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 755억 고덕 신사옥 백지화, 20m 앞 공원이 갈랐다
JYP엔터테인먼트가 755억원에 낙찰받은 고덕동 신사옥 부지 사업을 백지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20m 앞 공원용지가 18층 개발용지로 바뀐 것이 발단이었다.
JYP는 왜 3년 공들인 신사옥을 접기로 했나?
JYP엔터테인먼트가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추진하던 신사옥 건립 사업을 백지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2023년 10월 755억3600만원에 부지를 낙찰받고 건축허가까지 마친 사업이다. 발단은 신사옥 예정지에서 남쪽으로 20m 떨어진 공원용지가 18~19층 건물을 올릴 수 있는 개발용지로 바뀐 일이었다. 설계자 유현준 홍익대 교수는 "전면 백지화로 가닥이 잡혔다"고 밝혔고, JYP는 "향후 대응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철수를 공식화하지 않았다.

목차
755억 부지는 어떤 그림이었나?
JYP는 2023년 10월 서울주택도시공사(SH)로부터 고덕강일지구 유통판매시설용지 2블록 1만675㎡를 755억3600만원에 낙찰받았다. 2018년 성내동 사옥(매입 202억원·리모델링 79억원)으로 옮긴 지 5년 만의 확장 결정이었고, 대지 매입비와 공사비는 보유 현금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이었다. 이후 교통영향평가와 건축·경관 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쳐 2026년 4월 건축허가를 받았고, 하반기 착공이 목표였다.
허가 기준 규모는 연면적 6만9259㎡, 지하 5층~지상 17층이다. 대형 연습실과 대강당, 임직원 사무공간이 들어서고 공개공지에는 800석 규모 공연장과 사진 촬영 구역 같은 문화·휴식 공간이 계획됐다. 강동구는 지난 4월 이 건물을 축으로 고덕비즈밸리를 K팝과 관광을 묶은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
JYP won the 10,675㎡ Godeok site from SH for 75.5 billion won in October 2023 and secured a building permit this April for a 69,259㎡, 17-story complex. Gangdong District had pitched it as the anchor of a K-pop tourism cluster.
20m 앞 공원은 왜 개발용지가 됐나?
신사옥 남쪽 20m 지점에 있던 1만3261㎡ 공원용지가 자족지원시설용지로 바뀌면서 용적률 400%가 적용됐다. 18~19층 건물이 들어설 수 있는 땅이 된 것이다. SH는 고덕강일지구 학교시설 설치 비용을 마련해야 했고 원형보존지 같은 다른 녹지는 줄이기 어려워 이 부지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관련 법에 따라 지구 전체 녹지의 1%가량을 축소한 조치라는 것이다.
문제는 JYP 신사옥이 중정을 둘러싼 고리 형태로 설계됐다는 점이다. 바깥 시선을 차단해 소속 아티스트의 사생활을 지키는 구조인데, 코앞에 18층 건물이 올라가면 설계 전제가 무너진다. 유현준 교수에 따르면 JYP는 신축 높이를 6층 이하로 제한하거나 공원 위치를 조정하는 중재안을 냈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 교수는 "시민에게 꼭 필요한 공원 부지를 개발용지로 만들어 파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A 13,261㎡ park plot 20 meters away was rezoned for development at a 400% floor area ratio, opening the door to an 18-19 story tower. JYP's courtyard design depends on blocked sightlines for artist privacy, and its counterproposals — a six-story cap or relocating the park — were rejected.
숫자는 무엇을 말하나?
이 갈등의 아이러니는 정작 문제의 땅이 팔리지 않았다는 데 있다. SH는 해당 부지를 1039억6600만원에 공급하려 했지만 지난 5월 마감한 1차 공급에 신청 기업이 한 곳도 없어 유찰됐다. 매입 희망 기업은 강동구청 승인을 거쳐 추천서를 SH에 내야 하는 구조인데, 응찰 자체가 없었다. 공원 하나를 없애 만든 개발용지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사이, 이미 755억원을 투입한 기업은 발을 빼는 국면이 됐다.
JYP의 사업 여건도 넉넉하지 않다. 2026년 1분기 매출은 1980억원으로 하이브(5200억원)·SM(4150억원)에 이은 3위였고, 주가는 연초 대비 30.2% 하락한 5만700원대에 머물렀다. 음악 외 사업 비중이 12%로 4대 기획사 중 가장 낮아 대규모 공간 투자의 회수 경로가 상대적으로 좁다는 점도 부담이다.
SH tried to sell the rezoned plot for 103.96 billion won but drew zero bidders when the first round closed in May. Meanwhile JYP posted 198 billion won in Q1 revenue, third among the big four, with its stock down 30.2% year to date.
K팝 사옥 경쟁에는 어떤 여파가 남나?
