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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3년 만의 복귀, 24명 신인과 4DGS 승부수

경업금지 족쇄가 풀린 이수만이 A2O 소울·라이트 24명을 동시에 내놨다. 삼성전자와 만든 4DGS 촬영과 AI 팬 통화 플랫폼까지, 74세 프로듀서의 기술 승부수를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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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을 기다린 이수만은 무엇을 들고 돌아왔나

74세 이수만이 10월 12일 일산 킨텍스 무대에 올라 "제가 돌아왔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이브와 맺은 3년 경업금지 약정이 풀린 뒤 첫 공식 행보다. 손에 든 것은 15인조 보이그룹 A2O 소울과 9인조 걸그룹 A2O 라이트, 10대 멤버 24명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함께 구현한 4DGS 촬영 기술과 팬이 멤버와 똑같은 AI와 통화하는 플랫폼을 함께 꺼냈다. K팝 1세대 설계자의 복귀전은 아이돌이 아니라 기술에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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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경업금지 3년은 그를 어디로 보냈나

이수만은 2023년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보유 지분 14.8%를 하이브에 넘겼다. 매각 계약에는 3년간 국내 음반 프로듀싱과 동종 엔터 사업을 금지하는 조항이 따라붙었다. 그는 싱가포르에 개인 회사 블루밍그레이스를 세우고 자회사 A2O엔터테인먼트를 만들었다. 2024년 12월 중국인 멤버 5명의 걸그룹 A2O 메이를 중국에서 데뷔시킨 것이 첫 결과물이다. A2O 메이는 데뷔 전 싱글 'Under My Skin'으로 중국 아이돌 최초 미국 톱40 라디오 차트 2주 연속 진입, 웨이보 뮤직 어워드 신인 그룹상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음반을 낼 수 없는 3년을 해외 시장 실험으로 메운 셈이다.

Lee sold his 14.8% SM stake to HYBE in 2023 under a three-year non-compete, then built Blooming Grace in Singapore and tested the Chinese market with A2O MAY.

24명을 한꺼번에 내놓은 이유는 무엇인가

소울과 라이트는 한국·중국·일본·태국·미국 국적 멤버로 짜였다. 소울은 14~19세, 라이트는 13~18세로 전원이 10대다. 두 팀은 'ACE(A2O Cosmic Epic)'라는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한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행성 소울라이트에서 마음 한 구석이 비어 있다고 느낀 소년 15명과 소녀 9명이 공허의 정체를 찾아 지구로 온다는 설정이다. A2O엔터는 "하나의 세계관 안에서 멤버 조합과 활동 형태가 자유롭게 확장되는 아티스트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24명을 한 세계관에 묶어 유닛·솔로·프로젝트로 쪼개 쓰겠다는 계산이다. 데뷔곡 '수퍼스타(SUPERSTAR)'와 '네온(NEON)'은 모두 SM 시절 이수만과 호흡을 맞춘 유영진이 메인 작사·작곡을 맡았다. 에스파 '넥스트 레벨'과 H.O.T. '전사의 후예'를 만든 그 사람이다. 연습생을 데뷔 전부터 공개하는 SM의 루키즈 시스템도 'A2O 루키즈'로 이어졌고 소녀시대 써니가 훈련을 담당한다.

Two teams of teenagers from five countries share one fictional universe called ACE, built for flexible unit and solo spin-offs.

4DGS는 K팝 영상에서 무엇을 바꾸나

이수만이 30분 발표의 중심에 둔 것은 4DGS, 4D 가우시안 스플래팅이다. 여러 대의 카메라로 아티스트의 움직임을 여러 각도에서 동시에 찍고 그 결과를 시간과 공간 축을 가진 3차원 데이터로 재구성한다. 촬영이 끝난 뒤에도 가상 카메라가 새 시점과 동선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는 이를 "찍는 카메라에서 만드는 카메라로의 진화"라 표현하며 "기록 장치가 진화해 온 과정에서 가장 발전된 형태이자 어쩌면 마지막 형태"라고 했다. 과거 소녀시대·동방신기 뮤직비디오의 매트릭스 촬영 경험을 삼성전자와 협업해 다시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소울과 라이트 뮤직비디오에는 4DGS와 인피니트 촬영 시스템이 적용됐다. 그는 이 기술이 AI 학습과 로보틱스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도 말했다. 10월 말에는 팬이 멤버와 같은 외관·목소리를 가진 AI 챗봇과 영상 통화하는 플랫폼 '블루밍톡'과 인터랙티브 라이브 토크쇼를 공개한다.

4DGS records space and time from multiple angles so virtual cameras can generate new viewpoints after the shoot, a technique Lee says may extend to AI training and robotics.

