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한화 브랜드 사용료 현장조사…내부거래 정조준
공정위가 한화그룹 계열사의 브랜드 사용료 거래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산정 방식과 절차의 적정성을 들여다보며 조사가 다른 대기업집단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정위는 왜 한화 브랜드 사용료를 들여다보나?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그룹 계열사의 브랜드 사용료 거래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기간은 약 일주일로, 산정 방식과 거래 절차가 적정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그룹 지주사격인 ㈜한화가 계열사로부터 받는 상표권 수익이 매년 수천억 원에 이르는 가운데, 이번 조사는 단순한 한 기업 점검을 넘어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전반에 대한 신호탄으로 읽힌다.

목차
브랜드 사용료가 왜 규제의 표적이 됐나?
브랜드 사용료는 계열사가 그룹 대표 상표를 쓰는 대가로 지주회사 등에 지급하는 돈이다. 문제는 이 돈의 상당 부분이 총수일가 지분이 높은 회사로 흘러간다는 점이다. 공정위는 오래전부터 상표권 거래를 일감 몰아주기·사익 편취의 통로로 의심해 왔다. 2026년 1월부터는 공시대상 기업집단이 상표권 사용료 수취 내역을 매년 상세 공시하도록 규정이 시행됐고, 이번 한화 현장조사는 그 연장선에서 이뤄진 행보다.
Brand royalties—fees affiliates pay to use a group's trademark—have long drawn regulatory scrutiny as a possible channel for funneling profit to owner families.
이번 조사는 무엇을 겨냥하나?
공정위가 집중적으로 살피는 것은 브랜드 사용료의 산정 방식과 거래 절차의 적정성이다. 사용료 요율이 합리적으로 책정됐는지, 모든 계열사에 일관된 기준이 적용됐는지가 관건이다. 특히 과거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를 받은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의 거래에도 주목하고 있다. 보험사의 거대한 매출 규모가 사용료 산정의 기준이 되면서, 금융과 산업을 아우르는 그룹 구조 자체가 점검 대상에 오른 셈이다.
Regulators are zeroing in on whether royalty rates were set fairly and applied consistently, with extra attention on financial affiliates previously flagged by the financial watchdog.
숫자로 보는 한화 브랜드 사용료
상표권 사용료 산정 방식은 통상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뺀 값의 0.3% 수준이다. 2024 회계연도 기준 ㈜한화에 사용료를 가장 많이 낸 계열사는 한화생명(약 362억 원)이며, 한화오션이 약 322억 원으로 2위에 올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31억 원에서 236억 원으로 79.6% 급증한 반면, 한화솔루션은 260억 원에서 184억 원으로 29.4% 줄었다. 그룹 전체로 보면 한화는 사용료가 연 1,000억 원을 넘는 7개 대기업집단 중 하나로, 이들 7개 집단의 사용료 합계는 1조 3,433억 원에 달해 전체 상표권 유상거래의 62.4%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압도적이다.
Royalties are typically set at about 0.3% of sales minus ad spending; in fiscal 2024, Hanwha Life paid the most at roughly 36 billion won, followed by Hanwha Ocean at 32 billion won.
다른 대기업집단으로 번질까?
이번 조사의 파급력은 한화 한 곳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공정위는 조사 결과에 따라 유사한 브랜드 사용료 거래를 하는 다른 대기업집단도 점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024년 기준 상표권 사용료 유상거래 집단은 5년 연속 늘어 72개에 달했고, 총수가 있는 집단의 유상거래 비율이 80%를 넘었다. 상표권 거래가 총수일가와 밀접하게 얽혀 있다는 통계가 쌓인 만큼, 한화 조사가 산업계 전반의 내부거래 관행을 흔드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The probe may not stop at Hanwha—regulators have signaled they could examine other conglomerates with similar trademark deals, given that owner-led groups account for over 80% of paid royalty transactions.
이번 조사가 던지는 진짜 질문은 무엇인가?
한화에 대한 이번 현장조사를 단순히 '한 그룹의 사용료 점검'으로 읽으면 본질을 놓치게 된다. 브랜드 사용료라는 거래가 한국 대기업집단 지배구조의 가장 민감한 신경을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상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이고, 그 값을 매기는 일에는 명확한 시장 가격이 존재하지 않는다.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뺀 값의 0.3%라는 공식은 깔끔해 보이지만, 정작 '왜 0.3%인가', '왜 광고선전비를 빼는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설득력이 약해진다. 결국 사용료 산정은 합리적 계산이라기보다 그룹 내부에서 합의된 관행에 가깝다. 공정위가 산정 방식과 절차의 적정성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바로 이 '관행의 합리성'을 처음으로 외부 잣대로 검증하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특히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 같은 금융계열사가 도마에 오른 점은 의미심장하다. 금융사는 매출 규모가 크기 때문에 같은 요율을 적용해도 절대 금액이 커지고, 그만큼 지주사로 흘러가는 수익도 늘어난다. 금융과 산업이 한 지붕 아래 묶인 그룹 구조에서는 이 흐름이 단순한 상표 사용 대가를 넘어 자본 이동의 통로가 될 수 있다. 과거 경영유의 조치를 받은 이력까지 더해지면, 규제 당국이 왜 이 지점을 예민하게 보는지 납득이 간다.
더 주목할 대목은 공정위가 조사 확대 가능성을 공공연히 내비쳤다는 점이다. 사용료가 연 1,000억 원을 넘는 집단이 일곱 곳에 달하고, 총수 있는 집단의 유상거래 비율이 80%를 넘는 현실에서 한화는 첫 표적일 뿐 마지막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2026년부터 시행된 상세 공시 의무와 맞물려, 이번 조사는 그동안 베일에 가려 있던 브랜드 거래를 햇빛 아래로 끌어내는 신호로 봐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사용료 산정 근거를 스스로 정교하게 다듬어야 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This probe is less about one group's fees and more about subjecting an opaque, custom-bound pricing practice to outside scrutiny for the first time—and Hanwha may be only the first of many.
자주 묻는 질문
Q. 브랜드 사용료가 불법인가요?
브랜드 사용료 자체는 합법적인 거래다. 문제가 되는 것은 요율이 비합리적으로 책정되거나, 총수일가에 부당하게 이익을 몰아주는 수단으로 쓰일 때다. 공정위는 거래의 적정성을 따지는 것이지 사용료 수취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Q. 왜 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이 특히 주목받나요?
두 금융계열사는 매출 규모가 커 사용료 산정 기준 금액이 크고, 과거 금감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를 받은 이력이 있다. 금융과 산업이 결합한 그룹 구조 특성상 거래 적정성 검증이 더 까다롭기 때문이다.Q. 조사는 얼마나 걸리나요?
이번 현장조사 자체는 약 일주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현장조사 이후 자료 분석과 심사 절차까지 포함하면 최종 결론까지는 수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Q. 2026년 바뀐 공시 규정은 무엇인가요?
2026년 1월부터 공시대상 기업집단은 상표권 사용료 수취 내역을 매년 상세하게 공시해야 한다. 시장의 자율 감시를 강화해 내부거래 관행을 스스로 개선하도록 유도하려는 취지다.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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