 취지와 정면으로 부딪히는 요구이기도 하다. 2027년 시행 전까지 남은 기간에 조세특례제한법 차원의 보완이 이뤄지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The 2026 tax reform extends venture tax benefits to companies up to ten years old but offers no carve-out for individual investors exiting via unlisted buybacks. Industry groups want capital gains treatment or a special exemption before the 2027 rollout.
지배구조 개혁의 청구서는 누가 받게 되나?
이번 사안의 본질은 하나의 제도가 서로 다른 시장에 같은 잣대로 내려앉을 때 생기는 마찰이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상장사의 지배력 승계 통로를 겨냥한 처방이었다. 대주주가 자사주를 우호 세력에 넘겨 의결권을 되살리는 관행, 주주환원을 명분으로 사들인 물량을 지배구조 방어에 쓰는 관행이 표적이었다. 그 문제의식 자체는 반박하기 어렵다.
문제는 처방전이 적용되는 범위다. 장내 시장이 존재하는 상장사에는 매수 경로별로 과세를 달리할 여지가 남아 있지만, 비상장 벤처에는 애초에 그 선택지가 없다. 거래소를 통한 취득이 의제배당에서 빠진다는 조항은 비상장 투자자에게 사실상 남의 집 이야기다. 같은 법조문이 상장 시장에서는 예외를 만들고 비상장 시장에서는 예외 없는 원칙으로 작동하는 셈이다. 규제의 대상이 아니었던 쪽이 규제의 비용을 더 크게 부담하는 구도다.
벤처 생태계에서 회수는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순환의 문제다. 초기 투자자가 자금을 빼내야 다음 창업자에게 돈이 흘러간다. 상장은 소수의 기업에만 열리고 M&A 시장은 여전히 얕다. 그 사이에서 회사가 지분을 되사주는 방식은 화려하지 않아도 실질적으로 작동해온 밸브였다. 밸브의 압력이 두 배로 오르면 투자자는 지분을 계속 들고 버티거나, 애초에 비상장 투자 자체를 재고하게 된다. 어느 쪽이든 자금 회전 속도는 느려진다.
정부가 세컨더리와 M&A에 정책 자금을 늘리고 증권업계가 조 단위 실탄을 준비하는 것도 결국 같은 병목을 풀기 위해서다. 한쪽에서 회수 통로를 넓히려 예산을 투입하면서 다른 쪽에서 세율로 통로를 좁힌다면, 두 정책은 서로의 효과를 갉아먹는다. 2027년 시행까지 남은 시간은 이 엇박자를 조율하라고 주어진 유예 기간에 가깝다. 지배구조 개혁의 명분을 지키면서도 벤처 회수라는 좁은 영역에 예외를 설계하는 일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과제가 아니다. 결국 관건은 그 필요를 정책 우선순위 안에 올려놓느냐다.
The cancellation mandate targets governance abuses at listed firms, yet unlisted venture investors bear the heavier cost because the market-purchase exemption is meaningless without an exchange. With policy money flowing into secondary and M&A exits, a tax rule that narrows the buyback channel works against the government's own agenda.
자주 묻는 질문
Q. 개정 상법의 자사주 소각 의무는 언제부터 적용되나요?
2026년 3월 6일 시행됐습니다. 시행 이후 취득한 자기주식은 1년 내, 시행 전부터 보유하던 물량은 시행일로부터 1년 6개월 내에 소각해야 합니다.Q. 의제배당과 양도소득의 세율 차이는 얼마나 되나요?
의제배당으로 과세되면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최고 49.5%가 적용됩니다. 양도소득으로 처리될 경우 22% 안팎이어서 부담이 두 배 이상 벌어집니다.Q. 비상장 벤처기업도 소각 의무 대상인가요?
그렇습니다. 상장사뿐 아니라 비상장회사와 벤처기업까지 모두 적용됩니다. 다만 주주총회 승인을 받은 보유·처분계획이 있으면 예외가 인정됩니다.Q. 2026년 세제개편안은 언제부터 효력이 생기나요?
자기주식 과세 개편은 2027년 1월 1일 이후 취득분부터 적용됩니다. 2026년 12월 31일 이전에 취득한 자기주식에는 종전 규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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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our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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