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Headline

더 코리아 헤드라인

New York Dateline · Korean Voice

수억원 연료전지 애물단지, 학교 107곳 설치했지만 안 쓴다

경기도 신·증축 학교 107곳에 수억원짜리 연료전지가 설치됐지만 가스비 부담과 사후관리 공백으로 방치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의무화의 현실 괴리를 짚는다.

|

수억원짜리 연료전지가 왜 학교에서 방치되고 있나?

경기도 신·증축 학교 107곳에 설치된 연료전지 설비가 대부분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 설치비만 1곳당 1억~10억원에 달하지만, 가스비 부담과 사후관리 공백 탓에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재생에너지 의무화 비율을 채우려 설치했지만, 정작 학교 현실과는 맞지 않았다.

school-fuel-cell-mandate-waste-infographic

목차

학교는 왜 연료전지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나?

현행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은 공공기관이 신축·증축·개축하는 연면적 1000㎡ 이상 건축물에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반드시 설치하도록 규정한다. 학교 역시 공공기관에 해당해 이 의무를 진다. 2026년 기준 예상 에너지사용량 대비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비율은 36%까지 상향됐다.

문제는 선택지가 좁다는 데 있다. 그동안 널리 쓰이던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BIPV)은 화재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며 적극적인 설치가 어려워졌다.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연료전지지만, 이 역시 학교 환경에서는 제 성능을 내지 못했다.

Public buildings over 1,000㎡ must meet a renewable energy mandate that reaches 36% in 2026, but fire-safety concerns over BIPV pushed schools toward fuel cells that don't fit their reality.

연료전지는 왜 학교에서 무용지물이 됐나?

연료전지는 도시가스에서 수소를 뽑아 전기와 열에너지(온수)를 동시에 만든다. 탄소 배출을 줄이고 효율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는 설비를 장시간 꾸준히 가동해 발생하는 열을 계속 활용할 수 있을 때의 이야기다.

학교는 등하교 시간, 주말, 방학 등으로 가동 공백이 잦다. 열을 제대로 쓰지 못하니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경기지역 한 학교 관계자는 "발전으로 얻는 전기보다 가스비가 더 나오는 상황이 생기다 보니 사용을 꺼리게 된다"고 토로했다. 사후관리도 문제다. 설치 업체가 영세해 폐업하면 다른 업체는 "회사가 다르다"며 수리를 거부해, 결국 손도 못 댄 채 방치되는 사례가 나온다.

Fuel cells only pay off when their heat is used continuously, but schools' irregular schedules leave gas bills exceeding power savings, and small installers going bankrupt makes repairs nearly impossible.

세금은 얼마나 낭비되고 있나?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경기도 신·증축 학교 중 연료전지를 설치한 곳은 총 107곳이다. 연료전지 설비 설치비는 업계 기준 1곳당 적게는 1억원대, 많게는 10억원 수준에 이른다.

이는 경기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광주시교육청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일선 학교 3곳과 산하기관 1곳 등 4곳에 14억원을 들여 연료전지를 설치했지만, 단 한 번도 가동하지 않거나 몇 차례 시험 가동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의무 비율을 맞추기 위한 '보여주기식' 설치가 전국적으로 애꿎은 세금을 갉아먹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Gyeonggi installed fuel cells at 107 schools at 100 million to 1 billion won each, while Gwangju spent 1.4 billion won on four sites that were barely switched on — a pattern of compliance-driven waste seen nationwide.

애물단지를 되살릴 방법은 있나?

해법은 '열을 어떻게든 쓰게 만드는 것'에서 나왔다. 경기도교육청은 급식실의 온수 사용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집중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료전지에서 나온 40℃ 온수를 저장탱크에 먼저 담고, 이를 가스온수기로 60℃까지 재가열하는 '병렬 운영 모델'을 표준화한 것이다.

