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AI 데이터센터 진출…가산에 30MW 하이퍼스케일 개관
효성중공업과 싱가포르 STT GDC 합작법인이 서울 가산동에 30MW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STT 서울 1을 개관했다. 조현준 회장은 데이터센터를 그룹 미래 성장축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효성이 전력기기를 넘어 AI 데이터센터에 직접 뛰어든 이유는?
효성그룹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산업에 본격 진출했다. 그동안 초고압 변압기·차단기 등 전력기기를 공급하며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간접 수혜를 누려온 효성이, 이제 데이터센터 자체를 운영하는 사업자로 직접 올라선 것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데이터가 21세기의 원유가 될 것"이라며 AI 데이터센터를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목차
효성은 어떻게 데이터센터 사업에 발을 들였나?
효성중공업과 싱가포르 데이터센터 기업 ST텔레미디어글로벌데이터센터(STT GDC)의 합작법인 효성-STT GDC는 지난 16일 서울 가산동에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개관식을 열었다. 'STT 서울 1'로 명명된 이 센터는 30㎿ 규모로, 생성형 AI 고도화로 늘어난 고밀도 작업까지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효성의 진출은 즉흥적 결정이 아니다. 2017년부터 데이터센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미래 먹거리로 검토해왔고, 2019년 조 회장과 ST텔레미디어 브루노 로페즈 대표가 서울에서 만나 성장성에 공감대를 이룬 뒤 2021년 합작법인을 세웠다. 효성중공업이 지분 40%, STT GDC가 60%를 보유한 구조다.
Hyosung's data center push is the culmination of a strategy that began with a task force in 2017 and a 2021 joint venture with Singapore's STT GDC.
도심 입지와 계열사 시너지가 왜 핵심인가?
STT 서울 1의 가장 큰 차별점은 입지다. 최근 국내 데이터센터가 전력·부지 확보를 위해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으로 분산되는 흐름과 달리, 이 센터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자리했다. 여의도·강남 등 주요 업무지구와 가까워 데이터 전송 지연이 적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효성은 계열사 역량을 한데 묶어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효성중공업은 데이터센터에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초고압 변압기·차단기를 생산하고, 효성ITX는 클라우드와 기업 IT 솔루션을 제공한다. 전력기기 제조부터 건설 시공, 30년 가까이 쌓은 IT 운영 경험까지 한 그룹 안에서 수직 계열화할 수 있다는 점이 효성이 내세우는 무기다. 조 회장은 최근 그룹의 핵심 역량을 AI 데이터센터에 집중하라는 특명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Unlike rivals pushing to the outskirts, STT Seoul 1 sits in central Seoul, and Hyosung is betting on vertical integration spanning power gear, construction, and IT operations.
숫자로 보면 시장 잠재력은 얼마나 큰가?
STT 서울 1은 약 4만㎡ 부지에 지상 10층 규모로 지어졌다. 4~8층 데이터홀에 층당 6㎿씩 총 30㎿를 공급하며, 고객은 한 개 층 전체를 쓰거나 3㎿ 단위로 독립 공간을 나눠 쓸 수 있다. 설계 단계에서 글로벌 업타임인스티튜트 '티어3' 인증을 받았고, 냉각 시스템은 설계 PUE(전력효율지표) 1.3 미만에 열에너지저장(TES)까지 갖췄다.
시장 규모도 효성의 베팅을 뒷받침한다. 시장조사기관들은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이 2025년 약 16억5000만 달러에서 2030년 42억7000만 달러 안팎으로 연평균 20%대 성장할 것으로 본다. 서울은 2024년 기준 국내 시장 점유율 52.69%를 차지하는 최대 거점이다. 모회사 STT GDC 역시 2026년 하반기 KKR·싱텔의 완전 인수(기업가치 약 138억 싱가포르달러)를 앞두고 인도 첸나이 45㎿ 캠퍼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증설 등 아시아 전역으로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The Korean data center market is projected to more than double to about $4.3 billion by 2030, while parent STT GDC expands across Asia ahead of a full KKR-Singtel buyout.