엔터테인먼트 사옥은 오래전에 사무 공간의 범주를 벗어났다. 하이브는 2021년 용산 트레이드센터 전체를 임차해 지하 뮤지엄 '하이브 인사이트'까지 들인 복합 문화 기지를 꾸렸고, SM은 같은 해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로 옮겼다. 팬이 찾아오는 건물 자체가 브랜드 자산이 되는 흐름에서, JYP의 800석 공연장과 공개공지는 강동구가 기대한 관광 동선의 핵심이었다.
그 구상이 흔들리면서 남는 질문은 두 가지다. 하나는 JYP가 건축허가까지 받은 부지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다. 매각과 설계 변경, 재협상 중 어느 쪽도 간단하지 않다. 다른 하나는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기업을 유치한 뒤 주변 여건을 바꿀 때 어디까지 책임을 지느냐다. JYP가 실제로 철수한다면 고덕비즈밸리의 다음 유치 협상에서 이 사례가 먼저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Corporate headquarters have become brand assets in K-pop, from HYBE's Yongsan complex to SM's Seongsu move. If JYP walks away, Gangdong loses its planned tourism anchor and gains a cautionary tale about rezoning around an already-committed investor.
이 사건이 드러낸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이번 일을 한 기업의 부동산 실패담으로 읽으면 핵심을 놓친다. JYP는 공개 입찰로 땅을 샀고, 교통영향평가와 건축·경관 심의를 차례로 통과했으며, 건축허가까지 손에 쥐었다. 행정이 요구하는 절차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3년을 보낸 뒤에야 설계의 전제가 무너진 것이다. 기업이 계산할 수 없는 종류의 위험이 어디에서 발생했는지가 이 사건의 실질이다.
SH의 설명 자체는 부당하지 않다. 학교를 지으려면 재원이 필요하고, 원형보존지를 건드리기 어려우면 남는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다만 그 선택이 이미 수백억 원을 넣고 착공을 준비하던 사업자의 설계 조건을 정면으로 무너뜨린다는 사실을 조정 과정에서 얼마나 비중 있게 다뤘는지는 다른 문제다. JYP가 내놓은 6층 높이 제한이나 공원 위치 조정은 사업을 멈추자는 요구가 아니라 양쪽을 동시에 살리자는 절충안에 가까웠다. 그 안이 왜 수용될 수 없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아직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
아티스트 사생활 보호를 유별난 요구로 보는 시선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연습실과 녹음실이 24시간 돌아가는 건물에서 외부 시선 차단은 복지가 아니라 운영 조건이다. 중정형 설계는 그 조건을 건축으로 풀어낸 답이었고, 코앞의 18층은 그 답을 무효로 만든다. 설계를 바꾸면 되지 않느냐는 말은 3년 치 인허가를 다시 밟으라는 말과 같다.
가장 아쉬운 대목은 아무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는 점이다. 공원을 내주고 만든 개발용지는 1039억원에 내놓았지만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고, 강동구가 그리던 K팝 관광 거점은 착공 전에 흔들렸으며, 시민은 녹지를 잃었다.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기업 유치를 성과로 내세우는 일은 흔하지만, 유치 이후의 여건을 지키는 일에는 같은 무게가 실리지 않는다. 고덕비즈밸리가 다음 기업과 마주 앉을 때 이 사례부터 검토될 것이라는 점이, 755억원보다 오래 남을 비용일지 모른다.
This is not a real estate misstep but a governance one. JYP cleared every procedural hurdle over three years, only to have the premise of its design removed by a rezoning it could not have priced in. Nobody won: the rezoned plot drew zero bidders, Gangdong's K-pop tourism plan stalled, and residents lost a park.
자주 묻는 질문
Q. JYP는 신사옥 사업 철수를 확정한 건가?
아니다. 설계를 맡은 유현준 교수는 JYP로부터 사업 철수 입장을 전달받아 "전면 백지화로 가닥이 잡혔다"고 전했지만, JYP는 "향후 대응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최종 철회를 공식화하지 않았다.Q. 문제가 된 공원용지는 왜 용도가 바뀌었나?
SH는 고덕강일지구 내 학교시설 설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법에 따라 녹지를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원형보존지 등 다른 녹지는 줄이기 어려워 신사옥 인근 1만3261㎡ 공원 부지를 자족지원시설용지로 변경했다는 것이다.Q. 사생활 문제가 그렇게 결정적인가?
JYP 신사옥은 중정을 둘러싼 고리 형태로 외부 시선을 차단해 소속 아티스트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구조다. 20m 거리에 18\~19층 건물이 들어서면 내부가 내려다보여 설계 전제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Q. 용도가 변경된 그 부지는 팔렸나?
아직이다. SH는 1039억6600만원에 공급하려 했으나 지난 5월 마감한 1차 공급에 신청 기업이 없어 유찰됐다.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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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ources
- 755억 들여 땅 샀는데…JYP, 신사옥 철수설에 내놓은 입장은(NewsArticle)
- [단독] JYP 신사옥, 결국 백지화 가닥…설계 맡은 유현준 "시민 위한 공원 없앤 자체가 문제"(News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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