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영업이익 성과급 제도화 시사…노동계 교섭권 반발
김용범 정책실장이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의 쟁의 대상 여부 룰 마련을 시사했다. 현대차 노조의 순이익 30% 요구와 파업권 확보로 논쟁이 본격화하고 노동계는 교섭권 침해라 반발한다.
정부는 왜 '영업이익 성과급'에 룰을 만들려 하나?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영업이익과 연동한 성과급이 노동쟁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차 노조가 순이익 30% 성과급을 요구하며 합법 파업권을 확보하자, 'N% 성과급'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본격화한 데 따른 것이다. 노동계는 성과급이 이미 노사 교섭으로 결정돼 온 사안이라며 정부가 교섭 범위를 제한하려 한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목차
성과급 논쟁은 어디서 시작됐나?
논쟁의 출발점은 반도체였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달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에 합의했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못 박은 이 방식을 두고 김용범 정책실장은 "세계 최초 사례"라고 평가했다. 당초 노조가 요구한 '영업이익 15%'에는 못 미쳤지만, 파업 직전까지 치달았던 갈등은 성과급 문제가 국가 핵심 산업의 생산 차질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정부가 룰 마련을 꺼낸 배경에도 전략산업의 성과급 갈등이 대규모 파업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경계심이 깔려 있다.
The dispute began in the chip sector, where Samsung Electronics agreed to tie a special bonus to 10.5% of its operating profit — a deal the government called a world first.
성과급은 교섭 대상인가, 아닌가?
핵심 쟁점은 성과급이 단체교섭과 쟁의의 대상인지 여부다. 교섭 대상으로 인정되면 협상 결렬 시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회사의 교섭 거부도 부당노동행위로 보기 어렵고 이를 이유로 한 파업도 정당성을 얻기 힘들어진다. 경영계는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은 교섭 대상이 아니라며 올해 1·2월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든다. 대법원은 실적에 따라 규모가 달라지는 경영성과급은 근로의 대가로 보기 어려워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반면 노동계는 이 판결이 퇴직금 산정을 위한 임금성을 따진 것일 뿐 교섭 대상 여부를 가린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The crux is whether profit-linked bonuses count as a legitimate subject of collective bargaining — the line that decides whether a strike over them is lawful.
현대차 노조의 요구와 수치는?
'N% 성과급'은 반도체에서 갑자기 등장한 의제가 아니다. 현대차 노조는 수년째 회사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해 왔고, 노사는 매년 교섭으로 경영성과급 규모를 정해 왔다. 지난해에는 '경영성과급 350%+700만원' 지급에 합의했다. 올해도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상여금 800%, 순이익 30% 성과급 등을 내걸었다. 현대차의 지난해 순이익이 약 10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노조 요구액은 3조원을 넘는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를 결정하면서 노조는 합법 파업권을 확보했고,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투표자의 92.03%가 찬성했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70%, 삼성전자는 45%에 달해 초과이윤 분배 논의에 무게가 실린다.
Hyundai's union has demanded 30% of net profit for years; with last year's profit near 10 trillion won, that claim tops 3 trillion won.
정부가 참고하는 프랑스 모델은?
김 실장은 참고 사례로 프랑스의 '법정 이익참여제'를 언급했다. 1967년 샤를 드골 정부가 도입한 이 제도는 상시 노동자 50인 이상 기업이 일정 수준 이상 이익을 내면 법이 정한 산식에 따라 이익 일부를 노동자에게 배분하도록 하며, 개인별 지급액에도 상한을 둔다. 다만 국가가 법으로 배분 방식을 정하는 프랑스와 달리, 한국은 노사가 단체교섭으로 성과급을 정해 왔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전문가들은 성과급을 교섭 대상에서 빼려면 결국 노동조합법 개정이 필요한데, 이는 헌법소원 등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제도화가 간단치 않다고 본다.
Kim cited France's statutory profit-sharing scheme, but experts warn that excluding bonuses from bargaining in Korea would require revising labor law and could trigger constitutional challenges.
'N% 성과급'은 노사 자치의 시험대일까?
이번 논쟁의 본질은 단순한 보너스 액수 다툼이 아니라, 기업이 거둔 초과이윤을 누가 어떤 절차로 나눌 것인가라는 분배의 규칙 문제다. 그동안 한국의 성과급은 법이 일률적으로 정하지 않고 노사가 매년 교섭으로 빚어 온 결과물이었다. 현대차 노조가 수년째 순이익 30%를 요구하고 노사가 그때그때 규모를 합의해 온 과정이 바로 그 노사 자치의 단면이다. 정부가 '쟁의 대상인지 룰을 만들자'고 제안한 순간, 오랫동안 현장의 관행으로 굴러온 영역에 국가가 선을 그으려 한다는 신호로 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의 문제의식 자체는 이해할 만하다. 반도체처럼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전략산업에서 성과급 갈등이 대규모 파업으로 번지면 그 충격은 개별 기업을 넘어선다. 다만 그 우려를 푸는 방식이 교섭 대상의 범위를 좁히는 쪽으로 흐른다면, 노동계가 곧바로 '교섭권 흔들기'로 받아들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대법원이 경영성과급을 평균임금에서 제외한 판결은 어디까지나 퇴직금 산정 기준을 다룬 것이지, 무엇을 교섭 테이블에 올릴 수 있는지를 정한 것이 아니라는 노동계의 반박은 법리적으로도 가볍지 않다.
결국 관건은 속도와 방식이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거론한 프랑스 이익참여제는 법이 배분 산식을 정하는 모델이지만, 이는 단체교섭 전통이 다른 토양에서 자란 제도다. 한국에서 성과급을 교섭 대상에서 떼어내려면 노동조합법 개정이 불가피하고, 그 과정에서 헌법소원을 비롯한 법적 충돌이 예고돼 있다. 기업의 성장 과실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무르익기 전에 제도부터 손대려 한다면, 분배 갈등을 가라앉히기는커녕 오히려 새로운 전선을 여는 결과가 될 수 있다.
The real question is not the size of the bonus but who sets the rules for sharing excess profit — and whether the state can narrow the bargaining table without unsettling decades of labor autonomy.
자주 묻는 질문
Q. 성과급이 교섭 대상에서 빠지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협상이 결렬돼도 이를 이유로 한 파업이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워집니다. 회사가 성과급 교섭을 거부해도 부당노동행위로 보기 힘들어져, 노조의 협상력이 크게 약해집니다.Q. 대법원 판결은 성과급이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한 건가요?
아닙니다. 올해 1·2월 판결은 경영성과급이 퇴직금 산정 기준인 평균임금에 포함되는지를 다룬 것입니다. 노동계는 이것이 단체교섭 대상 여부를 판단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합니다.Q. 노사협의회에서도 성과 배분을 다룰 수 있나요?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은 30인 이상 사업장 노사협의회의 협의 사항에 '생산성 향상과 성과 배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노조보다 권한이 제한적인 노사협의회에서도 성과 배분을 협의 대상으로 인정한 셈입니다.Q. 삼성전자 성과급 합의는 어떤 내용인가요?
삼성전자 노사는 DS(반도체) 부문에 한해 영업이익 목표 달성 시 상한 없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며 10년간 적용됩니다.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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