AI 데이터센터 경쟁에서 효성의 승부수는 통할까?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전력기기 강자인 효성에게는 약점을 강점으로 바꿀 기회다. 이미 LS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이 AI 데이터센터발 변압기 슈퍼사이클로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가운데, 효성은 부품 공급자를 넘어 운영자까지 가치사슬을 넓히며 한 단계 위의 수익 구조를 노린다.
다만 도심 입지 특성상 전력 확보와 추가 부지 확장이 변수로 남는다. 글로벌 빅테크의 자체 구축(셀프빌드) 캠퍼스 선호, 부산 등 지방 거점의 빠른 성장도 경쟁 구도를 복잡하게 만든다. 효성은 액화플랜트·수소충전소 시공으로 다진 건설 역량을 데이터센터 특화 기술로 체계화하며 2호 데이터센터 건립도 검토 중이다. 조 회장은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AI 생태계의 패러다임을 바꿔 나가겠다"고 밝혔다.
With power expertise as its edge, Hyosung aims to move up the value chain from supplier to operator, though grid access and hyperscalers' self-build preference remain key challenges.
효성의 데이터센터 진출, 무엇을 다시 봐야 하나?
효성의 이번 행보에서 주목할 대목은 '진출 시점'이 아니라 '진출 방식'이다. 많은 대기업이 AI 붐에 올라타 데이터센터를 신사업으로 선언하지만, 대부분은 부지를 사들이고 설비를 외주로 채우는 자본 투입형 모델에 머문다. 반면 효성은 전력기기 제조라는 본업의 기술 자산을 데이터센터 운영의 핵심 경쟁력으로 직접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변압기와 차단기를 만드는 회사가 그 장비가 가장 많이 쓰이는 시설을 직접 운영한다는 것은, 공급망의 양 끝을 한 그룹이 쥐는 수직 통합 전략의 전형이다.
이 지점에서 효성과 STT GDC의 지분 구조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효성중공업이 40%로 소수 지분에 머문다는 사실은, 효성이 운영 노하우 측면에서는 아직 글로벌 전문 사업자에 기대고 있음을 보여준다. 2017년 TF 가동부터 2021년 합작법인 설립까지 4년, 그리고 다시 개관까지 5년이 걸린 긴 호흡은 효성이 이 사업을 단기 유행이 아니라 장기 체질 전환으로 접근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동시에 도심 입지라는 선택은 양날의 검이다. 전송 지연이 적다는 분명한 강점이 있지만, 서울 도심에서 30㎿급 시설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추가 부지를 확보하는 일은 갈수록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결국 효성의 성패는 '전력 역량을 가진 운영자'라는 정체성을 시장이 얼마나 차별화된 가치로 인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빅테크가 자체 캠퍼스를 짓고, 글로벌 코로케이션 사업자들이 한국 시장에 몰려드는 가운데, 효성은 부품 공급자에서 시작해 그 위로 올라가려 한다. 이 상향 이동이 성공한다면 효성은 단순한 후발 주자가 아니라, 한국형 데이터센터 사업 모델의 한 사례로 남을 수 있다.
Hyosung's real differentiator is not timing but method—turning its power-equipment heritage into an operating edge, even as a minority 40% stake and central-Seoul grid constraints test how far that strategy can scale.
자주 묻는 질문
Q. STT 서울 1 데이터센터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약 4만㎡ 부지에 지상 10층 규모로, 4\~8층 데이터홀에서 층당 6㎿씩 총 30㎿의 IT 전력을 공급한다. 고객은 층 단위 또는 3㎿ 단위로 공간을 나눠 사용할 수 있다.Q. 효성과 STT GDC의 지분 구조는?
2021년 설립한 합작법인 효성-STT GDC(STT GDC 코리아)에서 STT GDC가 60%, 효성중공업이 40%를 보유한다.Q. 이 데이터센터가 서울 도심에 들어선 의미는?
최근 데이터센터가 수도권 외곽·지방으로 분산되는 흐름과 달리 서울 도심에 위치해, 여의도·강남 등 주요 업무지구와 가까워 데이터 전송 지연이 적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다.Q. 효성이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노리는 강점은?
초고압 변압기·차단기 등 전력기기(효성중공업)부터 건설 시공, 클라우드·IT 솔루션(효성ITX)까지 그룹 내 수직 계열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전력 다소비 시설인 데이터센터에서 전력 역량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다.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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