2026년 K팝 시장에서 승산은 있나

판은 3년 전과 다르다. 2026년 1분기 4대 기획사 합산 매출은 1조2780억원으로 하이브가 5200억원, SM이 4150억원, JYP 1980억원, YG 1450억원을 기록했다. 하이브는 2분기에 분기 매출 1조4500억원으로 국내 엔터 최초 1조 돌파를 찍었다. 이수만이 떠난 SM도 아티스트 의존도를 낮추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8% 성장을 보였다. 신인 데뷔 경쟁도 포화다. 올해 국내 데뷔 아이돌 중 버추얼 그룹만 11팀에 달한다. 업계가 주목하는 지점은 분명하지만 의문도 같이 붙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이돌도 자작곡으로 아티스트 아이덴티티를 세우는 게 중요해진 시점에서 독특한 세계관만 내세운 컨셉트가 얼마나 통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H.O.T.와 보아, 동방신기, 엑소로 성공 공식을 연달아 갈아 끼운 사람이 기술로 다시 공식을 쓰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HYBE cleared 1.45 trillion won in a single quarter while SM grew 18% without him, so Lee returns to a far more crowded market than the one he left.

기술이 K팝의 결핍을 메울 수 있을까

이수만의 발표에서 가장 많이 반복된 단어는 아이돌도 음악도 아닌 기술이었다. 30분 중 상당 부분이 4DGS와 블루밍톡 설명에 쓰였다. 이 선택은 그가 K팝 시장을 어떻게 읽고 있는지 드러낸다. 데뷔 팀이 넘치고 세계관 설정이 흔해진 시장에서 신인 24명을 그냥 던져 넣는 것으로는 눈에 띄기 어렵다. 그래서 그는 콘텐츠가 아니라 콘텐츠를 담는 그릇을 바꾸겠다고 말한 것이다. 찍는 카메라에서 만드는 카메라로 넘어간다는 표현은 뮤직비디오 한 편의 연출 기법이 아니라 영상 자산을 데이터로 쌓아 두고 두고두고 재가공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그가 이 기술의 쓰임새로 AI 학습과 로보틱스를 언급한 대목이 그 의도를 짐작하게 한다.

다만 기술은 진입 장벽이지 차별점이 아니다. 가우시안 스플래팅은 학계에서 이미 활발히 다뤄지는 영역이고 대형 기획사가 마음먹고 투자하면 몇 년 안에 따라붙을 수 있다. 팬이 AI 챗봇과 통화하는 플랫폼도 위버스와 버블이 이미 만들어 둔 소통 시장의 변주에 가깝다. 결국 남는 질문은 24명의 10대가 어떤 음악으로 무엇을 말하느냐다. 유영진의 작곡과 써니의 트레이닝은 SM 전성기의 문법이 그대로 이식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익숙한 공식에 새 그릇을 씌운 조합이 2026년의 청중에게 신선하게 읽힐지는 확실치 않다.

그럼에도 이 복귀가 가볍지 않은 이유가 있다. 이수만은 아이돌 육성 시스템, 해외 시장 개척, 세계관 서사라는 세 번의 전환을 모두 먼저 깃발 꽂은 사람이다. 그가 네 번째로 고른 것이 기술이라는 사실 자체가 업계에 던지는 신호다. 그의 팀이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K팝 제작 현장이 영상 데이터와 AI 응대를 표준 설비로 받아들이는 속도는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승부는 소울과 라이트의 성적표보다 넓은 곳에서 갈릴 것이다.

Lee spent most of his comeback talk on technology rather than music, signaling that he sees the production stack, not the lineup, as K-pop's next battleground.

자주 묻는 질문

Q. 이수만은 왜 3년간 국내 활동을 못 했나요? 2023년 SM 지분 14.8%를 하이브에 매각할 때 3년간 국내 음반 프로듀싱과 동종 엔터 사업을 하지 않는 경업금지 조항에 동의했기 때문입니다. 이 약정이 올해 풀리면서 국내 활동을 재개했습니다.
Q. A2O는 어떤 회사인가요? 이수만이 싱가포르에 세운 개인 회사 블루밍그레이스의 자회사입니다. 사명 A2O는 알파 투 오메가(Alpha to Omega)의 약자이며 Z세대와 알파세대를 겨냥한 '잘파 팝'을 새 장르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Q. 4DGS가 기존 뮤직비디오 촬영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기존 카메라는 한 시점의 한 순간만 기록합니다. 4DGS는 여러 카메라로 아티스트가 존재한 시간과 공간 자체를 데이터로 남기기 때문에 촬영 후에 원하는 위치와 각도의 영상을 새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Q. 소울과 라이트의 데뷔곡은 누가 만들었나요? '수퍼스타'와 '네온' 모두 유영진이 메인 작사·작곡을 맡았습니다. H.O.T. '전사의 후예', 에스파 '넥스트 레벨' 등 SM 대표곡을 만든 프로듀서로, 이수만이 SM을 떠날 때 함께 A2O로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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