이 방식을 적용하면 연간 가스비를 약 22~43%, 금액으로는 300만~350만원가량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운영비를 아끼면서 온실가스도 줄이는 효과다. 결국 의무화 비율이라는 숫자만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설비가 학교 현실에 맞물려 실제로 '쓸 수 있는 에너지'가 되도록 설계를 바꾸는 것이 핵심 과제로 남는다.

By tapping cafeterias' concentrated 11am-3pm hot-water demand and pre-heating with fuel-cell heat, Gyeonggi's model cuts annual gas costs by 22-43%, showing that fitting design to real usage — not just meeting quotas — is the fix.

의무화의 숫자가 아닌 쓸모를 물어야 할 때 아닌가?

이번 사안의 본질은 연료전지라는 기술 자체의 실패가 아니다. 오히려 정책이 '설치'라는 행위에만 방점을 찍고, 그 설비가 실제로 작동하며 값을 하는지는 좀처럼 묻지 않았다는 데 있다. 연면적 1000㎡ 이상 공공 건축물에 신재생에너지 의무비율을 부과한 취지는 분명 옳다. 탄소중립은 미룰 수 없는 과제이고, 공공부문이 앞장서 모범을 보이라는 요구도 정당하다. 문제는 그 목표를 '비율 몇 퍼센트'라는 행정 지표로만 관리한 순간, 현장의 실제 사용률은 시야에서 사라졌다는 점이다.

학교라는 공간의 특수성은 처음부터 예측 가능한 변수였다. 방학과 주말이 있고, 등하교 시간에 따라 에너지 수요가 극심하게 출렁인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상시 가동을 전제로 설계된 연료전지가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줄줄이 들어섰다. 여기에 영세 업체의 폐업과 사후관리 공백까지 겹치면서, 수억원짜리 설비가 단 한 번도 제대로 돌지 못한 채 먼지를 뒤집어쓰는 풍경이 만들어졌다.

그런 점에서 경기도교육청의 급식실 온수 연계 모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거창한 신기술이 아니라, 급식실 온수 수요가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에 몰린다는 지극히 평범한 관찰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다. 열이 버려지던 지점에 수요를 맞붙이자 가스비가 최대 43% 줄었다. 결국 관건은 예산의 크기가 아니라, 설비가 놓일 현장을 얼마나 들여다봤느냐에 있었다. 앞으로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의무비율이라는 숫자를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설치 이후'의 가동률과 실효성까지 지표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The real lesson is not that fuel cells failed, but that policy measured installation instead of actual use — and Gyeonggi's low-tech cafeteria fix shows that watching how a site really consumes energy matters more than the size of the budget.

자주 묻는 질문

Q. 연료전지는 태양광과 무엇이 다른가요? 태양광은 햇빛으로 전기만 생산하는 반면, 연료전지는 도시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해 전기와 온수(열)를 함께 만듭니다. 열을 꾸준히 활용해야 효율이 높아지는 구조라 가동 패턴이 중요합니다.
Q. 학교가 연료전지를 꼭 설치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에 따라 연면적 1000㎡ 이상 공공 건축물은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의무적으로 갖춰야 합니다. BIPV 태양광이 화재 우려로 기피되면서 연료전지가 대안으로 선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왜 설치해 놓고 안 쓰는 건가요? 학교는 방학·주말 등 가동 공백이 커 열에너지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발전으로 얻는 전기보다 가스비가 더 나오는 역전 현상이 생겨 사용을 꺼리게 됩니다. 설치 업체 폐업에 따른 사후관리 공백도 원인입니다.
Q. 개선책은 실제로 효과가 있나요? 경기도교육청의 급식실 온수 연계 병렬 운영 모델을 적용하면 연간 가스비를 약 22\~43%, 300만\~350만원가량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함께 기대됩니다.

관련 기사

Tags

#society#연료전지#renewable-energy#신재생에너지의무화#경기도교육청#fuel-cell#학교예산낭비

본 기사의 정정·문의는 info@koreaheadline.com 으로 보내주십시오. 정정 정책은 편집강령을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