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만든 검사 10명 중 8명 승진, 통제 없는 검찰권
뉴스타파가 검찰 형사보상 사건 7건을 취재한 결과 관여 검사 17명 중 14명이 승진했다. 무죄사건 평정 90%가 과오없음 처리되는 검찰 내부 통제 부재의 실상을 짚는다.
무죄를 만든 검사들은 왜 승진했나?
뉴스타파가 검찰 형사보상 사건 7건을 심층 취재한 결과, 관여한 검사 17명 가운데 14명이 승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10명 중 8명꼴이다. 죄 없는 시민을 기소했다가 무죄가 확정된 사건인데도, 담당 검사에게 돌아온 것은 문책이 아니라 영전이었다. 검찰권 오·남용을 걸러낼 내부 통제 장치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신호다.

목차
형사보상 사건이란 무엇인가?
형사보상은 검찰의 수사·기소로 전과자가 될 뻔했다가 재판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사람에게 국가가 지급하는 배상이다. 바꿔 말하면 검찰권이 잘못 행사됐다는 국가의 공식 인정이기도 하다. 최근 5년간 검찰의 형사보상 사건은 1만 6,757건에 이른다. 뉴스타파는 이 가운데 정치인이 아닌 평범한 시민이 피해를 입은 사례를 추적했고, 직접 만나 증언을 듣고 자료를 확보해 종합 취재가 가능했던 사건은 단 7건, 전체의 0.04%에 불과했다.
그러나 확인된 사실은 결코 미미하지 않았다. 검찰은 무죄를 뒷받침하는 명백한 증거를 배척하고, 때로는 증거를 왜곡하면서까지 유죄 방향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취재에 응한 전직 검사 정정교 변호사는 "구속 사건의 경우 검찰이 이미 기소를 단정 짓고 수사하기 때문에, 무죄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의도적으로 누락시키는 경우가 흔하다"고 말했다.
Criminal compensation is the state's formal admission that prosecutorial power was misused. Over five years, 16,757 such cases arose, yet only seven could be fully investigated.
검사들은 왜 사과하지 않을까?
취재가 가능했던 7건에는 최소 17명의 검사가 관여했다. 뉴스타파는 이들에게 오·남용 사실을 인정하는지, 피해자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답변은 참담했다. 3명은 답변을 거부했고, 13명은 묵묵부답이었다. 유일하게 답을 보낸 한 명마저 "무죄는 공동정범 성립 요건에 관한 검찰과 법원의 견해 차이일 뿐, 무고한 시민을 범죄자로 만들려 한 사례가 결코 아니다"라며 오·남용 자체를 부인했다.
피해자들의 반응은 분노와 체념이 뒤섞여 있었다. 한 피해자는 "현직에 있는 한 사과는 의미가 없다"며 "책임지고 검찰 옷을 벗고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우리 아이들한테는 그런 일이 안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개인의 억울함을 넘어, 언제든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구조의 문제라는 인식이다.
Of 17 prosecutors involved, three refused to answer and 13 stayed silent. The only one who responded denied any abuse, framing the acquittal as a mere difference of legal opinion.
통제 장치는 정말 작동하지 않았나?
검찰에는 '무죄 사건 평정'이라는 자체 검증 제도가 있다. 유죄로 기소했다가 무죄가 확정된 사건을 대상으로, 검찰이 스스로 수사·기소 과정의 과오를 따지는 절차다. 그러나 이 제도는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검찰이 매년 평정하는 무죄 사건은 7,300여 건에서 8,500여 건에 이르는데, 검사의 과오가 인정된 사건은 10% 안팎에 그친다. 나머지 90% 가까이는 '과오 없음'으로 면죄부가 주어진다.
법률신문 보도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무죄 평정 3만 6,599건 중 87.3%가 '검사 과오 없음'으로 처리됐고, 이후에도 이 비율은 90%에 육박했다. 대부분 '법원과 검사의 견해 차이'라는 논리가 동원됐다. 형사보상금 부담은 고스란히 국가 예산으로 넘어간다.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검찰 과오로 인한 무죄는 매년 700건에 달하고, 형사보상금은 한 해 568억 원까지 나갔으며, 법무부는 부족분을 메우려 검찰청 인건비에서 341억 원을 끌어다 쓰기도 했다.
The internal review system clears prosecutors of fault in nearly 90% of overturned cases, while the state pays hundreds of billions of won in compensation each year.
수사권 폐지가 오·남용을 끝낼까?
2026년 7월 31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검사의 수사권이 72년 만에 폐지됐다. 검찰은 '공소청'으로 간판을 바꿔 기소권만 행사하고, 수사권은 경찰과 새로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넘어간다. 10월 2일부터 형사사법 체계가 전면 개편되는 셈이다.
그러나 권한의 분산이 곧 오·남용의 근절을 뜻하지는 않는다. 앞으로 수사권 오·남용은 경찰을 중심으로, 기소권 오·남용은 검찰을 중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박철수 변호사는 "강제수사권이 주어지고 통제하는 사람이 없으면 남용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며 서로 통제하고 법원과 제3자가 견제하는 구조 설계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타파는 오·남용에 관여한 수사 인력과 검사의 명단을 공개 정보로 만들기 위한 정보공개 행정소송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A landmark law stripped prosecutors of investigative power after 72 years, but experts warn that dispersing authority without new checks simply relocates the risk of abuse.
이 숫자가 가리키는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이번 취재에서 가장 서늘한 대목은 '승진'이라는 단어다. 잘못을 저지른 조직에서 흔히 기대하는 것은 최소한의 문책이지만, 여기서는 정반대의 신호가 나온다. 무죄가 확정된 사건에 관여한 검사 10명 중 8명이 승진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개별 검사의 일탈이 아니라 그런 수사 방식이 조직 안에서 오히려 유능함으로 평가받았을 가능성을 드러낸다. 무혐의나 무죄 의견을 내면 오히려 낙오자로 지탄받는다는 전직 검사의 증언은, 이 통계가 우연이 아니라 구조의 산물임을 뒷받침한다.
무죄 사건 평정에서 90% 가까이가 '과오 없음'으로 처리되는 현실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제 식구의 잘못을 제 손으로 판단하게 하는 제도는,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결과가 정해진 요식 절차로 굳어지기 쉽다. '법원과의 견해 차이'라는 한 줄이 반복되는 동안, 그 비용은 형사보상금이라는 이름으로 국민 세금에서 빠져나갔고, 억울한 시민의 삶에는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 남았다.
그래서 수사권 폐지라는 거대한 제도 변화만으로 안심하기는 이르다. 권한을 나누는 일과 권한을 통제하는 일은 별개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관여자의 이름조차 공개되지 않는 지금의 불투명성이 유지된다면, 무대만 경찰과 공소청으로 바뀔 뿐 같은 장면이 반복될 수 있다. 결국 이 기사가 던지는 질문은 검찰만을 향한 것이 아니다. 강제력을 쥔 국가기관을 시민이 어떻게 감시하고 책임을 물을 것인가라는, 훨씬 오래된 물음이다.
The most chilling detail is not the abuse itself but the promotions that followed. Dispersing prosecutorial power means little without transparency and democratic control over who wields state force.
자주 묻는 질문
Q. 형사보상 사건은 모두 검찰의 잘못을 뜻하나요?
형사보상은 무죄 확정에 따른 국가 배상으로, 넓게 보면 검찰권 행사가 결과적으로 잘못됐음을 인정하는 제도입니다. 다만 검찰은 상당수를 '법원과의 견해 차이'로 규정해 검사 개인의 과오로 인정하지 않습니다.Q. 무죄 사건 평정 제도는 무엇인가요?
검사가 유죄로 기소한 사건이 무죄로 확정됐을 때, 검찰이 스스로 수사·기소 과정의 과오를 따지는 내부 검증 절차입니다. 그러나 과오 인정률이 10% 안팎에 그쳐 실효성 논란이 큽니다.Q. 관여 검사 17명 중 14명이 승진했다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뉴스타파가 법률신문의 법조인대관 등을 통해 7건에 관여한 검사 17명의 이력을 조사한 결과, 14명이 승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0명 중 8명꼴입니다.Q. 검찰 수사권 폐지로 오·남용 문제가 해결되나요?
수사권과 기소권이 경찰·중수청·공소청으로 분산되지만, 통제 장치가 함께 설계되지 않으면 오·남용의 무대가 옮겨갈 뿐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민주적 통제 확대를 강조합니다.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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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ources
- <죄 만드는 검(檢)> ④ 주권자에 사법 폭력 가한 10명 중 8명이 승진하는 나라(NewsArticle)
- (단독) 무죄사건 87% 검사 잘못 없다…무죄평정 유명무실 - 법률신문(NewsArticle)
- 검찰 과오로 무죄 매년 700건…형사보상금 지난해만 568억 - 시사저널(NewsArticle)
- 72년 만에 사라지는 검찰 수사…경찰·중수청에 전권 - 뉴시스(News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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